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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학폭 논란'을 마주할 때, 필요한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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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학폭 논란'을 마주할 때, 필요한 자세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2.23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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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학창시절 학교 폭력 피해 고발이 스포츠계를 넘어 사회 각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연예계 역시 자유롭지 못했다. 연예계 '학폭 논란'의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팬'이 끼어들며 또 다른 문제를 낳았다.

최근 배우 조병규를 시작으로 박혜수, 김동희, 아이오아이 출신 가수 겸 배우 김소혜, (여자)아이들 수진, 트로트 가수 진해성, 몬스타엑스 기현 등 다수의 연예인들이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공식 입장을 냈다. 모두 '사실무근'이며 강경하게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내용이다.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은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도 가해 당사자의 이름을 직접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주로 졸업장, 졸업 앨범 등을 함께 게시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스포츠Q(큐) DB]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배우 조병규, (여자)아이들 수진, 배우 김소혜, 박혜수 [사진=스포츠Q(큐) DB]

 

이 때문에 댓글에는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당사자가 아닌 이름이 거론돼 오해가 생기거나, 갖가지 이유를 들어 폭로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날선 비난도 이어진다.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구체적 증거'를 대라며 압박하기도 한다. 이처럼 누리꾼들은 해당 사건에 가볍게 말을 얹으며 악의 없는, 혹은 악의가 가득한 2차 가해를 자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피해자에게 입에 담기 힘든 인신 공격성 댓글을 달거나, 학교 폭력을 '철없던 시절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며 심각성을 축소하는 일부 팬들의 도가 지나친 '실드(보호)'다.

한 누리꾼은 SNS에 "솔직해지자, 왕따 안 시켜본 사람이 있긴 하냐"는 글을 올리며 학교 폭력 피해를 '별거 아닌 것'으로 옹호했으며, 수진의 중학교 동창인 배우 서신애는 학교 폭력 관련 폭로 글에서 피해자로 언급됐다가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이외에도 여러 피해자들이 팬들의 '2차 가해'에 괴로움을 호소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학교 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협박, 명예훼손·모욕, 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등 신체·정신 또는 재산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최근에는 사이버 따돌림 등 그 수법이 더욱 교묘해졌다.

다만 이미 시간이 지난 학교 폭력 피해는 구체적인 물적 증거가 없기 때문에 진위 여부를 따지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사실무근'을 앞세운 소속사의 고소 공지는 실제 피해자에게는 더욱 큰 압박으로 작용한다. 그렇다고 모든 피해자들의 '폭로'를 맹신할 수는 없다. '그랬다더라' 류의 허위 사실 유포도 적지 않기 때문.

연일 쏟아지는 '학교 폭력 폭로'의 창구가 된 온라인에서 누리꾼은 어떤 태도로 이 논란을 바라봐야 할까. 적어도 진위 여부를 가려내는 데 몰두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근거 없는 추측과 지나친 몰아세우기는 결국 또 다른 상처를 남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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