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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 박지수 천하, 아직 끝나지 않은 시즌 [WKBL(여자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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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 박지수 천하, 아직 끝나지 않은 시즌 [WKBL(여자프로농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2.2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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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20~2021 여자프로농구(WKBL)는 박지수(23·청주 KB스타즈) 천하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 외국인선수 없이 치러진 시즌, 전 경기 더블더블을 달성하며 독보적 존재감을 보여준 '국보급' 센터 박지수가 2년 만에 다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탈환했다.

박지수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리브 엠(Liiv M) WKBL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발표한 기자단 투표 결과 박지수는 총 108표 가운데 가장 많은 76표를 얻었다. 김소니아(아산 우리은행·24표)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2년 만이자 개인 통산 두 번째 MVP 영예다. 지난 2018~2019시즌 KB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고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최연소이자 만장일치 MVP를 탔던 박지수가 이번엔 사상 첫 7관왕에 오르며 정규리그 우승 좌절 아픔을 달랬다. 더불어 포스트시즌 역전 우승을 다짐했다.

박지수(오른쪽)가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 포함 7관왕에 올랐다. [사진=WKBL 제공]

한 시즌 7관왕은 박지수가 최초다. 2년 전 자신이 세운 6관왕 기록을 넘어섰다.

이날 박지수는 득점상, 2점 야투상, 블록상, 리바운드상, 윤덕주상(최고공헌도)까지 기록 부문 타이틀 10개 중 5개를 획득했다. 또 박지현, 김소니아(이상 우리은행), 김단비(인천 신한은행), 신지현(부천 하나원큐)와 함께 베스트5에 들었다.

아울러 단일리그 기준 정규시즌 우승팀이 아닌 팀에서 MVP가 나온 건 역대 두 번째다. 앞서 2011~2012시즌 KDB생명은 2위로 마쳤지만, 리바운드와 공헌도 부문 1위를 차지한 신정자(은퇴)가 우승팀 하은주(은퇴·당시 신한은행)를 제치고 MVP에 올랐다. 2002년 겨울리그에서 정규리그 2위 신세계 정선민이 MVP로 뽑혔지만 당시는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구분하지 않고 챔피언결정전 이후 MVP를 선정했다. 신세계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1위 국민은행을 꺾고 우승했다.

올 시즌 KB(21승 9패)는 우리은행(22승 8패)에 밀렸지만, 박지수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박지수는 30경기 모두 나와 평균 33분57초를 뛰며 22.3점 15.2리바운드 4어시스트 2.5블록슛을 기록했다. 2점슛 성공(274개) 및 성공률(58.3%), 자유투 성공(113개) 등에서도 1위다. 개인기록을 포인트로 환산한 공헌도 부문 역시 1361.7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놀라운 건 올 시즌 전 경기 더블더블 대업이다. 트리플더블을 한 차례 달성하고, 한 경기 30점-20리바운드도 두 번이나 해냈다.

경쟁자 김소니아도 30경기 모두 출전해 17.2점 9.9리바운드 더블더블급 경기력으로 우리은행의 우승에 앞장섰지만 박지수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또 박혜진, 박지현과 삼각편대를 이룬 만큼 상대적으로 활약이 분산될 수밖에 없기도 했다.

외국인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박지수(왼쪽)는 큰 기대를 받았다. 그만큼 부담도 적잖았다. [사진=WKBL 제공]

MVP 수상 후 박지수는 "6관왕을 했을 때도 감사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더 많이 주셔서 사실 실감나지 않는다"면서도 "학창시절 득점상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득점상을 받게 돼 좋은 시즌을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개막 전 외인이 없어 리그 최장신(196㎝) 박지수의 독무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따랐다. 본인에겐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는 "외인이 없으니 좀 더 완벽해야 하고, '당연히 이 정도는 해야지' 하는 생각에 시즌 중반 좀 힘들었다.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한 시즌이었다"며 "한 경기 한 경기 충실히 임하면서 이겨내다 보니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 '네 인생에서 이번 시즌 하나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얘기해 준 친구가 있었는데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신인상을 받으며 시작한 박지수는 데뷔 후 치른 네 시즌 중 두 번이나 MVP를 받았다. 명실상부 현재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스타 위치를 재확인했다. 그는 "언제 은퇴할 지는 모르지만, 지금 스물 넷이니까 선수 생활이 앞으로 10년은 넘게 남지 않았나 싶다. MVP를 10번은 더 받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2위) 아쉬움을 반복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오프(PO)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2승으로 마무리한 뒤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고 싶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정규리그 2위 KB는 27일부터 3위 신한은행과 3판 2선승제 PO 맞대결을 벌인다. 승리할 경우 우리은행-용인 삼성생명(4위) 승자와 챔피언결정전에서 격돌한다.

한편 지도상은 두 시즌 연속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받았다. 우리은행 지휘봉을 잡고서 지난 9시즌 동안 8차례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단독후보라 찬반투표를 한 신인선수상은 만장일치로 포워드 강유림(하나원큐)에게 돌아갔다. 2019~2020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2라운드 3순위(전체 9순위)로 하나원큐에 지명된 키 175㎝ 강유림은 올 시즌 30경기에서 평균 25분9초를 뛰며 7.3점 4리바운드를 생산했다. 광주대 출신으로 23세에 데뷔한 그는 2010~2011시즌 윤미지(당시 신한은행) 이후 10년 만에 나온 대졸 신인상 수상자다.

■ 2020~2021 WKBL 정규리그 개인상 수상자
△ 최우수선수상(MVP) = 박지수(KB)
△ 베스트 5 = 박지현(우리은행) 신지현(하나원큐) 김소니아(우리은행) 김단비(신한은행) 박지수(KB)
△ 지도상 = 위성우(우리은행)
△ 스타 신인선수상 = 강유림(하나원큐)
△ 식스우먼상 = 구슬(BNK)
△ 기량발전상(MIP) = 김소니아(우리은행)
△ 최우수심판상 = 류상호
△ 프런트상= 김병천 KB 사무국장
△ 모범선수상 = 이경은(신한은행)
△ 우수 수비선수상 = 김단비(신한은행)
△ 득점상 = 박지수(KB)
△ 2점 야투상= 박지수(KB)
△ 블록상 = 박지수(KB)
△ 리바운드상 = 박지수(KB)
△ 3득점상 = 강이슬(하나원큐) *4년 연속
△ 3점 야투상 = 한채진(신한은행)
△ 자유투상 = 강아정(KB)
△ 어시스트상 = 김진희(우리은행)
△ 스틸상 = 박지현(우리은행)
△ 윤덕주상(최고공헌도) = 박지수(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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