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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유희관 부활? 100승-이강철 향한 급선무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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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유희관 부활? 100승-이강철 향한 급선무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5.03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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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5번째 도전 만에 값진 결실. 두산 베어스 대표 좌투수 유희관(35)이 드디어 날개를 펼쳤다.

유희관은 2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서 5이닝 동안 10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2자책)을 기록, 팀이 8-5으로 승리하며 시즌 첫 승(2패)을 거뒀다.

앞서 4차례 등판해 한 번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던 유희관은 5번째 기회에선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걸맞은 성적을 냈다.

두산 베어스 유희관이 2일 SSG 랜더스와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이닝을 마무리 짓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출발은 불안했다. 유희관은 1회초 안타 1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제이미 로맥과 한유섬을 범타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2회엔 정의윤, 이흥련에게 연속 안타에 이은 박성한의 희생 번트로 맞은 1사 2,3루에서 김성현에게 좌전 적시타, 추신수에게 희생타를 얻어맞아 2실점 했다.

흔들리던 유희관을 타선이 도왔다. 3회말 박계범이 상대 선발 김정빈을 상대로 좌월 투런 동점포를 날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4회초 1사 1,3루 수비 과정에서 3루수 박계범의 포구 실책이 나오며 2실점하며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 자책점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또 다시 승리가 날아가는 것처럼 보인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번만큼은 달랐다. 4회말 김인태가 역전 3점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었고 5회엔 양석환이 스리런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타선의 도움 속에 유희관은 잘 버텨냈다. 5회까지 채우며 팀이 앞서 있는 상황에 내려왔고 타선과 불펜의 활약 속 고대했던 첫 승리를 따냈다.

유희관은 5번째 등판 만에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사진=연합뉴스]

 

KBO리그에 단 4명 뿐인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투수 중 하나지만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통산 98승(64패)으로 100승을 바라보고 있고 2019년 11승 8패 평균자책점(ERA) 3.25로 날아올랐으나 지난해 대기록을 달성하고도 ERA 5.02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예전과는 달라졌다.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으나 1년 10억 원이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조건에 
두산 잔류를 택했다. 심기일전했으나 올 시즌 초반 성적은 기대이하였다. 김태형 감독은 그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좋아질 것”이라고만 답하며 말을 아꼈다.

유희관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팀에 민폐를 끼쳤다”는 그는 “오늘 경기에선 5이닝 이상 던지겠다는 목표로 마음을 잡았는데 팀이 승리해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부진 탈출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유희관은 “잘 모르겠다”고 조심스러워하며 “다시 못 던지면 2군으로 가서 마음을 잡을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올 시즌도 10승을 달성한다면 좌투수로는 최초로 9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40년 역사 KBO리그 전체로 봐도 이 기록은 이강철 KT 위즈 감독(10시즌 연속)만이 거둔 상징적인 기록이다.

그러나 한 경기 호투로 장밋빛 미래를 그리기엔 그간 부진의 인상이 너무도 컸다. 이날 승리에도 올 시즌 ERA는 8.10에 달한다. 강점인 제구를 다잡고 자신감을 되찾는 게 중요하다. 두산 역대 최고 좌투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선 스스로 중심을 잡는 게 급선무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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