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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양현종-'나이스' 김광현, 결과가 아쉽다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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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양현종-'나이스' 김광현, 결과가 아쉽다 [MLB]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5.0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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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왼손 투수 둘이 나란히 꿈의 무대에 섰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그게 전부였다. 과정도 좋았고 의미도 남달랐다. 무엇보다 밝은 전망을 기약할 수 있어 더욱 뜻 깊은 등판이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이상 33)이 6일(한국시간) 동시 선발 출격했다. 양현종은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2021 미국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3⅓이닝 66구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이 6일 미네소타 트윈스전 선발 등판해 3⅓이닝 8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사진=AP/연합뉴스]

 

고대했던 선발 기회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왼손 삼총사 중 하나로 평가받은 양현종이지만 지난해 평균자책점(ERA) 4.70으로 부진하며 스플릿 계약으로 미국 땅을 밟았다.

시범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였지만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신설된 ‘택시 스쿼드(로스터 외 원정에 동행할 수 있는 명단)’에 포함된 게 불행 중 다행.

지난달 27일 LA 에인절스와 데뷔전을 치른 양현종은 4⅓이닝 2실점 호투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1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선 4⅓이닝 4탈삼진 무실점하며 선발 승격 가능성을 높였다.

33세65일째. 드디어 선발로 나설 기회를 얻었다. 텍사스 투수 중 최고령 선발 데뷔. 아리하라 고헤이의 부상으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겼고 양현종이 낙점받았다. 양현종은 왜 자신이 선택 받았는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비로 인해 경기 시간이 늦춰졌지만 양현종의 투구엔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

1회부터 탈삼진쇼가 펼쳐졌다. 바이런 벅스턴, 조시 도널드슨, 넬슨 크루스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최고 시속 91.4마일(147.1㎞) 속구는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찔렀고 체인지업은 낮게 떨어지며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냈다. 예상치 못한 슬라이더 또한 타자들의 어려움을 더했다.

양현종은 인상적인 선발 데뷔전을 치르며 로테이션 합류 전망을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2회 미치 가버에게 던진 속구가 몰리며 솔로포를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타자 호르헤 폴랑코와 맥스 케플러를 각각 체인지업, 슬라이더로 삼진아웃시켰다. 이닝 종료.

3회에도 탈삼진 2개를 곁들여 무실점 피칭을 마친 양현종은 4회 흔들렸다. 크루스와 카일 갈릭에게 연속 안타, 가버를 볼넷으로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번에도 답은 체인지업이었다. 볼카운트 2-0에서 과감한 속구 승부로 파울 2개를 만들어냈고 존보다 한참 높은 체인지업으로 폴랑코를 삼진아웃시켰다.

아쉽지만 여기까지였다. 직접 마운드에 오른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손을 내밀어 양현종과 악수를 했고 어깨를 두드리며 만족감을 표했다. 다행히 공을 넘겨받은 존 킹이 두 타자를 모두 잡아내며 양현종의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이후 팀도 추가점을 내며 3-1로 이겼다.

인상적인 투구였다. 코리안리거 중 선발 데뷔전에서 삼진 8개를 잡아낸 건 그가 처음이다. 텍사스 구단 역사에도 새로 이름을 올렸다. 3⅓이닝 동안 삼진을 8개나 잡아낸 것도, 데뷔 3경기 이내 8개 이상 삼진을 잡아낸 것도 모두 양현종이 두 번째다. 

승리를 챙기지 못했고 ERA가 2.08에서 2.25로 약간 오르긴 했으나 강렬한 인상을 남긴 만큼 잃은 것보다 수확이 훨씬 많았던 선발 데뷔전이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이 4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김광현도 상황은 비슷했다. 뉴욕 메츠와 홈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4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한 뒤 물러났다.

1회 피트 알론소에게 안타, 마이클 콘포토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케빈 필라를 2루수 뜬공, 제프 맥닐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스스로 불을 껐다.

2,3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깔끔히 막아낸 김광현은 4회 다시 한 번 실점 위기를 맞았다. 무사 만루에 몰린 것. 그러나 이번에도 의연하게 대처했다. 제임스 맥캔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타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3루수 놀란 아레나도가 균형을 잃었다. 이날 유일한 실점. 이어 요나탄 비야르에게 몸쪽으로 바짝 붙이는 속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고 알모라 주니어에겐 느린 커브를 던져 방망이를 헛돌게 해 추가 실점을 지워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위기 관리 대명사로 불렸던 류현진을 떠올리게 하는 침착함과 과감성으로 실점을 최소화해가고 있는 김광현이다.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예상보다 빠르게 강판됐지만 팀은 4-1로 이겼다.

이날 투구로 ERA 또한 3.29에서 3.06으로 낮췄다. 피안타율은 무려 0.063. 위기에서 얼마나 강한 투수인지를 입증하며 신뢰를 더욱 쌓을 수 있게 됐다.

7일엔 맏형 류현진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복귀한다. 한국 왼손 삼총사가 써낼 성공스토리에 벌써부터 야구 팬들의 가슴이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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