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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또 눈물, 토트넘 '역사제조기'도 풀지 못한 13년 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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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또 눈물, 토트넘 '역사제조기'도 풀지 못한 13년 통한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4.2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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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이 또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2016 리우 올림픽 8강전 등 통한의 패배 뒤 아쉬움에 울음을 참지 못했던 그가 다시 한 번 좌절했다.

토트넘 입단 이래 지난 6년 동안 구단 영광의 순간들을 만들어 온 '히스토리 메이커' 손흥민이라 할지라도 팀에 13년만에 트로피를 안기진 못했다. 

토트넘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2020~2021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0-1로 졌다. 햄스트링 부상을 털어낸 손흥민과 발목 부상에서 복귀한 해리 케인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실력 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2007~2008시즌 카라바오컵 전신인 칼링컵 우승 이후 13년 만의 리그컵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2009년, 2015년에 이어 리그컵 통산 5번째 준우승에 머물렀다. 반면 맨시티는 이 대회 4연패를 달성하며 리버풀과 최다우승(8회) 타이를 기록했다.

손흥민이 데뷔 이래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좌절하며 또 눈물을 흘렸다. [사진=ESPN FC 트위터 캡처]

손흥민은 2010년 함부르크(독일)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래 커리어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토트넘은 지난 리그 맞대결과 마찬가지로 맨시티에 점유율을 완전히 내주고 끌려다녔다. 전후반 각각 슛 1개씩 기록하는 데 그쳤다. 골키퍼 위고 요리스, 센터백 토비 알더베이럴트 등 수비진 육탄 방어로 버텼지만 결국 후반 37분 세트피스에서 에메릭 라포르테에 헤더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손흥민은 케인, 루카스 모우라와 스리톱을 이뤘다. 왼쪽 날개로 나선 그는 간헐적인 역습 상황에서 수비 배후 공간 침투를 노렸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간신히 공을 잡더라도 상대 거센 압박에 고전하며 이렇다 할 기회를 창출하지 못하고, 뒤로 공을 내주기 일쑤였다. 손흥민도 부진했지만 팀 단위 경기력에서 완패했기 때문에 손흥민-케인 듀오도 의욕과 달리 무기력한 패배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영국 축구통계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6.5를 줬다. 모우라, 요리스, 알더베이럴트 다음으로 높은 점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날 슛을 하나도 만들지 못했고, 동료에게 연결된 크로스도 전무했다.

2년 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당시가 오버랩됐다. [사진=ESPN FC 트위터 캡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주저 앉아 눈물을 흘렸고, 동료 가레스 베일뿐만 아니라 맨시티 케빈 데 브라위너 등이 다가와 손흥민을 위로했다. 현지 중계 카메라 역시 이를 집중 조명했다. 그는 준우승 메달을 손에 쥔 채 한참이나 아쉬운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맹활약하고도 팀을 정상에 올리지 못한 채 트로피 옆을 스쳐갈 수밖에 없었던 2년 전 UCL 결승전이 오버랩됐다.

손흥민은 2016~2017시즌 EPL에서도 2위로 마쳤다. 국가대표팀에서도 23세 이하(U-23) 대회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23세 이상 선수)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건 게 유일한 우승 경력이다. A대표팀에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선 적이 없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 결승에서도 연장 혈투 끝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손흥민은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 2016 리우 올림픽 등 굵직한 대회에서 모두 눈물을 보였다. 한국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3연패를 달성했지만 모두 국내파 위주로 치렀고, 손흥민은 참가하지 않았다.

라이언 메이슨 감독대행과 가레스 베일(오른쪽)은 물론 상대팀 케빈 데 브라위너까지 손흥민을 위로했다. [사진=스포티비 중계화면 캡처]

토트넘 선수 출신으로 만 30세가 되기도 전 임시로 감독대행을 맡게 된 라이언 메이슨 코치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나도 이 구단에서 뛰었고, 결승에서 진 적이 있다. 그게 어떤 느낌인지 안다"며 선수들 심정에 공감했다.

그는 "선수들이 마음 아파하는 건 당연하다. 그만큼 팀에 마음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모든 걸 쏟아부었고, 100% 헌신했다.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맨시티도 훌륭한 팀이지만 우리 선수들은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했다. 자랑스러워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세 무리뉴 전 감독 경질 이후 일주일 만에 나선 결승전이었다. 메이슨 체제에서 뭔가를 보여주기는 시간이 부족했다고도 볼 수 있다.

토트넘으로서는 올 시즌 유일하게 우승 가능성이 있던 대회였기에 아쉬움은 더 짙다. UEFA 유로파리그(UEL) 8강 진출에 실패했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은 일찌감치 탈락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현재 7위(승점 53)에 머물러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진출이 불투명하다. 메이슨 감독대행은 남은 EPL 경기일정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4위 첼시(승점 58)와 격차를 좁혀야 한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에서 역대 한 시즌 개인 최다골(15골)을 넣는 등 모든 대회 통틀어 20골 16도움으로 한 시즌 최다공격포인트를 생산하고 있다. 개인 커리어하이임에도 불구하고 경력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트로피 획득은 여전히 숙원과제로 남게 됐다. 토트넘과 재계약, 타구단 이적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만큼 올 시즌이 끝나면 그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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