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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박정빈 논란, K리그가 지키려는 것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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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박정빈 논란, K리그가 지키려는 것 [SQ이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2.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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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통상 해외파의 귀환은 K리그(프로축구) 흥행요소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번 겨울에는 특히 현 국가대표이기도 한 백승호(24·다름슈타트)가 국내 무대 입성을 타진해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K리그 유스 시스템 지원을 등에 업고 스페인 명문클럽 바르셀로나로 향했던 백승호가 과거 수원 삼성과 맺었던 계약내용을 이행하지 않은 탓에 전북 현대 이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FC서울에 입단한 박정빈(27)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백승호와 박정빈 건에 대해 구단들은 K리그 근간인 유스 시스템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예년처럼 '대의를 위한 희생' 차원에서 접근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백승호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기 일보 직전이고 박정빈도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K리그1(1부) 수원 삼성은 22일 "백승호 측의 진정한 사과가 먼저"라는 입장을 내놨다.

백승호가 올림픽 대표팀 멤버들과 보여줄 호흡에도 큰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전북 현대 이적을 추진하던 백승호가 암초를 만났다. 수원 삼성과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야만 K리그 입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연합뉴스에 따르면 구단 관계자는 "백승호 측과 만나봐야겠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를 먼저 받아야 한다. 백승호를 영입하는 건 그 다음 문제"라며 "이런 상황에서 그를 영입한다고 해도 수원 팬들의 환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대동초를 졸업한 백승호는 2010년 수원 산하 유스 매탄중에 입학하자마자 바르셀로나 유스에 입단하게 됐다. 2010년 4월 수원은 백승호의 미래를 위해 바르셀로나 유학을 허락하면서 백승호 측과 '백승호 발전을 돕는 차원에서 3년 동안 매년 1억 원씩 총 3억 원을 지원한다. 유학기간이 끝나면 매탄고로 진학한다'는 내용의 1차 합의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백승호가 2011년 7월 바르셀로나와 계약기간 5년에 사인하면서 수원과 동행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백승호 측은 바르셀로나와 계약할 당시 경제적 지원을 해준 수원 구단과 제대로 협의하지 않았다.

수원은 백승호 측이 1차 합의서를 위반했지만 남은 2년간 지원을 계속하기로 했고, 2013년 3월 백승호 측과 'K리그로 돌아오면 무조건 수원에 입단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2차 합의서를 작성했다. 수원에 따르면 백승호 측은 2차 합의서 작성 과정에서 '추가로 2억 원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했다. 더불어 2차 합의서에는 '계약을 위반하면 유학 비용과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는 게 수원 측 설명이다.

하지만 백승호 측은 "2차 합의서 작성 과정에서 수원이 추가 지원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합의 내용은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관계자는 "전북과 영입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도 백승호 측은 우리 구단에 어떤 통보도 하지 않았다"면서 "백승호가 K리그 다른 팀으로 간다면 우리가 지원했던 원금은 물론 손해배상액까지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승호(왼쪽)는 포칼에서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사진=다름슈타트 페이스북 캡처]
바르셀로나 유스에서 성장한 백승호(왼쪽)는 스페인 지로나를 거쳐 독일 분데스리가2 다름슈타트에서 활약해왔다. [사진=다름슈타트 페이스북 캡처]

수원이 이렇게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K리그 유소년 정책을 지키겠다는 의지도 있다. 만약 원금만 회수하고 끝낸다면 이것이 선례가 돼 나중에 악용될 수 있다는 것. K리그 팬들 사이에서도 이번 건을 유야무야 넘어가게 되면 앞으로 유망주에 투자하는 구단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전북은 백승호와 수원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먼저라며, 논란을 만들면서까지 영입할 생각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해외에서 뛰고 있는 백승호의 경우 3월 말까지 K리그 구단과 계약 및 등록이 가능한 만큼 한발 물러선 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지난 1999년 수원은 서정원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벌금을 문 적 있다. 국내 복귀시 안양(현 서울)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조항에도 불구하고 영입을 추진했고 선수, 에이전트와 책임을 나눠져야 했다. 백승호를 품으려던 전북과 상황이 닮았다.

백승호가 수원에 손해배상액 등 위약금을 지불할 경우 다시 전북행이 급물살을 탈 여지는 있다. 하지만 백승호가 이를 거부할 경우 당장 K리그 타구단 유니폼을 입는 것은 불가능할 뿐더러 법적 분쟁으로 번질 소지 역시 다분하다. 선택에 따라 K리그 전체의 반감을 사는 일 역시 피할 수 없다.

이미 귀국해 자가격리 중인 백승호 입장에선 작별인사를 나눈 다름슈타트로 돌아가야 하는 최악의 상황과 마주할 수도 있다. 여름 이적시장까지 뛸 기회를 잃어버릴 지도 모른다.

FC서울에 입단한 박정빈 역시 백승호와 비슷한 이유로 논란이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새 시즌 앞서 서울에 입단하며 K리그 데뷔를 앞둔 박정빈 역시 전남 드래곤즈 유스 출신으로 전남과 합의한 내용을 어겼다.  

박정빈은 전남 유스 광양제철중 출신으로 2010년 광양제철고 진학 앞서 독일 볼프스부르크 유스 입단 테스트를 받고 합격했다. 이후 독일, 덴마크, 스위스 무대를 거치며 활약해오다 이번에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볼프스부르크 이적 당시 박정빈 측은 전남에 입단테스트 응시 사실을 알리지 않고 이적까지 진행했다. 전남은 소송에서 승리했지만 박정빈 측에서 선처를 호소하자 대승적 차원에서 이적을 허용했다. 이때 합의서를 작성했는데, 'K리그로 오면 반드시 전남으로 오며, 위반 시 지급명령을 받았던 금액을 상환한다'는 게 골자다.

서울은 박정빈 영입 과정에서 전남과 박정빈이 체결한 합의서 존재를 몰랐다. 전남은 감정적인 면은 배제한 채 합의서 내용대로 금전적인 상환만 지켜진다면 'OK'라는 입장이다. 박정빈은 이를 상환하겠다는 뜻을 알렸지만 구체적인 상환계획을 전남에 전달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박정빈 건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시선은 백승호 사가에 쏠린다. 백승호가 K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도쿄 올림픽 출전은 물론 병역 문제 해결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백승호로선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이번 문제를 잘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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