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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 더비? 수원삼성 유스 정상빈이 답했다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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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 더비? 수원삼성 유스 정상빈이 답했다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5.1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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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수원 삼성이 전북 현대와 이른바 '백승호 더비'에서 유스로 답했다. 수원 자유스 매탄고 출신 정상빈(19)이 K리그1(프로축구 1부) 4연패에 빛나는 전북의 무패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수원은 9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선두 전북과 2021 하나원큐 K리그1 14라운드 방문경기에서 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3-1로 이겼다. 

2017년 11월 19일 3-2 승리 이후 3년 6개월 만에 전북을 꺾었다. 전북전 10경기 무승(2무 8패) 고리를 끊어냈다. 최근 3경기 무패(2승 1무)를 달리며 4위(승점 22)로 점프했다. 특히 올 시즌 개막 이래 13경기(8승 5무) 동안 지지 않은 전북에 첫 패배를 안겼다. 전북은 최근 4경기 연속 무승(3무 1패) 부진에 빠졌다. 또 2017년 11월 19일 수원에 패한 이후 처음 홈에서 지기도 했다.

백승호 영입을 두고 마찰을 빚었던 수원과 전북이 만난 이 경기는 '백승호 더비'로도 불렸다. 수원 매탄중 진학 후 바르셀로나(스페인)로 진출하면서 수원과 맺은 합의서로 논란을 빚다 최근 원만한 합의에 이른 백승호가 선발 출전해 눈길을 끌었는데, 경기 후 스포트라이트는 온통 정상빈에게 쏟아졌다.

수원삼성 유스 출신 정상빈이 전북을 완파하는데 앞장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삼성 유스 출신 정상빈이 전북을 완파하는데 앞장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은 강한 전방 압박으로 전북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했다. 전반 전북은 이용의 중거리슛 외에 유효슛을 만들지 못했다.

수원은 후반 17분 선제골을 넣었다. 역습 상황에서 김민우의 침투패스를 받은 정상빈의 오른발 슛이 전북 골키퍼 송범근에 막혔지만 튀어 나온 공을 쇄도하던 고승범이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후반 20분에는 최성근이 빼앗은 공을 김민우가 다시 정상빈에게 배급했다. 오프사이드 라인을 뚫은 정상빈이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어 후반 26분 왼쪽 중원에서 이기제가 강력한 왼발 중거리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북은 후반 45분 득점 1위 일류첸코가 페널티킥으로 9호골을 신고하며 추격하는데 그쳤다.

이날 정상빈은 결승골을 터뜨린 것은 물론 선제골도 간접적으로 도왔다. 올 시즌 9경기에서 4골째 뽑아냈다. 2018시즌 강원FC에서 24골을 몰아치며 '소양강 폭격기'라는 별명을 얻었던 외국인선수 제리치보다도 중용되고 있다. 공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거침없이 침투한다.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과 동료들과 연계플레이, 정확한 피니시까지 2002년생이 맞나 싶다. 

지난해 1999년생 송민규(포항 스틸러스)가 혜성 같이 등장해 10골 6도움을 터뜨리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면, 올해는 정상빈이 유력한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떠올랐다.

백승호가 수원 삼성을 상대로 선발출전해 이목이 집중됐지만, 경기가 끝나고 스포트라이트는 정상빈에게 쏠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건하 수원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따로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경기장에서 보여주고 있다. 득점력도 좋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데뷔했지만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최전방 공격진과 속도를 잘 맞추고 있어 계속 경기에 투입하고 있다. 어리기 때문에 앞으로 장래가 더 밝다. 믿음을 가지고 출전 기회를 계속 주고 있다"며 "정상빈의 득점은 감독으로서도 감사하다. 선수 역시 골을 통해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상빈은 "전반에는 힘들었지만 형들이 잘 버텨줬고, 득점 기회를 잘 잡아서 이길 수 있었다"는 말로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2002년 태어난 '월드컵둥이' 정상빈은 2002년 4강 전사 가운데 안정환을 가장 존경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정환 선배님은 창의적 플레이에 능하고 골결정력도 뛰어나셨다"며 "이번 시즌 데뷔전에서 골을 넣는 게 목표였는 데 이뤄냈다. 이제 올해 공격포인트 10개를 쌓는 게 새로운 목표"라고 선언했다.

박건하 감독이 이끄는 젊은 수원이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명가 부활을 알리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은 이번 시즌 디펜딩챔프 전북을 비롯해 2위 울산 현대(3-0승), 6위 포항(3-0 승)까지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하는 강팀들을 연거푸 잡았다. 지난 시즌 말미 박건하 감독이 부임한 뒤 승률 50%(4승 2무 2패)를 달성하며 반등했고, ACL에서도 국내파로 똘똘 뭉쳐 8강에 오르며 투혼을 보여줬다. 이번 시즌 경기력은 완전 물올랐다.

그동안 외부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하기보다 자유스를 콜업해 키워냈지만 한편으로 '삼성' 이름값에 걸맞지 않는 이적시장 행보로 팬들의 지탄을 받아왔다. 성적이 하락하며 우승권과 멀어졌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리얼블루' 기조가 제대로 빛을 발하고 있다. 정상빈 외에도 지난 시즌부터 활약하며 국가대표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윙백 김태환과 중원에 힘을 싣고 있는 강현묵, 최전방 공격수 김건희까지 매탄고 출신 젊은 선수들이 맹활약하며 방탄소년단(BTS)에 빗댄 '매탄소년단'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공교롭게 수원 도움을 받고 유럽 유학을 떠나 이름을 알렸지만 이후 구단과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백승호가 선발 출전한 전북을 상대로 자신들이 길러낸 정상빈을 앞세워 완승을 거둬 흥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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