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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1시즌, '메호'→'음란' 전환점일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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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1시즌, '메호'→'음란' 전환점일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3.1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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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면면 절반이 드러났다.

지난 십수 년 UCL을 지배하며 발롱도르를 양분했던 리오넬 메시(34·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유벤투스)가 일찌감치 탈락한 반면 차세대 후보로 거론되는 킬리안 음바페(23·파리 생제르맹)와 엘링 홀란드(21·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살아남았다.

2020~2021시즌은 '메날두' 혹은 '메호'로 불렸던 시대가 지고 그 자리에 '음란'이 싹텄음을 알리는 전환점이 될지 모르겠다.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과 도르트문트(독일)는 각각 음바페, 홀란드 활약을 앞세워 UCL 준준결승에 안착했다.

킬리안 음바페(사진)가 리오넬 메시 앞에서 2경기 도합 4골을 작렬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음바페는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 UCL 16강 2차전 홈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선제득점하며 올 시즌 UCL 6번째 골을 생산했다. 메시에 중거리슛 원더골을 얻어맞았지만 1-1로 비긴 PSG는 원정 1차전에서 거둔 4-1 대승을 앞세워 합계 5-2로 승리했다.

네이마르와 앙헬 디 마리아 등 주축 동료들이 빠진 상황에서도 1차전 메시 앞에서 해트트릭을 완성한 음바페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2경기 동안 4골을 몰아쳤다. 

지금껏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한 시즌 UCL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린 선수가 됐다. 더불어 22세 80일 나이로 메시(22세 286일)가 갖고 있던 최연소 UCL 25골 타이틀도 가져왔다.

홀란드는 그 하루 앞서(10일) 도르트문트 BVB 슈타디온에서 열린 세비야(스페인)와 16강 2차전 홈경기에서 멀티골로 2-2 무승부에 앞장섰다. 1차전 원정경기에서 3-2로 이긴 도르트문트는 도합 5-4로 8강 대진에 합류했다.

엘링 홀란드는 음바페가 세운 각종 최연소, 최단시간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홀란드는 클럽 브뤼헤(벨기에)와 조별리그 3차전부터 시작해 대회 4경기 연속 멀티 골을 작성하는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 UCL 6경기에서 10골로 득점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2019년 9월 RB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소속으로 치른 UCL 데뷔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다. 이번 시즌까지 나선 UCL 14경기에서 무려 20골을 생산했다. 

20골에 도달한 시간이 역대 가장 빠르다. 최연소(20세 231일)·최단 시간(14경기) 20골 기록을 새로 썼다. 이대로면 음바페가 가진 25골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 역시 시간문제다. 종전 기록은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24경기)이 보유 중이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는 36경기, 메시는 40경기, 호날두는 56경기 만에 20골을 기록했으니 홀란드의 페이스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음바페(20세 306일) 기록을 깨고 12경기 만에 가장 빨리 15골을 넣은 최연소 선수(20세 99일)가 됐던 홀란드는 '21세 생일 전 득점 기록'에서도 음바페(19골)를 꺾고 1위에 올랐다.

반면 UCL 통산 최다득점 1, 2위 호날두(135골)와 메시(120골)는 올해도 UCL에선 웃지 못한 채 나란히 16강에서 짐을 쌌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유벤투스로 이적한 뒤 올 시즌 포함 3시즌 동안 UCL 8강, 16강, 16강에 그쳤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UCL 8강이 메시와 호날두 모두 없이 치러지는 건 2004~2005시즌 이후 무려 16년 만이다.

조별리그에서 4골을 작렬한 호날두는 FC포르투(포르투갈)와 16강에선 득점 없이 도움 하나에 그쳤다. 유벤투스는 1, 2차전 합계 3-3으로 맞선 뒤 연장전까지 치러 4-4로 비겼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밀려 8강 진출에 실패했다.

2018년 여름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떠나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 레알을 거치면서 UCL 우승트로피(빅이어)를 5번 들어올리고, 각종 득점왕을 석권했던 만큼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당시까지 세리에A 7연패를 달성했지만 UCL에선 1996년 이후 우승하지 못했던 유벤투스는 '챔피언스리그의 사나이' 호날두와 함께 역사에 한 획을 긋고자 했다.

당시 지불한 이적료가 옵션 포함 1억2000만 유로(1465억 원), 호날두에게 지급하는 연봉도 3100만 유로(419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재 주급만 54만 파운드(8억5400만 원) 수령한다고 알려졌다.

허나 결과적으로 호날두 영입 이후 3년 연속 UCL 4강에도 들지 못했다. 첫 시즌 8강에서 아약스(네덜란드) 돌풍에 휩쓸렸고, 지난 시즌부터 2년 연속 16강에서 여정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에는 리그 우승 경쟁에서도 살짝 뒤처진 상황이다. 3위에 처져있다.

메시가 이끄는 바르셀로나가 무려 14년 만에 8강에도 들지 못했다. [사진=AFP/연합뉴스]

호날두는 2022년까지 계약됐는데, 현재 고액 연봉이 부담돼 계약 연장 가능성은 낮다고 전해진다. 꾸준히 타 구단 이적설이 제기된다. 호날두는 10일 16강 2차전에서 상대 프리킥 상황 때 등을 돌리며 소극적으로 수비한 탓에 비판 받고 있기도 하다.

메시 역시 16강 1, 2차전에서 한 골씩 넣는 등 이번 대회 5골로 분전했지만, 전반적으로 팀 스쿼드가 약해진 상황에서 힘에 부쳐 보였다.

바르셀로나는 2000년대 들어서만 4번이나 UCL 정상에 서며 세계 최고 클럽으로 공인받았다. 특히 메시가 활약하기 시작한 뒤 2007~200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3번 빅이어를 들고, 4강과 8강에 든 것만 해도 각각 5번씩이다. 바르셀로나가 8강에 오르지 못한 건 2006~2007시즌 16강 이후 처음이다.

메시도 2021년 여름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바르셀로나와 동행이 이렇게 허무하게 마무리될지 시선이 쏠린다.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의 리그 우승 여부는 물론 '메날두'의 향후 거취 역시 축구계 화두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이로써 PSG, 도르트문트, FC포르투와 함께 RB라이프치히를 격파한 리버풀(잉글랜드)이 8강 대진표에 선착했다. 오는 17일 레알-아탈란타(이탈리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잉글랜드)-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독일), 18일 뮌헨-라치오(이탈리아), 첼시(잉글랜드)-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스페인) 2차전 4경기가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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