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5-16 16:55 (일)
KBO '대볼넷시대', 삼성 원태인은 무엇이 다른가 [SQ인물]
상태바
KBO '대볼넷시대', 삼성 원태인은 무엇이 다른가 [SQ인물]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4.21 0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볼넷 또 볼넷.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시즌 초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다. 투수들이 집단 제구 난조에 시달리고 있다.

20일까지 진행된 올 시즌 71경기에서 볼넷 623개가 나왔다. 경기당 평균 8.77개. 9이닝 당으로 환산해도 2001년(4.15개)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그 가운데서도 유독 돋보이는 이가 있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1)은 이들과는 다른 리그에 있는 듯한 투구로 올 시즌 초반 가장 빛나는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 올 시즌 환골탈태하며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볼넷 속출은 어쩌면 예고된 일이었을지 모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10개 구단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모두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따뜻한 기후의 해외에서 몸을 만들었던 때와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컨디션이 늦게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

예년과 달라진 환경에 제 페이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뒤늦은 꽃샘 추위까지 투수들을 괴롭혔다. 볼넷에 더해 타자의 머리를 맞힌 끔찍한 헤드샷도 3차례나 나왔다.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 사령탑 맷 윌리엄스와 김원형 감독은 승리 뒤에도 나란히 볼넷을 옥에 티로 꼽았다.

그러나 원태인은 다르다. 올 시즌 3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ERA) 1.00을 기록하고 있다. 이 부문 1위. 더 놀라운 건 탈삼진이다. 18이닝 동안 삼진 25개를 잡아내며 이 또한 가장 위에 자리하고 있있다.

2019년 삼성에 입단한 원태인은 2시즌 동안 10승(18패)을 챙기며 가능성을 보였다. 앞선 2시즌에도 시즌 초반엔 극강의 페이스를 보였다. 2019년엔 7월까지 ERA 2.98, 5월 개막한 지난해엔 첫 두 달 ERA 2.96으로 준수했다.

원태인은 18이닝 동안 볼넷 3개만을 내주고 삼진 25개를 잡아내는 괴력을 뽐내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무더위를 맞아 체력에 한계를 나타냈다. 2019년과 작년 각각 ERA 4.82, 4.89로 마감해야 했던 이유다.

그럼에도 원태인은 “이번엔 다르다”고 자신 있게 외친다. 시즌을 준비하며 몇 가지 변화를 줬는데 슬라이더를 장착한 게 가장 눈에 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함께 선택지가 더욱 다양해졌다. 빠른공을 앞세워 다소 단순하게 승부를 벌이던 때와 달리 더욱 노련하게 타자를 상대하게 됐다.

늘어난 탈삼진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1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10명의 타자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여전히 위력적인 속구와 떨어지고 휘어져 나가는 변화구에 타자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피안타율은 0.185, 이닝당 출루허용(WHIP)는 0.83. 앞선 두 시즌에도 초반 좋은 결과를 냈지만 그때와는 다르다는 말에 설득력이 실린다. 시즌 초반이라고는 해도 특급 투수에게서나 볼 수 있는 스탯이다. 얼마나 공포스러운 존재로 성장했는지를 방증한다. 

공격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원태인(왼쪽)은 도쿄올림픽 출전 을 꿈꾸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선두타자를 내보내지 않겠다는 공격적인 태도도 도움이 되고 있다.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하는 많은 투수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자세다. 삼진 25개를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단 3개만 허용했다.

시즌 중반 이후까지 힘을 이어갈 수만 있다면 명실상부 사자군단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를 도울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1년 미뤄진 도쿄올림픽이 그것.

메이저리그 ‘왼손 삼총사’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 등이 10년 이상 대표팀 선발 마운드를 책임진 반면 우투수는 이렇다 할 에이스가 없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조심스러웠다. “주변에서 좋은 이야기를 해주는 건 고맙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초심을 잃지 말고 3경기 호투가 전부가 아니길 바라고 있다. 원태인은 더 성장해 좋은 공을 던져야 할 선수”라고 기대감과 함께 분발을 요구했다.

원태인은 지난달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야구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허 감독의 말처럼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대표팀에 뽑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 우투수에 대한 고민이 깊을 김경문 대표팀 감독에게도 원태인의 성장은 무엇보다 반가울 수밖에 없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