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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고 순수한 맛"… 팀 '미나리'가 전하는 따뜻함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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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고 순수한 맛"… 팀 '미나리'가 전하는 따뜻함 [SQ현장]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2.2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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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미국 주요 영화 시상식을 석권하며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미나리'가 내달 3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26일 오전 진행된 '미나리' 화상 기자 간담회에는 정이삭 감독, 배우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이 참석했다. '팀 미나리'는 이날 입을 모아 한국 개봉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캘리포니아에서 화상 간담회에 참여한 정이삭 감독은 "영화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큰 관심에 감사하다.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기도 한데 한국 반응이 궁금하다. 영화를 만들면서 한국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고 첫 인사를 건넸다.

 

[사진=판시네마 제공]
[사진=판씨네마 제공]

 

이어 '미나리'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이민자와 관련된 이야기나 시대상을 담고 있는 영화라서가 아니라 이 영화가 우리 보편적인 인간관계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관객분들이 극중 제이콥 가족이 겪는 갈등과 상황을 이해하고, 또 이 가족이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모습에 공감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우리 배우들이 너무 훌륭했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정말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주셨고, 모두 각자 배역을 너무 잘 소화해주셨다. 얼굴 표정들만 봐도 인간애가 묻어나게 섬세하게 표현해줬다"고 배우를 향한 감사함도 전했다.

주연 배우들도 한국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현재 캐나다에서 촬영 차 체류 중이라고 밝힌 윤여정은 "한국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 정말 식구처럼 작은 돈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큰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 처음에는 큰 관심이 기뻤는데 지금은 너무 떨리고 긴장된다"고 전했다.

스티븐 연은 "한국에서 우리 영화를 선보이게 돼 기쁘다.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인간애를 보여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한예리는 "제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관객분들의 피드백을 스태프들과 배우들도 전달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전했다.

 

[사진=판시네마 제공]
[사진=판씨네마 제공]

 

스티븐 연은 가족을 위해 농장에 모든 것을 바치는 아빠 '제이콥' 역으로 분했다. '미나리' 속 이야기처럼 실제로 미국의 이민 가정에서 자란 스티븐 연은 '제이콥'에 대해 "진실된 캐릭터다. 이 영화를 통해서 아버지 세대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공감했다.

이어 "미국에서 일하는 한국계로 일하게 되면 소수 인종과 관련된 대본을 많이 받게 된다. 하지만 보통 관객에게 문화나 인종을 백인 주류의 시선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며 "'미나리'는 정말 가족에 대한, 매우 한국적인 스토리라는 생각을 했다. 제가 공감하는 주제를 다루기도 했고, 워낙 감독님 시나리오가 훌륭해 제작까지 함께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예리는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남편 '제이콥'과 함께 미국 낯선 땅 아칸소로 온 두 아이의 엄마 '모니카'를 연기했다. 한예리 역시 "영화를 통해 저희 부모님 세대에 대한 이해를 더 하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 세대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부모님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지점을 갖게 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촬영을 위해 미국에 도착했을 때를 회상하며 "빨리 적응하고 잘해야 겠다는 생각에 모니카의 마음을 살필 여력이 없었다. 그런데 벌어지는 상황들을 받아들이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부분이 모니카와 닮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윤여정은 딸 ‘모니카’의 부탁으로 손주들을 돌보기 위해 미국으로 온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았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에 대해 "굉장한 경악스러움, 놀라움을 준 작품"이라고 평하면서 "촬영할 때는 사실 별 생각 없었다. 선댄스영화제에서도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길래 정말 놀랐다. 끝나고 보니 사람들이 울고 있길래 '왜 다들 우니' 물어보니 '선생님만 안 우신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나는 정이삭 감독이 무대로 올라가 기립박수를 받을 때 울었다. 나이 많은 노배우라서 그런지 젊은 사람들이 뭘 이뤄내는 걸 볼 때 너무 장하고 애국심이 폭발하고 그런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미나리'로 미국 주요 영화협회 및 시상식에서 연기상 26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 윤여정은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상패를 한 개만 받아서 실감을 못하고 있다. 나라가 넓다보니 상도 많은가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사진=판시네마 제공]
[사진=판씨네마 제공]

 

이날 '팀 미나리'는 촬영 중 가장 '원더풀 한 순간'을 꼽았다. 정이삭 감독은 "영화 촬영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했다. 마지막 장면을 찍고 다같이 부둥켜 안았던 게 기억난다. 그 때 스태프들이 모두 박수를 쳤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족으로서, 팀으로서 해냈다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스티븐연은 "'원더풀'한 순간들이 너무 많다. 그래도 가장 좋았던 순간은 촬영 후에 다같이 모여서 밥을 먹었던 순간"이라며 "함께 식사하면서 더 깊게 교감하고 마음이 잘 맞는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미소지었다. 한예리 또한 공감하며 "함께 밥 먹던 게 가장 그립다. 하루 빨리 코로나가 괜찮아져서 다같이 모여서 밥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윤여정은 "제가 촬영이 조금 일찍 끝났다. 그런데 정이삭 감독이 모든 스태프들을 데리고 와서 큰 절을 시켰다. 촬영하느라 다들 바쁘고 힘든데 다같이 와서 큰 절을 해준 순간이 너무 기억에 남는다"면서 "모두가 나한테 절을 하느라 기록이 안 남았다. 너무 아쉽다"며 웃었다.

이날 정이삭 감독은 "영화 '미나리'는 저희에게 매우 특별한 영화다. 항상 열려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와서 드실 수 있는 식탁에 비유하고 싶다"고, 윤여정은 "이 영화는 아무런 조미료가 안 들어간 담백하고 순수한 맛이다. 맛있으니까 한 번 드셔보시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및 미국배우조합상(SAG) 후보에 오르며 전 세계 74관왕 157개 노미네이트를 기록해 오스카 유력 후보작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화제작 '미나리'는 내달 3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15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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