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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가장 류현진, 그래도 고무적인 건? [2021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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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가장 류현진, 그래도 고무적인 건? [2021 MLB]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4.08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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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잘 버텼음에도 따라온 건 패전이었다. 타선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고 수비에선 또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4)은 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2021 미국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볼넷 없이 7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2실점 했다.

90구만 던지며 효율적인 피칭을 했으나 팀이 1득점에 그치며 1-2로 끝나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럼에도 얻은 게 없었던 경기는 아니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8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2021 MLB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개막이 미뤄졌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루틴대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었다. 자신의 페이스에 맞게 몸을 만들었고 그 결과 시작부터 순조롭다.

개막전 뉴욕 양키스를 만나 5⅓ 2실점으로 노디시전을 기록한 류현진은 이날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거뒀다.

처음 만난 텍사스를 상대로도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이 류현진을 맞아 스위치 타자 포함해 6명의 우타자를 배치했고 모든 실점이 이들에게 내준 것이었으나 경기력은 안정적이었다.

특히 최고 시속 92.1마일(148㎞) 빠른공과 컷 패스트볼 등으로 삼진 8개를 잡아낸 건 고무적이었다. 상대타자들은 개막전(탈삼진 5개)보다도 더 류현진의 공에 속수무책이었다.

2회말 실투가 뼈아팠다. 몸쪽으로 던지려던 빠른공이 가운데로 몰렸고 닉 솔락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후속타자 네이트 로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호세 트레비노 타석 때 유격수 마커스 시미언의 송구를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잡아내지 못하며 출루를 허용했고 레오디 타바레스의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며 1실점이 추가됐다.

투구에 앞서 숨을 고르는 류현진.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위기 때 더 강해졌다. 2사 1,3루에서 카이너-팔레파를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고 3,4,6회 삼자범퇴, 5회와 7회엔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고도 더 이상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7이닝 경기가 이른 시점에 나왔다는 게 고무적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토론토 이적 첫해 에이스 역할을 했지만 ‘이닝이터’로서는 물음표가 따라다녔다. 11차례 선발 등판 기회에서 7이닝을 채운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마지막 경기에서 7이닝을 소화하며 자존심을 지켰지만 지난해 거의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2경기 만에 7이닝을 던지며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그만큼 완벽한 몸 상태로 시즌을 맞이했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다.

또 하나 기대되는 점은 평균자책점(ERA)이다. 이날 2실점하며 3.38에서 2.92로 낮췄는데 더 끌어내릴 가능성이 생겼다. 2회 실점 과정에서 게레로 주니어의 포구 실패가 실책이 아닌 타자의 내야안타로 기록됐는데 누가보더라도 실책성 플레이였다. MLB 사무국은 경기 후 복기를 통해 기록을 정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류현진도 이를 통해 ERA를 더 낮춘 적이 있었다. 만약 이날 자책점이 1로 줄어든다면 2.92가 아닌 2.19까지 내려가게 된다.

본인도, 찰리 몬토요 감독도, 현지 언론도 모두 만족한 경기였다. 다음 경기를 더 기대케 한다. 2013년 MLB에 진출한 류현진은 통산 59승(35패)째를 거두고 있다. 다음번 등판에선 60승 고지 돌파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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