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8:29 (토)
2001년생 강현묵, 수원삼성 '리얼블루' 새 발견 [SQ초점]
상태바
2001년생 강현묵, 수원삼성 '리얼블루' 새 발견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3.11 0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수원 삼성으로선 다소 아쉬운 무승부였다. 그래도 선발 출전한 2001년생 신예 강현묵(20)의 발견은 큰 수확이었다.

수원 삼성은 10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2021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앞서 2연승을 달렸다. 김민우-한석종-고승범으로 구성한 중원은 지역 라이벌 수원FC뿐만 아니라 K리그1을 통틀어도 가장 이상적인 조합으로 꼽히는 만큼 허리 힘 싸움에서 앞설 거라 예상됐지만 생각보다 고전했다.

맞춤 전략을 들고나온 김도균 감독의 수원FC를 상대로 전반에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제대로 된 슛 하나 없던 후반 흐름을 바꾼 건 이날 팀에서 가장 어렸던 강현묵이었다.

선발 출전한 강현묵(가운데)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박건하 감독 눈도장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후반 시작하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터닝슛으로 포문을 연 강현묵은 후반 14분 상대 진영 한가운데를 빠르게 돌파, 프리킥을 얻어냈다. 고승범이 처리한 프리킥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2분 뒤 역습 상황에선 전방으로 침투하는 김민우에게 정확한 패스를 넣어줬다. 왼발 각을 잡은 김민우의 슛은 수원FC 골키퍼 유현에 막혔다. 튀어나온 공을 강현묵이 재차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지만 또 다시 유현에 막히고 말았다.

골로 완성되진 않았지만 강현묵이 후반 초반 번뜩이면서 수원 삼성이 흐름을 가져왔다. 이날 스카이스포츠에서 경기를 중계한 이주헌 해설위원은 "수원 공격진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강현묵"이라며 연신 2001년생 신인의 플레이를 치켜세웠다. 이내 머쓱했는지 "내가 수원 팬보다도 흥분한 것 같다. K리그를 오래 지켜보다보니 새 얼굴 활약에 잠시 흥분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2경기 연속 김건희-유주안 투톱을 가동한 박건하 수원 삼성 감독은 이날 김건희 파트너로 강현묵을 선택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박 감독은 경기 직전 "지난해 부임한 뒤로 강현묵이 많이 발전했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본래 미드필더인데 오늘은 U-22 자원이기도 한 만큼 수원FC의 강한 압박 속에서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기대했다.

강현묵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한다면 수원 삼성 U-22 카드 운용에 한결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박건하 감독은 이어 "(강현묵 같은) U-22 카드를 스타팅라인업에 넣어 후반 상황에 따라 체력을 아껴가면서 교체로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경기가 많기 때문에 안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현묵이 얼마나 버텨주냐에 따라 교체카드 운용 계획이 달라질 거라 봤는데, 강현묵은 슛 2개, 키패스 1회, 드리블 2회를 기록하며 68분이나 소화했다.

강현묵은 지난 시즌 수원 유스 매탄고를 졸업하자마자 프로에 입문해 전북 현대전을 통해 데뷔했다. 전북전 U-22 카드로 깜짝 선발 출전한 것 외에는 지난 시즌 도합 3경기를 소화한 게 전부였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2경기에 나섰지만 도합 6분을 뛰는데 그쳤으니 올 시즌 더 큰 활약을 벼렀을 터다. 

출발이 좋다. 지난 2경기 교체로 피치를 밟았고, 이날은 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수원은 지난 시즌부터 김태환이라는 걸출한 2000년생 윙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태환은 어린 나이지만 벌써 팀의 오른쪽 라인을 책임지며 리그 톱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 시즌 U-22 카드를 2명 이상 출전시켜야만 교체카드 5장을 모두 쓸 수 있는 상황에서 강현묵의 활약은 수원 삼성에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자유스를 육성하는 '리얼 블루' 정책을 고수 중인 수원 삼성이 또 하나의 진짜 '블루'를 발견한 셈이다. 

물론 좀 더 두고봐야 한다. 잠깐 반짝였다가도 이내 프로 높은 벽을 실감하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강현묵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건 올 시즌 수원 삼성 팬들의 즐거움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