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6-18 15:25 (금)
IBK기업은행 김주향-육서영 "첫 봄배구, 지난 시즌 저는요..." [SQ인터뷰①]
상태바
IBK기업은행 김주향-육서영 "첫 봄배구, 지난 시즌 저는요..." [SQ인터뷰①]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5.07 1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김주향(22)과 육서영(20). 지난 시즌 화성 IBK기업은행의 '봄배구' 진출에 힘을 보탠 두 젊은 윙 스파이커(레프트)가 나란히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둘은 오는 25일 이탈리아에서 시작되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달 23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입소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시즌 좋은 성장세를 보인 덕에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열리는 전초전 격 대회에서 좋은 기회를 잡게 됐다. 올림픽 본선을 향한 경쟁력을 보여줄 쇼케이스 현장이다.

기량이 출중한 선배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체득하는 경험은 다음 시즌을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 분명하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부임 이래 첫 호출을 받은 김주향과 육서영이 스포츠Q(큐)를 통해 지난 시즌을 돌아보고 대표팀 발탁 소감을 전했다. 또 팀을 위해 더 성장하겠다며 각오를 다지는 일도 잊지 않았다.

2020~2021시즌 IBK기업은행은 3년 만에 플레이오프(PO)에 올랐다. 지난 세 시즌 변화가 많았다. 창단과 동시에 팀을 명문 반열에 올린 이정철 전 감독이 물러나고 김우재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 시즌 결국 봄배구 무대를 밟으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김주향과 육서영은 김 감독이 IBK기업은행에 남긴 유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유계약선수(FA)로 합류한 표승주와 함께 주전급으로 활약하며 상대 목적타 서브를 견뎌냈다. 데뷔는 김주향이 2년 빠르지만 IBK기업은행에 들어온 시기는 같다. 지난 두 시즌 서로 경쟁하며 차근히 성장했다.

[사진=육서영 제공]
김주향(왼쪽)과 육서영이 여자배구 대표팀에 선발됐다.

- 김주향 선수는 데뷔 시즌 수원 현대건설에서 PO에 진출했지만 많이 뛰진 못했다. 주전급으로 도약한 뒤 사실상 첫 봄배구였다고 볼 수 있다. 치러보니 어땠나.

김 : "떨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1차전 때 긴장을 많이 한 탓인지 잘 보여주지 못했다. '정규시즌과 똑같다'고 스스로를 다독인 덕에 2차전부터 나아진 것 같다. 승부를 3차전까지 끌고 갔는데, 이기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 육서영 선수는 데뷔 2년 만에 처음 봄배구를 치렀다. 

육 : "오히려 정규시즌보다 PO 때 덜 떨렸던 것 같다. PO는 그날의 컨디션이 중요하지 않나. 이 경기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스스로 실망하고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선지 긴장보다는 설레기도 했고, 좀 더 자신  있게 했던 것 같다."

"2차전 때 듀스를 만들기 위해 투입된 적이 있다. 그때는 심장이 빨리 뛰었다. 점수를 내고 (표)승주 언니와 다시 교체돼 나가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게 카메라에 잡혔다. 내가 점수를 못내도 다음이 있다고 생각하고, 언니들을 믿고 과감하게 공격했다."

- 김주향 선수는 6라운드 대전 KGC인삼공사전에서 개인 최다득점(25점)을 기록하며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커리어 최고의 경기이지 않았을까. 가장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김 : "인삼공사전에선 생각보다 점수를 많이 내 나도 놀랐다. 지난 시즌에는 그 경기가 가장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 흔들릴 때도 많았지만 언니들이 도와줘서 가면 갈수록 흔들리는 순간이 줄어들지 않았나 싶다."

"조바심 내기보다 상황을 받아들인 게 반등 요인인 것 같다. 시즌 초반에는 스스로 불안해서 실수도 많았고 교체도 되면서 자신감을 잃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자신감도 생기고 출전시간도 늘었다."

[사진=육서영 제공]
[사진=육서영 제공]

- 특히 시즌 중반 이후 리시브가 좋아졌다는 평가도 따랐다.

김 : "시즌이 지날수록 마음이 편해졌다. 실수해도 '다시 하면 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차피 서브는 내게 올 것이고 실수도 내가 하는 것이니, '실수해도 다시 잡고 보내주면 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리베로 (신)연경 언니가 옆에서 많이 도와줘 고맙다. 실수했을 때 자세를 고쳐준다든지, 내 마음이 급할 때 컨트롤 해준다."

- 직전 시즌과 비교하면 리시브뿐만 아니라 블로킹과 디그 등 수비에서 기록이 향상됐다. 스스로도 성장했다고 느끼는지?

김 : "스스로는 많이 못 느꼈는데, 주변에서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 뛰면 뛸수록 적응한다랄까. 많이 받고 많이 때릴수록 더 잘되는 걸 느꼈다. 주전으로서 두 번째 시즌이라 마음이 좀 더 편해진 게 큰 것 같다."

- 아무래도 미들 블로커(센터)로 시작했다보니 프로에 온 뒤로는 리시브를 보완하는 게 과제였다.

김 : "고등학교 때는 키(180㎝)가 커 센터 공격을 맡았다. 현대건설에는 키도 크고 잘하는 센터 언니들이 많았다. 자연스레 레프트로 전환했다. 고등학교 때 레프트 공격을 한 적은 있지만 리시브를 많이 받지는 않았다. 레프트는 서브를 먼저 받아줘야 하니 리시브는 배구를 그만둘 때까지 제일 큰 숙제다."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한 뒤 지난 2년 동안 김주향은 주전급으로 뛰며 성장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 기업은행으로 온 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김 :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참 다사다난했다. 기업은행으로 간다고 들었을 때 현대건설에서 정이 많이 든 터라 아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김우재) 감독님이 뽑아주신 거다보니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으로 왔다."

- 육서영 선수 역시 2년차를 맞아 본격적으로 기용됐다.

육 : "확실히 신인 때보다는 안정감이 생겼지만 흔들릴 때 대처법은 여전히 찾고 있다. 전반기에는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컸고, 기회도 많이 잡았다. 중반부터 흔들렸고, 후반에 잘 안 됐다."

"(표)승주 언니에게 미안했던 시즌이다. 시즌 후반에는 갑작스레 교체로 들어갈 때가 많다보니 많이 흔들렸다. 언니가 너무 큰 책임감을 안고 갔다. 언니 무릎이 안 좋아서 나왔을 때 내가 더 잘해서 부담을 덜어줘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같다."

"지난 시즌에는 언니가 리시브도 많이 받고, 언니가 없을 때 불안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다음 시즌부터는 승주 언니가 코트에 없어도 더 잘할 수 있게 준비할 것이다." 

- 같은 포지션 선배 표승주, 김주향에게 배우는 점이 있을 것 같다.

육 : "승주 언니에게는 기술보다도 멘탈 관리 면에서 많이 배운다. 코트 안에서 선배가 후배에게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배운다. 주향 언니랑 같이 코트에 있을 때는 우리 모두 리시브에 자신 있는 편은 아니다보니 불안할 때가 있었다. 언니가 선배답게 조금 더 책임감 있게 하려는 게 느껴졌다."

"PO 때 후배 (최)정민이가 들어왔을 때 나도 언니들을 보고 배운대로 중심을 잡아주려고 노력했다."

데뷔 2년 만에 많은 출전시간을 확보한 육서영의 성장세 역시 눈에 띈다. [사진=스포츠Q(큐) DB]

- 한편으론 언니들과 비교해 자신만이 갖는 강점도 있다. 아무래도 과감하게 공격하는 편이지 않나.

육 : "팬들이 '대범하다'고 하시는데, 겁 없이 때린다기 보다는 사실 긴장도 많이 된다. 우리 팀 리시브가 좋지 않은 편이라 2단 공격이 많다. 그래서 더 과감해지지 않았나 싶다. 어차피 넘겨줄 공이라면 네트에 걸리더라도 일단 때려보자는 생각이 많다. 다른 언니들이 안전하게 간다면 나는 웬만하면 때리려고 한다."

"그래서 범실이 많은데 그게 나의 부족한 점이다. 한편으로는 '생각 없이 공격한다'는 말을 듣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팅된 공보다는 2단 공격에 자신 있다. 세팅 된 공은 잘 넣어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더 긴장된다. 반면 2단 공격에서 점수를 내면 느끼는 쾌감이 상당히 크다. 성취감은 물론 언니들의 '고맙다'는 표현도 기분 좋다."

- 후배 최정민이 겁 없이 플레이하더라. 신인 때 본인도 그런 평가를 받았는데.

육 : "처음에는 신인 때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성향은 조금 다르다. 나처럼 힘으로 때리기 보다 (정민이는) 점프가 높아 위에서 타점 잡고 때리는 스타일이다. 내가 데뷔한 시즌에는 팀 성적이 좋지 않아 분위기 반전을 위해 들어갈 때가 많았는데, 잘 풀리지 않을 때도 많았다. 정민이 역시 상대적으로 경기가 어려울 때 들어왔지만, 나보다 보여준 게 많은 것 같아 앞으로 기대된다."

- 비시즌 서브에 집중했다고 들었다. 성과가 있었나?

육 :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스파이크 서브를 하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 팀에 강서브를 넣는 사람이 없다보니 나라도 때려야겠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점수는 많이 못냈지만 신인 때보다는 범실이 줄었고, 잘 되는 날은 효과도 있었다고 본다. 그러니 발전한 것 아닐까.(웃음)"

*김주향-육서영 인터뷰 ②편에서 이어집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