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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울산 '현대家' 질주, 더블스쿼드의 힘 [K리그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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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울산 '현대家' 질주, 더블스쿼드의 힘 [K리그 순위]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4.12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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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아직 2021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은 라운드로빈 한 바퀴도 채 돌지 않았건만, 벌써부터 지난 두 시즌과 마찬가지로 현대가(家) 두 팀이 치고나가는 분위기다. 올해도 우승을 다투는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가 일찌감치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전북은 11일 안방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무려 5-0 대파, 개막 후 9경기 무패(7승 2무·승점 23)로 선두를 질주했다. 같은 날 울산 현대도 수원FC와 원정경기에서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1-0 승리를 따내며 6승 2무 1패(승점 20)로 2위를 지켰다. 양 팀은 3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재개된 일정에서 나란히 3연승을 달렸다.

올해 K리그1에는 변수가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스케줄이 6월 말로 미뤄졌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잔여일정도 거듭 연기된 끝에 6월 초에 치러진다. 이런 상황 속에 K리그는 6~7월 50일 이상 예정된 장기 휴식기에 앞서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3월 중순부터 주중경기가 계속되고 있다. 압박 강도가 높은 K리그에서 자연스레 스쿼드가 두터운 팀이 체력관리에 강점을 보이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전북과 울산은 그 두꺼운 선수층이 가진 힘을 보여주고 있다.

전북은 최근 3경기에서 11골이나 넣으며 '화공' 면모를 과시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전북, '화공'은 이제 시작

전북은 김상식 신임 감독 체제에서 '화공(화끈한 공격)'을 표방하며 5연패 도전에 나섰지만 시즌 초반 기대보다 아쉬운 공격력에 우려를 낳았다.

허나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 짜여진 선수단이 안정을 찾으면서 지향점이 뭔지 보여주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3경기에서 도합 11골을 작렬,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 시즌 득점 2위(19골)를 차지한 일류첸코가 5경기 연속골 포함 7득점하며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김보경은 지난해 부침을 뒤로하고 벌써 5도움째 올리며 명예를 회복 중이다.

지난 시즌 K리그1 최우수선수(MVP)였던 손준호(산둥 루넝) 이적 공백은 임대 복귀한 최영준과 류재문이 메우고 있다. 최전방에는 일류첸코와 구스타보가 번갈아 선발 출전 중이다. 김보경을 비롯해 바로우, 한교원, 이승기, 김승대 등 중견급 2선자원이 건재한 것은 물론 이지훈 등 22세 이하(U-22) 카드도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한교원, 이승기, 바로우는 나란히 3골씩 넣고 있다. 팀 득점 1위(22골)에 오른 비결이다.

11일 인천전에선 아시아쿼터 쿠니모토와 잡음 끝에 영입한 전천후 미드필더 백승호까지 피치를 밟았다. 이날 벤치명단은 골키퍼 이범영, 측면과 중앙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수비수 최철순을 비롯해 백승호, 쿠니모토, 한교원, 구스타보로 구성됐다. 타 구단 어떤 팀을 가도 모두 주전으로 뛸만한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유일한 불안요소는 이주용 외에 확실한 레프트백 자원이 없다는 것이지만 최철순, 이유현, 구자룡 등 멀티플레이어가 많아 아직까지 큰 문제가 되고 있지 않다. 더 무서운 건 7월 국가대표급 윙어 문선민과 센터백 권경원이 김천 상무에서 전역한다는 점이다.

울산 공격을 이끌고 있는 이동준은 올 시즌 K리그1 최고의 이적생으로 꼽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울산, '젊은 피' 수혈 완료

울산은 젊은 피를 제대로 수혈했다는 평가다.

부산 아이파크에서 영입한 이동준은 올 시즌 K리그1 최고의 이적생으로 꼽힌다. 4골 1도움을 올리고 있는데, 공격포인트 이상으로 보여주는 게 많다. 김지현과 힌터제어 등 최전방 자원이 모두 빠졌을 때는 톱 자리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수원FC전 역시 수적 열세 상황에서 교체 투입돼 후반 막판 결승골 기점 노릇을 했다.

원두재뿐만 아니라 이동경과 설영우 등 올림픽 대표팀 자원들도 주전급으로 올라섰다. 여기에 김민준, 강윤구 등 U-22 자원이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며 활력소 구실을 한다. 특히 김민준은 7경기에 선발로 나서 3골을 기록했다.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이 눈에 띈다. 지난해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FC에서 주전으로 뛰며 경험을 쌓은 센터백 김태현도 훌륭한 로테이션 자원이다.

신구조화도 인상적이다. 지난해 ACL을 지배한 윤빛가람이 중원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구단 설득에 잔류한 윙어 김인성과 김태환도 베테랑 포스를 뽐내고 있다. 이청용을 중심으로 신형민, 김성준, 고명진 등은 상대적으로 젊은 공격진 뒤를 받치며 경험을 불어넣고 있다. 조현우, 불투이스, 김기희 등 지난 시즌부터 호흡을 맞춘 수비진은 여전하다. 이에 힘입어 울산은 최소실점(6골) 2위다.

지난달 A매치 주간에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에 소집된 울산 1군 자원만 해도 10명에 달했으니 울산이 얼마나 화려한 스쿼드를 가졌는지 알 수 있다. 선발 데뷔전부터 강한 인상을 남긴 바코와 달리 아직 힌터제어가 자리를 못잡고 있음에도 울산이 순항하는 이유다.

오는 18일 전북은 성남FC, 울산은 수원 삼성과 격돌한다. 그 사흘 뒤 11라운드에서 양 팀이 올 시즌 첫 맞대결을 벌인다. 어떤 팀이 시즌 초반 우승 경쟁 주도권을 쥐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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