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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이번엔 문지윤, 뿌듯함 감출 길 없는 차상현 감독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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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이번엔 문지윤, 뿌듯함 감출 길 없는 차상현 감독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2.2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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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

'화수분'의 사전적 정의다. 여자배구 서울 GS칼텍스가 화수분을 연상시키는 배구로 선두까지 점프했다. 물론 인천 흥국생명에서 이재영·다영 쌍둥이 학폭(학교폭력) 사건이 터진 뒤 자멸한 감이 없지 않지만 내부적으로 수없이 맞닥뜨렸던 위기들을 차례로 넘어온 결과다.

GS칼텍스는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도드람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홈경기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25-19 25-19 22-25 25-17)로 물리쳤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3경기만 남겨놓은 가운데 흥국생명과 승점 53(18승 9패) 동률을 이뤘지만 세트득실률에서 앞서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0월 31일부터 줄곧 순위표 꼭대기를 지킨 흥국생명을 끌어내렸다.

이날 앞서 객관적인 전력은 물론 분위기에서도 GS칼텍스 우세가 점쳐졌다. 맏언니 격 김유리가 경미한 손가락 부상으로 빠졌지만 3년차 신예 문지윤이 미들 블로커(센터)로 선발 출전해 제 몫을 다했다.

문지윤이 제 몫을 해줬다.
GS칼텍스가 주전 줄부상에도 꾸준히 승점을 쌓은 덕에 1위로 올라섰다.

GS칼텍스가 자랑하는 러츠(30점)-이소영(17점)-강소휘(18점) 삼각편대는 변함 없는 기량을 뽐냈다. 이소영이 1세트 공격성공률 100%로 5점을 냈고, 러츠는 2세트에만 10점을 올렸다. 강소휘도 서브에이스 2개를 곁들이며 시즌 중반 겪은 슬럼프에서 완전히 탈출했음을 알렸다.

문지윤은 공격의 핵은 아니었지만 이날 키플레이어였다. 한수지, 권민지, 김유리가 모두 빠진 상황에서 충분히 1인분을 했다. 이날 블로킹 2개 포함 8점을 올렸다. 유효블로킹도 5개 생산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내부적으로 크고 작은 부상이 많아 걱정인데, (문)지윤이나 (문)명화가 잘 버텨주고 있다. 보기에는 그냥 이긴 것 같지만 한쪽에서 무너지면 한도 끝도 없이 무너지는 게 배구다. 1위 등극은 기쁘지만 잔여일정이 있다. 불안요소도 있는 만큼 잘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문)지윤이는 힘이 있는 선수다. 신장(181㎝) 열세가 있어 센터에서 힘들어하는 점도 있지만 연습을 통해 다져야 한다. 지윤이가 가지고 있는 파이팅이 팀에 에너지가 돼 무시할 수 없다"고 칭찬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선수풀 안에서 최대한 많은 선수를 가용하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이날도 유서연, 김해빈, 이현, 이원정 등이 다양한 포지션의 선수들이 수시로 들어와 각자 소임을 다했다. V리그에 베스트7 의존도가 높은 팀이 많은 반면 GS칼텍스는 웜업존 선수들을 적극 활용하며 지난해 9월 한국배구연맹(KOVO)컵도 들어올렸다. 이제는 리그에서도 선두로 점프했다. 차 감독 부임 뒤 매 시즌 순위를 한 칸씩 끌어올린 '기름집'이 정규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다.

차상현 감독은 리베로 한수진(등번호 12)을 극찬했다.
GS칼텍스는 V리그에서 가장 끈끈한 팀으로 통한다. 차상현 감독은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차 감독은 한다혜와 수비를 전담하고 있는 4년차 리베로 한수진을 치켜세우는 일도 잊지 않았다.

"(한)수진이는 근래 많이 칭찬하는 선수 중 하나다. 한 단계가 아니라 두, 세 단계 올라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리베로가 안정되다보니 나머지 선수들의 수비 균형도 맞아들어가지 않나 생각한다"며 "그동안 기대만큼 보여주지 못하고, 적응에 애를 먹었던 친구다. 시즌 초 수진이 방에 몇 번씩 가 대화를 나눴다. 지금은 본인도 즐기고 있는 게 느껴진다. 발전가능성이 많은 만큼 동기를 부여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는데, 너무 많이 띄워준 건 아닌가 싶다. 자만하지 않았으면 한다"고도 당부했다.

지난달 GS칼텍스에는 연달아 비보가 날아들었다. 한수지가 시즌아웃 됐고, 권민지와 강소휘까지 다치면서 주전 중 3명이나 부상으로 이탈했다.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중심을 잡았다. 베테랑 김유리가 중앙에서 견뎌줬고, 문명화, 유서연, 박혜민 같은 선수들이 그동안 흘린 땀이 헛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결국 최근 강소휘가 돌아오면서 다시 탄력을 받았다. 이날로 4연승을 달성하며, 1위로 올라섰다.

전날 화성 IBK기업은행에서 허리 통증을 호소한 외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라자레바가 눈물을 흘릴 때까지 코트에서 빼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차상현 감독은 "크고 작은 일들이 있는데, 어찌됐든 잘 해내고 있기 때문에 이 위치에 있다. 전원이 잘 버텨주고, 메워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선수들이 대견하고 이런 팀 감독으로 있는 것 자체가 뿌듯하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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