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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초보' 한화 수베로 흥분, 그리고 '2년차' 윌리엄스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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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초보' 한화 수베로 흥분, 그리고 '2년차' 윌리엄스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4.1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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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15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결승 홈런을 날린 토론토 블루제이스 호세 바티스타는 방망이를 던지는 세리머니를 펼쳤다는 이유로 이듬해 안면에 펀치를 맞아야 했다.

한국, 일본 등에서도 프로야구가 잘 자리잡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본고장인 MLB는 유독 보수적인 문화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활약하고 지도자 생활까지 경험했다면 그 문화가 고스란히 체득돼 있을 수밖에 없다.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이글스 감독이 그렇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이 18일 NC 다이노스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베로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에서 영입한 파격적인 카드였다. 종전까지 KBO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외국인 감독은 단 3명에 불과했다. 그만큼 한화는 변화가 절실했고 수베로 감독을 적임자로 판단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베테랑 다수를 정리한 한화는 리빌딩을 천명했다. 유망주 발굴과 육성 능력을 인정받았던 수베로 감독은 시범경기부터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고 적극적인 수비 시프트 활용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엔 긍정적이지 않은 이야기로 이슈가 됐다. 1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 4-14로 끌려가던 한화는 8회말 2사에서 외야수 정진호를 마운드에 올렸다. 더 이상 불펜 투수를 소모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문제는 다음 상황에서 나왔다. 갑작스레 투수로 나선 정진호의 제구가 흔들렸고 나성범을 상대로 볼카운트 3-0에 몰렸다. 정진호는 볼넷을 내주지 않게 위해 가운데로 공을 뿌렸는데 나성범은 공격적으로 타격에 나섰다.

결과는 파울이었지만 수베로 감독은 흥분했다. 손가락 3개를 펴들며 ‘3볼인데 타격을 하느냐’는 듯이 불만을 토로했다.

수베로 감독(왼쪽에서 2번째)은 17일 NC전 투수로 나선 정진호를 상대로 볼카운트 3-0에서 나성범이 타격을 하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MLB에서 통용되는 3볼 스윙 불문율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MLB에선 경기 후반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제구가 흔들린 투수를 상대로 3볼에서 풀스윙하는 행위가 금기시된다.

지난해 8월 MLB에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10-3으로 앞선 8회 1사 만루 기회에서 텍사스 레인저스 투수 후안 니카시오를 상대로 볼카운트 3볼에서 풀스윙해 만루 홈런을 기록했고 후속 타자 매니 마차도는 이를 이유로 빈볼을 받아들여야 했다.

지난해 한국 야구를 첫 경험한 맷 윌리엄스(56) KIA 타이거즈 감독도 불문율과 관련된 경험이 있었다. 작년 10월 16일 LG 트윈스전 0-7로 크게 뒤지고 있던 7회 수비 1사 1·3루에서 양석환(두산 베어스) 안타 때 1루 주자 김민성이 한 박자 빠르게 스타트를 끊어 3루로 뛴 것을 두고 흥분했었다.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 상황이고 1루 주자를 견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1루수가 뒤로 빠져있는데 LG가 이를 이용해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쳤다는 것. 불문율에 어긋난다는 것이었다.

18일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취재진 앞에 나선 윌리엄스 감독은 이 때를 떠올리며 “문화적인 차이라고 보는 게 가장 맞는 것 같다. 미국에서 배웠던 방식이 다른 것이고 한국에서도 배운 방식이 다른 것”이라며 “나도 지난해 경험을 했었고 적응을 하고 있다. 수베로 감독도 첫 해이기 때문에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똑같이 적응해야하는 부분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왼쪽)은 이번 논란을 두고 수베로 감독을 향해 조언을 건넸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불문율이란 형식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암묵적으로 지켜지는 규칙 같은 것이다. 특유의 문화,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MLB와 KBO리그가 그렇다. 미국과 달리 한국에선 홈런을 치고 타구를 바라보는 것은 물론이고 배트를 던지는 ‘빠던(배트플립)’이 세리머니 문화로 자리잡아 있다. 바티스타의 ‘빠던’은 애교 수준이다. 상대 선수나 팀의 사기 저하 등보다는 팬들을 위한 볼거리 제공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나성범의 타격 또한 이런 관점에서 대부분 큰 문제라고 보지 않고 있다.

수베로 감독도 시즌 전 이런 문화 차이를 강조했다. “불문율도 점검해야 한다”며 “한국, 미국, 남미 야구가 모두 다르다. 불문율에도 차이가 있다는 걸 안다. 한국은 무엇이 다른지 연습경기에서 점검할 예정이다. 그래야 감정적 대응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윌리엄스 감독은 류중일 전 LG 감독을 찾아 도움을 받았고 이젠 수베로 감독에게 조언을 건네는 입장이 됐다.

중요한 건 향후 수베로 감독이 이러한 문화 차이를 어떻게 받아 들이고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느냐다. MLB가 KBO리그에 비해 경기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모두 인정하지만 그 문화까지 우월한 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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