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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빈·정인 프로야구 첫 형제 선발 맞대결, 타종목 대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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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빈·정인 프로야구 첫 형제 선발 맞대결, 타종목 대표는?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5.1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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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형 김정빈(27·SSG 랜더스)이 동생 김정인(25·키움 히어로즈)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KBO리그(프로야구) 사상 처음 형제간 선발 투수 맞대결이 성사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 선수는 9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프로야구 경기에 나란히 선발 등판했다. 김정빈은 3이닝 동안 두 차례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반면 김정인은 불안한 수비 탓에 3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김정빈이 판정승을 거둔 셈이다. 경기는 SSG가 4-3으로 이기며 더블헤더를 연승으로 장식했다. 

프로야구 출범 이래 40년 동안 형제가 같은 경기에 뛴 사례는 많았지만 각 팀을 대표하는 선발 투수로 등판해 서로를 상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큰 관심을 받은 만큼 두 선수 역시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날이 바로 어버이날이었고, 경기 당일은 아버지의 환갑 생일이라 의미를 더했다. 아버지가 현장을 찾진 않았지만 TV 중계를 통해 자신이 프로로 키워낸 두 아들의 맞대결을 지켜봤다고 한다.

김정인(왼쪽)-김정빈이 프로야구 40년 역사 처음으로 형제간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김정빈(오른쪽)-김정인이 프로야구 40년 역사 처음으로 형제간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형 김정빈은 좌완, 동생 김정인은 우완이다. 두 살 터울인 형제는 무등중-화순고를 나란히 졸업하고 프로에 입문했다. 군 복무도 둘 다 상무에서 마쳤다. 2019년 먼저 전역한 김정빈은 지난해부터, 지난해 전역한 김정인은 올해부터 기회를 얻었고 이날 첫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김정빈은 경기 전 구단을 통해 "설레지만 긴장된다"며 "정인이는 가족이고 동생이지만 야구에서는 지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김정인 역시 "어렸을 때 (프로에 진출해) 맞대결하자고 농담했는데, 실제로 이뤄질 줄 몰랐다"며 "팀 승리를 위해 집중하겠다"고 맞섰다.

김정빈은 제구 난조로 매 이닝 만루 위기를 겪었지만, 실점은 막았다. 공 70개로 3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한 뒤 4회 장지훈에게 바통을 넘겼다.

동생 김정인은 3회 동안 공 76개를 뿌려 3실점하고 물러났다. 1회 홈런을 맞았고, 3회에는 불규칙 바운드에 따른 수비 실수가 겹쳐 추가실점하는 등 고전했다. 그래도 6회 동점이 되면서 패전은 면했다.

SSG 랜더스 최정-최항 형제. [사진=연합뉴스]
SSG 랜더스 최정(오른쪽)-최항 형제. [사진=연합뉴스]

지금껏 KBO리그에는 지난해 9월 13일 나란히 홈런을 친 최정-최항(이상 SSG) 외에도 수많은 형제 선수가 있었다.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 소속 양승관-양후승 형제가 사상 최초로 같은 유니폼을 입고 같은 경기에 출전했고, 롯데 자이언츠 윤동배-윤형배 형제는 총 5차례 같은 날 공을 던졌다. 정명원(당시 태평양 돌핀스)-정학원(당시 쌍방울 레이더스) 형제는 1995년 형제 투타 대결을 벌였다.

2016년 박세웅(롯데 자이언츠)-박세진(KT 위즈)이 각각 선발투수, 구원투수로 만난 적도 있다. 지난해에는 유원상(KT)-유민상(KIA 타이거즈) 형제가 투수와 타자로 격돌했다. 김범수(한화 이글스)-김윤수(삼성 라이온즈)는 형제 최초로 같은 날 패전 멍에를 썼다.

조동화-조동찬 코치는 각각 SSG와 삼성에서 활약했다. 박건우와 장원준(이상 두산 베어스)은 처남과 매형 관계이기도 하다.

허웅(왼쪽)-허훈 형제가 1년 8개월 만에 코트 위에서 격돌했다. [사진=KBL 제공]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허웅(왼쪽)-허훈 형제. [사진=KBL 제공]

프로야구와 양대산맥으로 통하는 K리그(프로축구)에선 홍정남-홍정호(이상 전북 현대) 형제가 대표적이다. 둘은 2018년부터 한솥밥을 먹고 있다. 이창근(김천 상무)-이창훈(시흥시민축구단)도 함께 제주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은 적이 있다. 지난 시즌에는 각각 상주와 안산 그리너스에서 주전급으로 뛰었다.

하대성(전 FC서울)-하성민(경남FC)은 미드필더, 이범영(전북)-이범수(강원FC)는 골키퍼로 포지션이 같아 팬들 시선을 끌었다. 또 일본 출신 와다 아츠키-와다 토모키 형제가 나란히 서울 이랜드FC에서 외국인선수로 몸 담은 적도 있다.

동계스포츠로 넘어가면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형제 스타로 허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아들 허웅(원주 DB)-허훈(부산 KT)을 꼽을 수 있다. 2019~2020시즌 허웅은 인기상, 허훈은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했고, 이번에 국가대표팀 예비명단에 함께 승선했다. 2010년대에는 이동준-이승준, 문태영-문태종 형제가 이름을 알렸다.

프로배구에선 각각 해설위원과 국가대표 미들 블로커(센터)로 활약 중인 한유미-한송이(대전 KGC인삼공사) 자매가 유명하다. 학폭 논란에 휘말리며 선수생활 위기를 맞은 이재영-이다영(이상 인천 흥국생명) 쌍둥이는 V리그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이민규(안산 OK금융그룹)-이민욱(수원 한국전력) 형제는 모두 세터다. 2017~2018시즌에는 마르코 페레이라-알렉산드리 페레이라(알렉스) 형제가 각각 OK저축은행(OK금융그룹 전신),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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