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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 "5G게달리자"-장재석 "자동차바꾸자", 봄 농구 앞둔 말말말 [프로농구 PO 미디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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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 "5G게달리자"-장재석 "자동차바꾸자", 봄 농구 앞둔 말말말 [프로농구 PO 미디어데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4.08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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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대망의 봄 농구를 앞둔 선수들은 말싸움에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때론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상대를 향한 자극적인 도발로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흥미를 키웠다

8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 봄 농구에 진출한 6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참석했다.

재기 넘치는 표현의 출사표부터 상대팀 선수를 당황케 만드는 이색 질문 등으로 현장엔 웃음이 넘쳤다.

8일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PO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구단 대표 선수들. 왼쪽부터 고양 오리온 장재석, 안양 KGC인삼공사 이재도, 고양 오리온 허일영, 전주 KCC 송교창, 부산 KT 허훈, 인천 전자랜드 김낙현. [사진=KBL 제공]

 

선수들에게 공통으로 ‘6자 출사표’를 묻자 전주 KCC 송교창은 “통합우승원해”, 안양 KGC인삼공사 이재도는 “세번째별따러” 등 팀 성적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반면 울산 현대모비스 장재석은 “자동차바꾸자”라며 우승시 구단에서 주어지는 신차 구입 할인 혜택에 대해 상기시켰다. “자동차 바꿔야 한다. 배운다는 것보다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고양 오리온 허일영은 “영웅은다같이”라며 과거 “영웅은 승리할 때 나타난다”며 영웅론을 내세웠던 강을준 감독을 떠올리며 “감독님께서 영웅을 좋아하시는데 한 명보단 다 같이 영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 전자랜드 김낙현은 “이빨빠진고양?”이라며 키플레이어인 이승현의 부상에 대해 지적했고 부산 KT 허훈은 모기업이자 통신사인 KT에서 내세우는 5G에서 착안해 “5G게달리자”며 “오지게 달려서 폭발력이 뭔지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먼저 열리는 6강 PO 상대간 신경전도 펼쳐졌다. 오리온과 전자랜드는 10일, KGC와 KT는 11일부터 격일로 경기를 치르는데 KGC 이재도는 “매치업 상대 허훈을 잡아야 한다. 정규리그 때 우리팀 상대로 모든 기록이 높게 나타났는데 평균 기록의 반 정도로 줄여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허훈은 “나도 재도형을 꽁꽁 묶어야 한다. 우리와 할 때 빅샷을 많이 넣었다. 꽁꽁 묶는게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며 “나도 재도 형의 파울 개수를 2배로 늘려줄 것”이라고 응수했다.

허훈은 PO 각오로 "5G게달리자"며 폭발력 있는 농구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사진=KBL 제공]

 

오리온 허일영은 “김낙현은 이대성 등이 잘 막아줄 것이고 요새 경기에서 슛 컨디션이 상당히 좋은 전현우를 잘 막아보겠다”며 “따라다니기 힘들겠지만 최선 다해서 살아 있다는 걸 보여드리겠다. 감독님께 욕 많이 먹어도 자신 있게 던지던데, 그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낙현 또한 “이대성 선수를 잘 막아야 한다. 여기서 나오는 득점이나 2대2 등 파생 공격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승부처에서 갑옷을 입으려고 했으면 좋겠다”며 스스로 영웅이 되려는 심리가 발동해 팀 플레이를 그르쳤으면 좋겠다는 뜻을 은연히 나타냈다.

선수들이 직접 준비한 질문도 흥미로웠다. 허일영은 지난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오리온에서 현대모비스로 떠난 장재석에게 “유재학 감독님께 배우고 싶다며 떠났는데 경험해보니 무엇이 달랐나. 또 스크린을 잘 걸던데 오리온에선 왜 그러지 않았나”고 질문했다.

장재석은 “지금도 스크린 많이 못 건다고 혼이 많이 난다. 상대팀이니까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것 같다”며 유 감독님은 사석에선 농담도 하시고 가끔 손도 잡아주시고 호통도 치시고 들은대로 똑같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유 감독도 ”본인 노력만큼 나오는 것 같다. 굉장히 성실하고 열심히 준비, 결과를 본인이 노력해 얻은 것 같다“고 제자를 치켜세워줬다.

장재석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송교창에게 자유투 성공률이 급격히 좋아진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12월까지 송교창의 자유투 성공률은 40% 초반에 불과했고 자유투가 약하기로 유명했던 하승진이 방송을 통해 조언을 건네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송교창은 “그렇게 자유투가 안 들어간 것도 처음이어서 당황스러웠다”며 “정신 차리게 도와준 승진이 형께 감사하단 말을 전한다. 그 덕에 더 연습 열심히 했고 자극제도 됐다. (신경이 쓰여) 꿈에도 나온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통합우승 의지를 불태운 KCC 송교창은 자유투가 좋아진 이유에 대해 "하승진  형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KBL 제공]

 

송교창은 허훈에게 질문했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뭐하니에 출연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앞으로 나가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는지 물었다.

허훈은 “일단 나보다 형(허웅)이 예능 나온 뒤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내가 더 많아질 줄 알았는데 형이 너무 인기가 많아져 배가 좀 아프다”면서 “최근 혼자 생활하면서 방송에 보여주는 예능이 대세다. 나도 혼자 사는데 나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고 싶다”고 MBC 나혼자산다 등 관찰 예능프로그램 출연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형보다 어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그걸 생각해봤는데 이젠 어필조차도 안 될 것 같다. 그냥 형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인기로는 형을 못 밑에서 묻어가겠다”고 말했다.

치열한 입담 대결로 예열시킨 PO는 1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릴 오리온과 전자랜드의 경기로 본격적인 서막을 알린다. 1차전 승리팀의 4강 PO 진출 확률이 무려 93.5%(43/46)에 달했을 만큼 첫 경기에 온 관심이 집중된다. 상위팀 진출이 33회로 하위팀 진출(13회)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3위(KGC)와 6위(KT) 대결에선 3위가 19회로 하위팀(4회)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6강 PO 승자는 21일과 22일부터 각각 전주, 울산에서 KCC, 현대모비스과  결승행을 두고 다툰다. 챔피언결정전은 다음달 3일부터 7전4승제로 진행되며 상위 순위팀 홈에서 1·2·5·7차전, 3·4·6차전은 원정에서 벌어진다. 5,6위 팀은 역대 46차례 가운데 단 한 번도 챔피언결정전 진출 경험이 없고 우승 경험은 4위 또한 한 번도 없기에 상위권 팀들이 자존심을 지킬지 하위권 팀들이 반란을 일으킬지 기대해 볼 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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