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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아길레온 재선, K리그 마스코트 반장 선거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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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아길레온 재선, K리그 마스코트 반장 선거 톺아보기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1.05.1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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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수많은 이슈를 낳았던 4.7 재보궐 선거가 끝났고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시점, 축구계에서 치열한 선거판이 벌어졌다. 제2회 2021 K리그 마스코트 반장 선거다.
 
K리그 1·2 22구단 마스코트가 총출동해 자웅을 겨루는 선거는 100% 팬 투표로 이뤄져 의미를 더한다. 지난달 24일 시작된 선거는 지난 4일 라이브 개표 방송을 끝으로 11일간 숨막히는 레이스를 펼쳤다. 이번 투표엔 총 2만 749명이 참가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67%나 증가한 수치다. 그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지난 4일 열린 2021 K리그 마스코트 반장 선거 개표식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4일 열린 2021 K리그 마스코트 반장 선거 개표식.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후보 단일화

사전 작업부터 치열했다. 복수의 마스코트를 보유한 몇몇 구단은 입후보 등록 기간 내부 경선을 통해 후보를 단일화했다. 
 
시작은 서울 이랜드FC였다. 지난달 1일 단일 후보 선출을 두고 발 빠른 자체 경선을 진행했다. 근본당 레울과 츄르당 레냥이 경쟁을 벌이는 구도. 결국 ‘근본론’을 중시한 보수파 레울이 혁신을 무기로 내세운 개혁파 레냥을 꺾고 최종 후보가 됐다. 
 
대구FC는 지난 선거에서 빅토 대신 리카를 후보로 미는 단일화 전략으로 재미를 봤다. 이번 선거 역시 마찬가지로 우리가대구당 전당대회를 실시, 단일화 후보를 결정했다. 선수단, 임직원 대상 투표와 마스코트 공식 SNS에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한 결과, 리카가 2년 연속 대구의 얼굴이 됐다. 
 
충남 아산과 전북 현대도 비슷했다. 아산은 지난해 붱붱이가 티티를 꺾은 뒤 최종 6위를 기록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올해는 티티가 경선에서 붱붱이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전북에선 나이티가 서치를 누르고 대표로 올라섰다.
 
# 성형 & 뉴 페이스 전략
 
울산 새 마스코트 미타 [사진=울산현대축구단]
울산 새 마스코트 미타. [사진=울산 현대 제공]

선거 기간에 돌입하자 지난해와 외관이 달라진 후보들이 속출했다. 실제 정치판에서도 거물급 인사들은 이미지 메이킹을 중시하는데 캐릭터들도 단장에 여념이 없었다. 이번 선거에선 제주 유나이티드 감규리, 성남FC 까오, FC안양 바티, 이랜드 레울 등이 이미지를 확 바꿨다. 

대다수가 친숙한 이미지를 내세우는데 중점을 뒀다. 기존의 선이 굵고 우직한 모습에서, 눈을 줄이고 동글동글한 얼굴형으로 외모를 리뉴얼했다. 하지만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7위 감규리, 13위 바티는 각각 13위, 20위로 미끄러졌다. 8위였던 까오는 성형 부작용으로 급격히 추락해 꼴찌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해 21위였던 레울은 들랐다. 6위로 점프해 자존심을 세웠다. 
 
리터칭 수준이 아니라 뉴페이스로 나타난 마스코트도 다수였다. 전북은 봉황을 형상화한 초아와 초니가 구단 레전드 이동국과 더불어 지난 시즌 은퇴했다. 나이티가 초아, 초니를 대신했다. 울산 역시 기존 호랑이 마스코트 건호를 대신해 5기 마스코트로 취임한 미타가 첫 선을 보였다. 나이티는 4위, 미타는 5위로 선전했다. 어설픈 이미지 쇄신보단 기존 세력을 숙청하고 새 인물을 앞세우는 편이 낫다는 교훈인 걸까.
 
# 동맹 & 격려 운동
 
선거가 중반쯤 접어들자 각 후보는 순위 도약을 위해 바쁜 움직임을 보였다. 까오는 초반 20위대에 머무르자 탄천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 있는 레울과 연대했다. 레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선거 중반 5~6위권에 진입하자 박차를 가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유티와 ‘경인 동맹’을 맺고 스퍼트를 노렸다. 레울 지지 성향 분석에서 인천 유권자들이 9.1%를 차지하며 동반자로 자리했다.
 
지난해 부반장이었던 유티는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하자 또 다른 동맹군인 부천FC 헤르를 포섭했다. 인천과 부천은 같은 지역번호(032)를 쓴다. 그러나 이는 전략의 실패였다. 각 팀 지지 성향 분석에서 양 구단 팬이 차지한 비중이 높지 않았다. 7000 중반대 득표에 그치면서 헤르가 16위, 유티가 17위로 선거를 끝냈다. 
 
선수와 감독, 유명 인사 등이 지지 메시지를 보낸 건 흥미로웠다. 강원FC 김대원은 마스코트 홍보 영상에 깜짝 등장해 강웅이에게 힘을 실었다. 전남 드래곤즈 전경준 감독,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은 영상에 출연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울산은 배우 박원상, 가수 조권, 개그맨 이상준 등 연예인들의 미타 격려 운동을 펼쳤다. 레울은 올리브스튜디오 소속 유명 인기 캐릭터 코코몽의 공개 지지를 받았다. 
 
# ‘어반아’, 수원 아길레온 재선
 
2대 반장으로 뽑힌 수원 삼성 아길레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대 반장으로 뽑힌 수원 삼성 아길레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시즌 반장은 수원 삼성 아길레온이었다. 1만7576표로 2위 리카를 1490표 차이로 따돌리고 초대 반장에 당선됐다. 카카오 프로젝트 K리그 랜선 운동 강사, 연맹 콘텐츠 다수 참여 등 바쁜 활동을 이어갔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가 대부분 무관중으로 진행된 탓에 부임 직후 레임덕에 직면했다. 

따라서 재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초반 분위기를 주도한 쪽은 포항 쇠돌이와 전북 마이티였다. 하지만 ‘샤이 그랑(수원 팬을 지칭)’이 튀어나오면서 투표 기간 중반인 4월 29일부터 표차를 3000~4000표 이상 벌리는데 성공했다. 경쟁 후보들의 견제가 심했지만 팬덤이 막강한 수원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끝까지 수위를 지켰다. 지지 성향 분석에서 수원 팬이 78.7%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고, 2위 쇠돌이와도 약 5000표 차이 나는 2만8788표를 획득, 재선에 성공했다.
 
‘어반아’, 어차피 반장은 아길레온이라는 진리를 이번 선거에서 또 한 번 입증한 셈. 올 시즌 코로나19로 고생 중인 K리그 팬들에게 특별 재난 지원공 증정을 하겠다는 주요공약을 잘 지켜낼 수 있을지, 아길레온이 내년 3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벌써 귀추가 주목된다.
 
# 수원 표심을 잡아라
 
순위권 후보들에게 주요 포인트는 수원 삼성 표심 잡기였다.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는 1일 1회, 1회 3명에게 투표해야 한다. 리그 내 지지 팬덤이 가장 두껍기로 소문이 난 수원 팬들 마음을 훔쳐 떨어지는 표를 받아먹는 게 하나의 전략이었다. 지난해 수원FC 장안 장군이 남는 표를 활용해 4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쇠돌이와 리카가 부반장에 오른 이유도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후보별 지지 성향 분석에서 쇠돌이 전체 득표 수 45% 가량을 수원 팬들이 책임지며 포항 팬 지지(31.8%)를 앞섰고, 리카 역시 비슷한 영향을 받았다. 사실상 수원 삼성이 '부반장 메이커'였다.  
 
선거 초반 상위권에 있던 나이티는 역풍을 맞았다. 수원과 전북 양강 대립 구도 아래서 독자 노선을 탔고, 아길레온 지지층들이 나이티에게 표를 주지 않았다. 그 결과 깜깜이 기간 전까진 3위를 고수했으나 이후 득표가 부진해 부반장 자리를 놓치고 말았다. 
 
미타는 수원 손을 늦게 잡았다. 지난달 29일 울산 수비수 홍철이 구단 공식 영상에 출연, 아길레온의 독주를 인정하고, "미타를 부반장으로 밀어 달라"고 호소했다. 전 수원 출신 홍철의 요청을 접한 수원 팬들이 미타를 밀어줬다. 선거 초반 9위였던 미타는 빠르게 치고 올라 5위로 대선을 마쳤다. 일찍이 '아길레온 코인'을 탔더라면 충분히 요직을 차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올 시즌 마스코트 임원진으로 선출된 수원 아길레온과 포항 쇠돌이, 대구 리카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1 임원진으로 선출된 마스코트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1 K리그 마스코트 반장 선거는 지난해보다 이슈가 많았고 흥행까지 성공했다. 열하루 동안 현실 선거에 버금가는 치열한 레이스로 숱한 스토리를 생산한 덕분이다. 이제 임원으로 선출된 아길레온, 쇠돌이, 리카가 일을 잘하는지 지켜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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