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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부상, 어쩌면 예견됐던 [토트넘 경기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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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부상, 어쩌면 예견됐던 [토트넘 경기일정]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3.15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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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손흥민(29)이 또 다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피치를 떠났고, 토트넘 홋스퍼는 '북런던 더비'에서 무기력한 역전패를 당했다. 손흥민 부상 경과에 따라 토트넘은 물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손흥민은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날과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허벅지 근육을 다쳐 전반 19분 만에 에릭 라멜라와 교체됐다.

전반 17분 토비 알더베이럴트의 롱패스에 맞춰 수비 배후로 전력질주한 그는 왼쪽 허벅지 뒤쪽을 붙잡고 주저앉았다. 통증을 호소하며 의무팀과 이야기를 나눈 그는 결국 경기를 더 소화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손흥민 대신 투입된 라멜라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한 채 1-2로 졌다. 

어쩌면 예견됐던 바다. 골키퍼 위고 요리스를 제외하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시간을 뛰었고, 리그 전 경기 스타팅라인업에 들었다. 스프린트가 잦은 손흥민은 혹사했고, 지금까지 퍼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손흥민(오른쪽)이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며 이른 시간 만에 피치를 빠져나갔다. 토트넘은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사진=AP/연합뉴스]

손흥민 빈 자리를 채운 라멜라는 전반 33분 그림 같은 라보나킥으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24분부터 7분 동안 연달아 옐로카드 2장을 받고서는 퇴장 당했다. 토트넘은 1-2로 뒤진 상황에서 수적 열세를 만회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최근 EPL 3연승, 공식전 5연승을 달리다 멈춰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마지노선인 4위에 자리한 첼시(승점 51)와 승점 차를 더 좁히지 못했다. 승점 45에 머물며 그대로 7위에 남았다. 승리했으면 5위까지 점프할 수 있었다.

피로가 누적된 탓에 나온 부상으로 풀이된다. 정확한 상태는 검진을 통해 드러나겠지만 이상신호가 감지됐다는 것만으로도 구단과 팬들의 가슴을 모두 철렁이게 하기 충분하다. 경기를 마친 뒤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부상 회복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햄스트링 부상은 쉽지 않다"며 우려했다.

영국 축구통계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손흥민 올 시즌 리그에서 2362분을 소화했다. 골키퍼 요리스를 제외하면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이상 2520분)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아스날전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면 2400분을 넘겼을 공산이 크다.

토트넘은 호이비에르와 손흥민, 케인 의존도가 높다. 발목 부상으로 잠시 결장했던 케인 역시 도합 2277분을 뛰었다. 이상 셋은 그 뒤를 잇는 에릭 다이어(1890분), 탕귀 은돔벨레(1688분) 등과 출전시간에서 차이가 어느정도 난다.

토트넘은 역습에 강점이 있는 팀이고, 그 선봉에 손흥민이 있다. 플레이스타일상 전력질주가 많을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축구통계전문 사이트 옵타(OPTA)에 따르면 손흥민은 올시즌 EPL에서 스프린트 543회를 기록했다. 앤드류 로버트슨(604회·리버풀), 스튜어트 댈러스(554회·리즈 유나이티드)에 이은 전체 3위. 로버트슨과 댈러스는 측면수비 자원으로 공수를 폭넓게 오간다. 손흥민이 전문 측면수비 못잖게 많은 질주를 벌여왔고, 서서히 지쳐왔음을 말해준다.

손흥민(가운데) 부상 경과가 좋지 않을 경우 토트넘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사진=EPA/연합뉴스]

현재 UEFA 유로파리그(UEL)를 병행 중인 토트넘은 UEL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UEL에서도 점점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주전 의존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월 말 볼프스베르크(오스트리아)와 32강 2차전에는 결장한 손흥민이지만 지난 11일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와 16강 1차전에선 선발로 나서 64분 움직였다.

토트넘은 올 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에서 탈락했지만 UEL은 3차예선부터 치렀고,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에서도 결승에 올랐다. 손흥민은 모든 대회를 통틀어 41경기 3140분을 뛰었다.

자그레브와 1차전이 홈경기였던 만큼 케인과 손흥민 등 주축을 활용해 먼저 승리를 따낸 뒤 일주일 뒤 원정경기에선 힘을 안배하겠다는 복안이었을 터다. 결과적으로 아스날전 패배는 물론 손흥민까지 부상으로 잃게 돼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손흥민의 부상을 지켜본 앨런 스미스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끼는 것 같다. 좋지 않은 사인이다. 손흥민은 너무 많이 뛰었다"고 걱정했다.

토트넘은 19일 자그레브와 원정경기를 벌인 뒤 22일 아스톤 빌라와 리그 29라운드 방문경기에 나선다. 이후 4월 3일 예정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까지는 A매치 휴식기가 있어 한숨 돌린다.

지난해 9월 말에도 햄스트링을 다쳤던 손흥민은 당시 일주일 만에 복귀한 바 있으나 이번 부상은 정도를 가늠하기 어렵다. 회복에 긴 시간이 필요할 경우 이달 25일 열리는 일본과 친선 A매치도 참가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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