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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랜드FC, 지역더비 역사 새로 썼다 [FA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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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랜드FC, 지역더비 역사 새로 썼다 [FA컵]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4.1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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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리그2(프로축구 2부) 서울 이랜드FC가 창단 7년만에 열린 '서울더비'에서 K리그1(1부) FC서울을 잡았다. 7년 전 같은 날 창단 기자회견을 가졌던 이랜드가 한국축구 지역더비 역사를 새로 썼다.

이랜드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된 FC서울과 2021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3라운드(32강) 원정경기에서 레안드로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서울을 연고지로 둔 두 팀이 맞붙은 건 2014년 이랜드 창단 후 처음이다. 그동안 서로 속한 리그가 달라 만날 일이 없었지만, 이번에 FA컵 대진표에서 연이 맞닿았다. 두 팀 모두 빠듯한 리그 일정을 치르고 있는 만큼 주중 FA컵 경기에는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2018~2019시즌 연속 꼴찌로 마친 이랜드는 지난 시즌 부활 조짐을 보였다. 201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정정용 감독을 선임한 첫 해 아쉽게 5위로 마쳤다. 플레이오프(PO)에 오르는 3위 경남FC와 승점이 같았을 만큼 가능성을 본 시즌이었다.

이랜드FC가 창단 첫 '서울더비'에서 이변을 연출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올 시즌 이랜드는 더 날아오르고 있다. 아직 초반이긴 하나 리그 2위다. FA컵에선 지역 라이벌 FC서울에 일격을 가했다. 4라운드(16강)에선 또 다른 1부 팀 강원FC를 상대한다.

반면 리그에서 3연패에 빠진 FC서울은 첫 서울더비에서도 패하며 좋지 않은 흐름을 반등시키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K리그2 팀을 상대로 무기력하게 패했다는 홈 팬들의 거센 비판과 직면했다. 박주영, 기성용, 고요한 등 베테랑들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이날 일부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또 이날 조영욱이 부상으로 일찌감치 빠재는 악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력에 허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랜드도 핵심 공격수 레안드로와 베네가스를 벤치에 두고, 이건희-한의권 투톱으로 선발을 꾸렸다. 치열한 공방전 끝에 교체로 피치를 밟은 레안드로가 후반 40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안겼다.

경기 앞서 양 팀이 서울더비를 대하는 태도에는 차이가 났다. 

이랜드는 창단 후 첫 서울더비에 기대감을 나타내며 언더독 반전을 예고했다. 이랜드 그룹 차원에서도 서울더비 홍보에 열을 올리며 이번 첫 맞대결이 새로운 지역라이벌 체제가 확립되는 계기로 발전하기를 바랐다. 반면 FC서울은 “이 경기는 FC서울이 26년 만에 치르는 서울 연고 프로구단 간 서울더비"라며 선을 그었다.

첫 발을 뗀 FC서울과-서울 이랜드FC 간 서울더비는 앞으로 불이 붙을 전망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1995년 10월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펼쳐진 LG치타스(FC서울 전신)와 일화 천마(성남FC 전신) 간 경기가 K리그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서울더비였음을 강조했다. 당시는 일화 천마가 1989년부터, LG치타스와 유공코끼리(제주 유나이티드 전신)가 1990년부터 동대문운동장을 공동 홈으로 사용하던 시기다.

지금 같은 지역 더비 의미는 없었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세 팀의 라이벌 의식은 상당했지만 1996년 부로 K리그 지역 연고 의식이 확실히 자리잡기 전까지 세 팀은 지방 여러 지역에서 홈경기를 열기도 했다. 1995년까지 K리그는 '유랑극단'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만큼 연고 전국을 돌며 경기를 벌이던 때다.

FC서울 입장에선 2부 소속인 이랜드와 맞대결에 큰 의미를 부여할 동기가 적었다. 하지만 이번 패배로 팬들이 고대한 서울더비 의미가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자존심을 구긴 FC서울이나, 자신감을 얻은 이랜드나 다음 맞대결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이랜드가 현재 기세를 시즌 내내 보여준다면 승격도 가능해 수원 삼성과 수원FC처럼 하나의 도시 안에 소속된 두 팀이 같은 리그에서 여러차례 만나는 일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

정정용 감독은 "오늘은 우리가 도전하는 입장이었다면, 내년에는 동등한 입장에서 서울더비를 하고 싶다"며 "오늘은 전초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잠실(홈)에서 경기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힘줬다.

패장 박진섭 FC서울 감독은 어두운 표정으로 "팬들께 죄송하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며 "오늘 어린 선수들을 비롯해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 서울을 이끌어갈 선수들이니 이들에게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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