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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KT, 밥상을 차려도 왜 먹지를 못하니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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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KT, 밥상을 차려도 왜 먹지를 못하니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4.14 2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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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위 → 8위.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KT 위즈의 이토록 무너질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결정적인 순간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패배가 반복되고 있다.

KT는 14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원정경기에서 1-3으로 졌다.

전날 힘겹게 4연패를 끊어냈지만 곧바로 다시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두산에 비해 크게 부족할 게 없었지만 타선의 응집력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황재균과 일부 타자들의 극심한 부진 속 KT가 득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직전 시즌 창단 첫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KT다. 정규리그에선 2위에 올랐다. 홈런은 전체 2위(163개)였고 득점(813점)도 3위로 많았다. 타율, 출루율(이상 3위), 장타율(2위) 등 타격 지표 전반에서 상위권에 자리했다.

타선을 이끄는 스타들이 있었다. 시즌 MVP를 차지한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 타이거즈)가 선봉에 있었다. 47홈런 135타점은 전체 1위였고 타율(0.349)도 세 손가락 내에 꼽혔다. 

로하스와 강백호(타율 0.330 23홈런 89타점), 황재균(타율 0.312 21홈런 97타점)까지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3명이나 배출할 만큼 파괴력 넘치는 타자들이 있었다.

로하스가 떠났다고는 하지만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타자들이 헤매고 있다. 강백호가 타율 0.406 맹타를 휘두르고 있으나 그의 뒤를 받쳐줄 타자가 마땅치 않았다. 배정대(타율 0.310)와 유한준(0.313)이 있다고는 하지만 2번 황재균(0.233), 4번 조일로 알몬테(0.267)가 그들 사이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중심타선에선 벗어나 있다고 하나 2할 초반을 밑도는 박경수(0.174), 장성우(0.160), 심우준(0.217), 조용호(0.207)의 타격 난조도 심각하다.

장성우 또한 1할대 타율에 허덕이며 팀 타선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전날도 3회까지 매 이닝 많은 주자들이 출루했으나 단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잔루만 8개였다. 4회 6점을 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승리를 따냈지만 이강철 감독은 “사실 많이 안 풀렸다”며 “계속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고 답답했던 심정을 토로했다. 

“반전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이 감독의 바람과 달리 KT 타선은 이날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회초 2사 1,3루에서 장성우의 유격수 땅볼로 기회를 날린 KT는 3회 무사 2루, 4회 무사 1,3루 찬스도 모두 날려버렸다. 5회 가까스로 1점을 내며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어진 수비에서 2점을 내주며 다시 끌려갔다. 6회 1사 2루, 8회 무사 1루도 모두 그림의 떡이었다. 잔뜩 차려진 밥상 앞에서도 군침만 흘렸다.

배정대는 이날도 1타점 적시타 포함 멀티히트를 작성하며 밥상을 차렸고 알몬테도 부진을 털고 2안타를 만들어냈다. 문제는 황재균과 유한준의 침묵. 제 몫을 다 해주던 강백호도 이날은 웃지 못했다.

모든 선수가 동시에 잘해주길 바라는 것은 욕심일 수 있다. 그러나 두산(6개)보다도 많은 안타 7개를 기록하고도 졌고 이런 경기가 반복되는 것은 타선의 응집력 문제라고 볼 수 있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달리다 보면 잘 풀리는 날도, 그렇지 않은 날도 있기 마련이지만 시즌 초반부터 이런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는 건 더 높을 곳을 바라보는 KT가 분명히 고쳐가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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