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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단단해진 '팀 킴', 장애물은 없다 [컬링 미디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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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단단해진 '팀 킴', 장애물은 없다 [컬링 미디어데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4.20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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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로=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희로애락을 같이 겪었다. 단단해지는 과정이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꽃길이 펼쳐질 줄만 알았다. 실력엔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팀 킴’의 전진을 가로막는 장애요소가 너무도 많았다.

3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에야 마음의 짐을 한결 덜어낼 수 있었다. 가족처럼 서로를 위하며 오히려 더 강해졌다. 이젠 세계 정상 자리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팀 킴' 스킵 김은정(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0일 2021 세계여자컬링선수권 출정식 겸 미디어데이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팀 킴' 스킵 김은정(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0일 2021 세계여자컬링선수권 출정식 겸 미디어데이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스킵 김은정, 리드 김선영, 서드 김경애, 세컨드 김초희, 후보 김영미로 이뤄진 ‘팀 킴’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열리는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권 6장이 걸려있는 중요한 대회다.

세계선수권 출전은 2018년 이후 3년만. 해외 대회 출전도 2019년 스코틀랜드 투어 대회 이후 처음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 신화를 쓴 이들은 컬링붐을 일으켰다. 매력적인 경상도 사투리를 바탕으로 ‘영미’, ‘헐‘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하며 인기를 끌었고 다수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행복할 것만 같았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그동안 참아온 김경두 전 대한컬링연맹 회장직무대행 일가의 갑질 행태를 폭로한 것. 그러나 이러한 문제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컬링에만 집중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20일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T타워에서 열린 2021 세계여자컬링선수권 출정식 겸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이들은 그간의 고충을 밝혔다.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팀 킴' 김초희(왼쪽부터),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팀 킴' 김초희(왼쪽부터),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영미는 “이때까지 함께 하면서 희로애락을 같이 겪었다. 팀원들끼리 단단해지는 과정이었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결속력 같은 것이 있다. 서로를 위해주다 보니 경기력에서도 그게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들은 지난해 11월 한국컬링선수권대회 여자부 결승전에서 경기도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2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이번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다. 각종 대회가 취소됐다. 이번 대회도 당초 지난달 스위스 샤프하우젠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미뤄져 우여곡절 끝에 캐나다로 장소를 옮겨 열리게 된 것. 경북체육회와 재계약도 결렬됐다. 

김경애는 “(세계선수권 취소와 연기로)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적도 있었으나 잘하고 싶은 마음에 정말 더 열심히 훈련했다”고 했고 김영미도 “(우여곡절이 많아) 평소보다 준비기간이 짧았다. 2~3개월을 반년 같이 훈련했다”고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어쩌면 전화위복일 수 있다. 3년 전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컬링 역사를 새로 쓴 강릉 땅에서 새롭게 시작하게 됐다. 강릉시청에 입단한 것. 더불어 대한컬링연맹 새 수장인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및 한국테크놀로지 회장이 전면에 나서며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됐다.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해 새로 디자인한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팀 킴' 선수들.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해 새로 디자인한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팀 킴' 선수들.

 

컬링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 김은정은 “연맹에서 많이 도와주려고 노력하신다. 그런 만큼 우리가 더 안정적으로 집중해서 대회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유일한 걱정거리는 실전 감각 부족. “보통 월드투어,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전혀 할 수 없었다”는 김은정은 “국내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걸 다했다. 기본기 위주로 훈련하고 바뀐 규정에 맞춰 전략도 새로 짰다. 또 남자팀과 연습경기를 치러 실전 감각을 유지하려고 했다. 현재 컨디션은 평창 동계올림픽 때 80~90% 수준”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번 대회엔 한국과 일본, 중국, 캐나다, 미국, 스위스, 스웨덴, 스코틀랜드, 독일,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이탈리아, 러시아까지 14개국이 참가한다. 베이징 올림픽에 나서기 위해선 상위 6개 팀 안에 들어야 한다. 올림픽 개최국 중국이 6위 안에 입상할 경우엔 7위까지 베이징행 티켓을 얻는다.

팀 킴과 함께 보금자리를 옮긴 임명섭 감독은 “(대회 출전이 어려웠지만)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 향상시킨 실력이 얼마나 통할지 기대된다”며 “우리 색깔과 기량을 펼치는 게 우선적인 목표다. 상대에 맞는 전략을 펼쳐 꼭 6위 안에 올라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겠다. (6위까지 나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우승도 노려볼 만하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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