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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과거 성폭력 의혹, 진실 혹은 거짓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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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과거 성폭력 의혹, 진실 혹은 거짓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2.25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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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체육계에 불고 있는 학교폭력(학폭) 미투 운동이 축구계로 옮겨왔다. 국가대표 출신 기성용(32·FC서울)까지 가해 의심을 사고 있어 스포츠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단순 학폭과는 또 결이 달라 더욱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24일 박지훈 법무법인 현의 변호사는 “축구선수 출신 C와 D가 전남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로 생활하던 2000년, 선배 A와 B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사실상 실명 언급이나 마찬가지였다. 기성용 측은 강력하게 혐의를 부인했다.

기성용이 24일 학폭 미투 가해자로 지목받았다. 기성용 측은 혐의를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피해 내용은 앞서 가해자로 밝혀진 프로배구 선수들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동성 성폭력으로 분류돼 핵폭탄급 충격을 던져줬다.

박지훈 변호사는 20여년 전인 2000년 1월에서 6월 사이, 전남 한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에서 사건이 일어났다고 했다. 당시 6학년이던 가해자 A와 B가 피해자 C,D를 불러내 구강성교를 시켰다는 것. C,D는 울면서도 선배들의 강요를 이겨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A는 최근 수도권 모 명문구단에 입단한 국가대표 출신 스타플레이어라고 했는데, 누가 보더라도 기성용이었다. B는 짧은 프로생활 이후 광주 지역 모 대학에서 외래교수로 일하고 있다고도 했다.

기성용의 소속사 C2글로벌은 “‘국가대표 A 선수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기사와 관련해 기성용이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다”며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사람의 보도 내용에 대해서 전혀 관련이 없음을 확인했다.

이어 “추후 이와 관련한 오명으로 입은 피해와 향후 발생 가능한 피해에 대해서는 법적대응도 불사할 것임을 밝혀둔다”고도 전했다.

앞서 공개된 학폭 미투로 인해 기성용의 충격적 행위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소속사 측의 입장에도 신뢰를 가지는 이들이 많지는 않았다.

기성용(가운데)으로부터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한 이들은 또 다른 증언자들에 의해 학폭 가해자로 지목을 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러나 상황은 한순간에 급반전됐다. 주변인들의 전언이 이어진 것. C,D의 동기인 F는 20~30명이 생활한 합숙소에서 C,D만 따로 불러내 이런 행위를 한다는 게 불가능한 일이라고 전했고 또 다른 동기 G는 학창시절 C,D가 오히려 가해자라고 폭로했다. 광양제철중에 입학한 뒤 후배들에게 강제 자위행위와 성행위를 강요했다는 것.

당시 C와 D의 문제는 지역사회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D는 쫓겨나듯 브라질 유학을 떠났다고 이후 에이전트로 변신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C는 프로 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24일 온라인 축구 커뮤니티에는 과거 D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기성용 고발한 에이전트 폭로’라는 말로 D를 저격하며 “당신이 저와 제 친구들한테 했던 만행들은 생각을 안하시나요?”라며 “사과 한 번 받은 적 없고 당시에 팀 게시판에 폭행 당했던 것과 당했던 내용 적었다가 오히려 죄인 취급당하고 이리저리 불려다니면서 심문받았던 그 힘들었던 시절 잊지 못합니다. 당시에 뉴스 기사로도 나왔었고 본인이 했던 쓰레기짓을 당했다고 하니까 너무 기가 차네요”라고 증언했다.

다만 C와 D의 가해 행위가 사실로 밝혀진다고 한들 기성용이 가해 혐의를 벗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독립적인 사건이다. 그러나 기성용의 가해 혐의를 의심하던 시선이 많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다른 학폭 미투들도 마찬가지지만 명백한 가해 사실이 있다면 엄벌을 받아야 한다. 체육계에서 영구 퇴출시키는 것까지 고려해야 한다. 반대로 금전적 보상을 위해 혹은 의도적 흠집 내기 위한 목적으로 거짓 폭로를 하는 것이라면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 또한 법적인 절차를 거쳐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게 마땅하다.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증언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그 어떤 것도 확실한 사실로 판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구단은 물론이고 체육계 내에서도 확실한 조사가 필요하다. 지켜보는 이들은 시간을 갖고 조금 더 중립적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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