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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김주향-육서영 "첫 라바리니호, 제 목표는요..." [SQ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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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김주향-육서영 "첫 라바리니호, 제 목표는요..." [SQ인터뷰②]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5.08 2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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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김주향(22)과 육서영(20). 지난 시즌 화성 IBK기업은행의 봄배구 진출에 힘을 보탠 두 젊은 윙 스파이커(레프트)가 나란히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김주향은 3년만에 태극마크를 달게 됐고, 육서영은 생애 최초로 성인 대표팀에 입성했다. 처음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부름을 받았다는 건 한편으로 예상 밖 발탁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오는 25일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5주 동안 총 15경기를 소화하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는 올림픽 전초전 격 대회다. 프로배구 V리그에서 보여준 성장을 토대로 도쿄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는지 가능성을 점친다. 대표팀 막내급인 둘은 내로라하는 언니들 옆에서 배우겠다는 마음이 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험을 쌓는' 차원에 그치고 싶진 않다는데.

김주향과 육서영이 스포츠Q(큐)를 통해 각오를 전했다. *김주향-육서영 인터뷰 ①편에서 이어집니다.

[사진=KOVO 제공]
김주향(왼쪽)과 육서영(등번호 1)이 소속팀 선배 표승주(등번호 19)를 따라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부름을 받았다. [사진=KOVO 제공]

- 시즌 끝나고 어떻게 지냈나?

김 : 3주가량 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많이 놀러가진 못했지만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대표팀 훈련 스케줄이 일주일 단위로 나오는데, 주말에 쉴 때도 있고 평일에 쉴 때도 있다. 지난 1일 (표)승주 언니 결혼식에 대표팀 선수들은 아무도 가지 못했다. 선수촌 밖으로 나가면 들어올 때 또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육 : "시즌 끝나고 많이 쉬고, 제주도 여행도 다녀왔다. 이후 부산에 사는 프로 데뷔 동기 안예림(한국도로공사)을 만나러 가기로 한 날이 소집일이었다. 갑자기 발탁 소식을 듣게 돼 너무 놀랐다. 기쁜 한편 (강)소휘 언니 부상으로 가게 돼 언니 걱정도 됐다."

- 스스로 태극마크를 달 거라 예상치 못했을 것 같다.

육 : "(전 국가대표) 남지연 과장님이 전화하셔서 대뜸 축하한다고 하셨다. '진짜요?'라고 반문할 만큼 어리벙벙했다. 이후 축하 전화를 많이 받았다. 오랜만에 연락 오는 사람도 많았다."

"부모님 중 어머니(서은경 씨)가 특히 좋아하셨다. 어떤 분들께선 핸드볼 선수 출신으로 알고 계신데 어머니는 흥국생명에서 미들 블로커(센터)로 뛰셨다. (이)다현(현대건설)이 어머니만큼 유명하진 않으셨지만 은퇴하실 때쯤에는 대표팀 발탁도 가능하셨다고 들었다. 사람들이 잘 모르셔서 어머니가 아쉬워하셨는데, 자신이 못 이룬 걸 대신 이뤘다고 생각하셨는지 주변에 내 자랑을 많이 하셨다. 아버지는 코로나 때문에 이탈리아에 가는 걸 걱정하시기도 했다."

- 김주향 선수는 2018년에 이어 3년 만에 VNL에 나선다. 각오가 남다를 터.

김 : "그때는 1경기 뛰었나? 거의 출전하지 못했다. 돌아보면 워낙 잘하는 언니들이 많다보니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 도움이 됐으니 좋은 경험이었다."

"아직 라바리니 감독을 만나보진 못했지만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아 기대된다. 공격 분배도 다양하게 가져가며 외국 팀처럼 플레이한다고 들었다. 배울 게 많을 거라며 열심히 하라고 한 분들이 많다. 다른 것보다도 언니들 보고 하나라도 더 배워가는 게 제일 큰 목표다. 또 3년 전보다 더 많은 경기에 뛰고 싶다."

대표팀에서 막내급인 김주향과 육서영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성장할 것을 다짐했다. [사진=육서영 제공]
대표팀에서 막내급인 김주향과 육서영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성장할 것을 다짐했다. [사진=육서영 제공]

- 소속팀 포지션 경쟁자 표승주, 육서영과 함께 대표팀에 왔다. 둘에게 배우고 싶은 점은?

김 : "(육)서영이는 늘 기죽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는 강심장을 가졌다. 나도 어리긴 하지만 내가 갖추지 못한 그 패기를 배우고 싶다. (표)승주 언니는 아무래도 노련하다. 나도 빨리 그런 경험을 쌓고 싶다."

- 육서영 선수는 성인 대표팀이 처음이다.

육 : "(김)연경 언니처럼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보니 처음에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자신감이 떨어졌다. 주눅들까 걱정했는데, 언니들이 도와줘 점점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내가 뛰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리그에서처럼 자신 있게 해 많이 득점하고 싶다. 여기서 한 가지라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눈도장을 한 번이라도 더 찍어야 앞으로도 대표팀에 올 수 있을 것이다."  

- 대표팀에서 막내다. 가장 친한 선수는?

육 : "아무래도 언니들보다는 동기인 (이)다현이가 더 편하다. 대표팀 구성이 전반적으로 어려졌다. 소속팀 언니들뿐만 아니라 다른 팀 언니들도 '대표팀에 들어오면 모두가 한 팀'이라는 느낌으로 잘 챙겨주셔서 적응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 이제 서남원 신임 감독 지도를 받게 된다. 기대되는 점은?

김 : "전에는 인연이 없었고, 대표팀 들어오기 전에 한 번 뵀다. 아직은 나도 감독님을 잘 모르고, 감독님도 나를 잘 모르신다. 앞으로 알아가야 한다."

육 : "들어오기 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지도할 때 선수들 한 명 한 명 동작 하나씩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고 들었다. 운동할 때는 운동하고, 쉴 때는 쉬게 해주시는 스타일이라고도 들었다. 물론 직접 겪어봐야 알겠지만."

[사진=대한민국배구협회 제공]
육서영(앞줄 왼쪽 두 번째)과 김주향(앞줄 오른쪽 첫 번째)은 처음 승선한 '라바라니호'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 특히 IBK기업은행 팬들의 기대를 모은다. [사진=대한민국배구협회 제공]

- 좌우명이 인상적이다. 김주향 선수는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 육서영 선수는 '실패를 두려워 하면 성공할 수 없다'라고. 좌우명대로 잘 나아가고 있는 걸까. 

김 : "그렇지 않을까. 열심히 하다 보면 더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웃음)."

육 :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인 때보다는 더 나은 2년차를 보냈다. 뭐든지 두려워하는 순간 이룰 수 없게 되는 것 같다. 조금씩 이겨내고 있다."

- 다음 시즌 각오가 궁금하다.

김 : "리시브효율을 더 높이고 싶다. 앞서 35%를 목표로 했는데, 쉽지 않았다." 

육 : "지금껏 자신 있게 해왔다면 앞으로는 더 디테일을 살리고 범실을 줄여 완성도 높은 선수가 되고 싶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김 : "늘 열심히 노력하고 성실해서 주어진 기회를 살릴 줄 아는 선수."

육 : "언제나 책임감 있게 열심히 잘하는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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