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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입성' 미나리, 미국에 뿌리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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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입성' 미나리, 미국에 뿌리 내리다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3.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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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1980년대 미국으로 이주한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한국어 영화 '미나리'가 아카데미 작품상 포함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은 새 역사다. 특히, 배우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연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아카데미(AMPAS)는 15일(현지시간) 다음달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영화 '미나리'는 아카데미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 여우조연, 남우주연, 각본,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맹크'에 이어 '노매드랜드'와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사진=판씨네마 제공]
[사진=판씨네마 제공]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앞서 지난달 28일 골든글로브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면서, '대화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골든글로브 규정에 대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영화사인 '플랜B'가 제작을 맡고, 미국 국적의 감독이 연출을 맡았음에도 '미나리'는 최우수작품상에 출품조차 하지 못했다.

'미나리'로 해외 연기상 통산 32관왕을 달성한 윤여정은 영화 데뷔 50년 만에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지만,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은 처음이다.

윤여정은 마리아 바카로바(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스(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어맨다 사이프리드(맹크) 등 쟁쟁한 배우들과 트로피를 두고 경쟁한다.

 

[사진=판씨네마 제공]
[사진=판씨네마 제공]

 

한국계 미국 배우 스티븐 연도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기록을 썼다.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스티븐 연 외에 리즈 아메드(사운드 오브 메탈), 채드윅 보스만(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앤서니 홉킨스(더 파더), 게리 올드먼(맹크)이 이름을 올렸다.

최고상인 작품상은 '미나리' 외에 가장 유력한 경쟁작인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를 비롯해 '더 파더', '맹크', '주다스 앤드 더 블랙 메시아', '프라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 등 8개 작품이 겨룬다.

지난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이자 골든글로브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노매드랜드'는 작품상과 감독상 외에 각색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편집상 후보에 올랐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맹크'는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촬영상을 포함해 10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최다 후보작이 됐다.

한편, 이번 아카데미는 그간 백인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연기상 부문에서도 아시아계와 무슬림을 후보로 지명했다. 전체 20명의 남녀 주연상과 조연상 후보 중 고(故) 채드윅 보스만(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과 '미나리'의 윤여정, 스티븐 연을 비롯해 총 9명이 유색인종이다.

할리우드 시상식 예측 사이트 골드더비는 윤여정과 스티븐 연의 후보 지명을 "아시아계 배우에 대한 역사적인 후보 선정"이라고 평가했으며, 피플지도 스티븐 연과 윤여정이 영화 '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 감독과 함께 "역사책에 이름을 쓰고 있다"고 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아카데미 감독상 부문에서 아시아계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후보에 지명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예년보다 두 달 정도 연기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 달 25일(현지시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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