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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식의 아트&아티스트] 발전소→미술관, '도시재생 모델' 테이트모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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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식의 아트&아티스트] 발전소→미술관, '도시재생 모델' 테이트모던
  • 스포츠Q
  • 승인 2021.02.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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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최준식 칼럼니스트] 세상 모든 이목이 온라인 콘텐츠로 쏠리는 때입니다. 대표 플랫폼 유튜브에서도 신박하고 독특한 예술세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리즈인 ‘아트 인 유튜브’는 15년 경력 문화예술기획자의 시선으로 유튜브 속 예술현장 이야기를 실감나게 전달하겠습니다. 세계 유명 예술기관에서 개설한 공식 유튜브 채널을 방문해 이를 살펴보며 그 안에서 펼쳐지는 볼거리, 즐길거리를 열심히 소개하겠습니다.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4. 21세기 미술관의 새로운 전형, 테이트모던

현대 미술에 있어 미술관은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니다. 공간 자체가 하나의 미술 오브제이며 일종의 설치 미술이다. 그래서 미술관 조성은 문화를 통한 새로운 도시재생의 방법으로 여러 곳에서 실현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파리의 철도역을 개조한 오르세미술관, 맥주 공장을 활용한 삿포로미술관을 들 수 있다. 한국 서울시립미술관도 옛 대법원 건물의 파사드(건축물의 주된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를 활용해 지어졌다.

영국 수도 런던 템즈강 남측에 위치한 테이트모던(Tate Modern)도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의 대표적 모델이다. 유럽의 여타 유서 깊은 문화시설과 달리 20여 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테이트모던은 현재 대영박물관보다 많은 매년 600만 명의 관람객을 모으고 있다. 생생한 스토리와 매력 덕분이다.

 

[사진=런던 '테이트 모던' 전경]
[사진=런던 테이트모던 전경]

 

최근 테이트모던의 사례를 꽤 유사하게 따르며 추진되고 있는 프로젝트가 서울에 있다. 바로 당인리화력발전소다. 강변의 화력발전소를 문화시설로 변신시킨 테이트모던의 사례와 매우 흡사하다. 당인리발전소가 테이트모던과 다른 점은 현재도 운영 중인 발전설비를 지하화하고 지상에 공원과 문화시설을 조성한다는 점이다. 2021년 현재, 발전설비 지하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서울의 테이트 모던’으로서 당인리발전소의 새 모습이 기대되는 까닭이다. 

당인리발전소가 화력발전소에서 문화발전소를 지향한 것은 런던의 테이트모던이라는 세계적인 성공이 있어서다.

테이트모던은 영국 각지의 갤러리와 박물관을 관리하는 조직 테이트재단에서 비롯됐다. 테이트는 테이트모던 뿐만 아니라 영국 내 테이트 브리튼, 테이트 리버풀, 테이트 세인트아이브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19세기 기업가 헨리 테이트가 설립한 재단은 정부기관은 아니지만 영국 정부의 후원을 받고 테이트의 갤러리들을 세계적인 문화명소로 육성하고 있다. 21세기 영국이 주창한 창조산업의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테이트모던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 미술관의 탄생에 매우 극적인 스토리가 있어서다. 테이트모던의 공간은 현재의 모습과 다른 과거의 역사가 중첩돼 있다. 미술관과 어울리지 않는 뱅크사이드(Bankside) 화력발전소가 테이트모던의 전신이다.

 

[사진=런던 '테이트 모던' 전경]
[사진=런던 테이트모던 전경]

 

1947년 런던의 전기공급을 위해 세워진 이 발전소는 1970년대 후반 유가파동으로 채산성이 떨어져 1981년 운영을 멈춘 후 템즈강 남쪽에 흉물처럼 방치돼 있었다. 그러다 1990년대 영국 보수당 수상 존 메이저가 영국의 새로운 부활을 알리며 대규모 개발사업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이 발전소는 1993년부터 새로운 모습을 꿈꾸게 됐다. 국제공모를 거쳐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의 모습이 그려지게 됐고 테이트모던은 새천년과 함께 우리 앞에 다가왔다.  

테이트모던은 영국의 문화정책에 따라 상설전시 입장료가 없다. 또한 현대 미술 전문관으로 1500여 점의 20세기 이후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또한 발전소의 99m 대형 굴뚝은 LED를 부착, '스위스 라이트'라는 이름으로 템즈 강변을 빛내고 있어 반대편에 자리한 세인트폴 대성당과 더불어 런던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테이트모던은 런던의 대영미술관이나 내셔널갤러리와 달리 연대순으로 작품 전시를 구성한게 아니라 일종의 테마를 통해 큐레이션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공간 내 다양한 체험장소와 카페 등은 미술관의 콘텐츠 뿐만 아니라 공간을 소비하고자 하는 방문객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테이트모던은 현재 2015년부터 현대자동차와 장기 스폰서십을 맺고 한국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테이트모던 내 세계적인 설치미술 공간인 터빈홀에서 2019년 백남준 특별전이 진행된 바 있다. 터빈이라는 기존 발전설비를 떼어내고 만든 거대한 공간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 한국 대표작가 백남준의 설치미술전은 그 자체가 센세이션이었다.

 

[사진='테이트 모던' 공식 홈페이지]
[사진=테이트모던 공식 홈페이지]

 

테이트모던은 발전소의 우뚝 솟은 굴뚝과 잿빛 벽돌 건물이 모던한 미술관으로 변신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산업혁명으로 유명한 영국의 산업 자산을 문화 자산으로 발전시킨 획기적인 사건이기도 했다. 2016년 증축을 통해 또 한번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테이트 모던의 미래가 어떨지 궁금해진다.

테이트재단의 공식 유튜브 채널은 테이트모던을 포함하고 있다. TATE는 테이트 재단의 새로운 브랜딩으로 공식 CI를 채택했다. 테이트모던을 비롯 재단이 운영하는 여러 갤러리를 TATE라는 로고를 통해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흐릿한 로고 타입은 예술의 모호성과 자유로움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사진='테이트 모던' 공식 유튜브 채널]
[사진=테이트 공식 유튜브 채널]

 

테이트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은 2005년에 개설됐다. 현재 구독자는 26만 명에 가깝다. 게시물은 현재 924개다. 채널은 "16세기부터 현재까지 세계적인 근현대 영국 예술의 즐거움과 지식을 대중에게 고취시킨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예술가와 전시에 대한 소개, 유명 예술 애호가와 퍼포먼스 아트 등에 대한 인터뷰 영상이 담겨 있다. 홈화면은 다음과 같은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 Recommended ▲ Artists Interviews ▲ How To ▲ Black Identities and Art ▲ Tate Collective ▲ Women Artists ▲ Tate Talks

 

[사진='테이트' 공식 유튜브 채널]
[사진='테이트' 공식 유튜브 채널]

 

Artists Interview는 테이트와 함께 작업한 아티스트를 심층으로 인터뷰해 그들의 예술세계를 알리고 독창적인 작업방식을 소개하는 코너다. How to는 피카소, 앤디워홀, 칸딘스키 등 세계적 거장의 작업 방식과 그들의 명작들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냈다. Black Identities and Art는 세계 미술계에서 소수자인 흑인 예술가를 심층적으로 소개한다. 그들의 실험적이고 다채롭고 색다른 예술 이야기를 아티스트가 직접 들려준다. How I got My Job at Tate는 테이트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실무자가 직접 어떻게 테이트에 입문했으며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히 설명해준다. 예술기관에서 일하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콘텐츠가 될 것이다.

테이트모던은 테이트재단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준 갤러리다. 공간에 스토리와 역사가 있고 미래가 보인다. 도시재생의 성공적인 사례로, 테마가 있는 독창적 전시 구성으로 각광받는 미술관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영국 창조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테이트모던은 2000년 개관 이후 21세기 문화예술의 중요한 모델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후 테이트모던이 다시 새로운 영국 예술의 전기를 마련하기를 바란다.

 

최준식

- 스포츠Q(큐) 문화 칼럼니스트
- 예술평론가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심의위원(시각예술·축제)
- 한국콘텐츠진흥원 평가위원(콘텐츠가치평가)
- 한국디자인진흥원 심사위원(우수디자인 GD)
-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 직무역량교육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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