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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빈 강현묵 김건희 '반짝', 수원삼성이 꿈꾼 방향성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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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빈 강현묵 김건희 '반짝', 수원삼성이 꿈꾼 방향성 [K리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4.19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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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명가로 불렸던 수원 삼성의 몰락. 최근 2년 동안엔 K리그1 하위 스플릿에 머물러야 했다. 그런 수원에 한 줄기 빛이 내리고 있다.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성적을 냈던 과거와는 다른 방식이라 더욱 흥미롭다.

수원 삼성은 10라운드까지 진행된 2020 하나원큐 K리그1에서 4승 3무 3패, 승점 15로 전북 현대(승점 26), 울산 현대(승점 20)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1무 3패)에 머물던 수원은 18일 안방에서 2위 울산을 잡아낸 게 결정적이었다. 승리를 이끈 김건희(26), 강현묵(20), 정상빈(19)은 달라진 수원의 상징과 같은 삼총사다.

수원 삼성 강현묵(왼쪽)이 18일 울산 현대전 1골 1어시스트로 맹활약한 뒤 교체아웃되며 코치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은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명가’라는 칭호를 얻었던 팀이다. 삼성전자를 모기업으로 두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갔고 최고의 선수들을 갖출 수 있었다. ‘한국의 레알마드리드’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14년 큰 변화를 맞는다. 효율적 구단 운영을 모토로 성적보다는 자생적 구조를 갖출 수 있기를 꾀하며 제일기획이 운영을 맡게 된다. 아직 힘이 남아 있던 2014, 2015시즌 리그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엔 우승 경쟁은커녕 상위 스플릿 생존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추락했다.

그러나 올 시즌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2강’으로 거듭난 현대 家(가) 라이벌 전북과 울산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수원 유스시스템이 키워낸 이들이 중심에 있다.

수원은 산하 유스팀 매탄고 출신 유망주들로 팀을 꾸려가기 시작했다. 외부 영입에 많은 투자를 하던 때와 달리 유스시스템에 집중했고 프로에서 즉시전력감이 될 수 있는 이들을 육성시켰다. 지난 2년간 부진의 원인이 되기도 했으나 박건하 감독 지도 하에 올해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

울산을 상대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김건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경기는 수원의 변화된 시스템이 가장 잘 보인 경기였다. 아무리 홈경기라고 해도 4경기 연속 승리가 없던 수원에 울산은 버거운 상대처럼 보였다.

뚜껑을 열자 결과는 예상과 완전히 반대였다. 유스시절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2016년 프로 입단 후에도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김건희가 선봉에 섰다. 경기 시작과 함께 강력한 왼발 슛으로 포문을 연 그는 전반 15분 이기제의 프리킥을 머리로 마무리했다. 오프사이드 라인을 절묘하게 깨뜨리며 감각적인 헤더로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가 손도 못 쓰게 만들었다.

울산을 상대로도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더 거세게 몰아쳤다. 선발로 나선 정상빈과 김건희의 과감한 돌파와 슛 등에 울산 수비진에 균열이 생겼다. 강현묵의 존재감도 빛났다. 후반 초반 코너킥 과정에서 흘러나온 공을 아크 우측에서 완벽한 발리슛, 골망을 흔들었다. K리그 데뷔골.

올 시즌 가장 주목받는 신예 정상빈은 이날도 울산을 무너뜨리는 골을 터뜨리며 주가를 높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후반 24 쐐기골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강현묵이 적극적인 수비로 상대 공격을 끊어냈고 정상빈이 수비 2명을 유인하며 왼쪽 빈 공간의 강현묵에게 다시 연결했다. 슛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강현묵이 오른쪽으로 돌아들어가는 정상빈을 봤고 감각적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정상빈은 다이빙 헤더로 대미를 장식했다. 신성 둘의 호흡으로 완벽한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수원 팬들의 흥분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만년유망주로 불렸던 김건희는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병역 의무까지 마쳤고 올 시즌 살아나 벌써 3골을 넣었다. 정상빈 또한 3골을 넣었는데 돌파와 완벽한 마무리 등 천재성을 보이며 올 시즌 가장 주목받는 신예가 됐다. 여기에 미드필더 강현묵까지 골맛을 보며 무서운 상승세의 서막을 알렸다.

더욱 기대되는 점은 수원의 이 같은 방향성은 새로운 신성들의 꾸준한 등장을 예고한다는 것이다. 팬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주고 비판을 받기도 했던 수원의 새로운 축구가 이제야 제 갈 길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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