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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 부상-이대호 포수 기용, 조급한 롯데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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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 부상-이대호 포수 기용, 조급한 롯데 괜찮을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5.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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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야수들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대호는 포수 마스크까지 썼다. 이 가운데 무리하게 경기에 나서던 신예 투수는 어깨가 고장났다.

개별 사건으로 생각해보면 프로야구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장면들이지만 이것이 모두 한 팀에서 리그 초반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은 생각해볼 문제다.

롯데 자이언츠는 10일 불펜에서 활약하던 우투수 최준용(20)의 부상 소식을 알렸다. 지난 8일 삼성 라이온즈 원정경기에서 투구한 뒤 어깨 통증을 느꼈고 정밀 검진 결과 어깨 회전근개 중 하나인 견갑하근 파열 소견을 받았다는 것. 롯데 팬들로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롯데 자이언츠 2년차 투수 최준용이 어깨 부상으로 최소 8주 이상 이탈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최준용은 2020년 롯데 1차 지명을 받은 미래가 창창한 투수다. 지난해 7월 1군에 콜업돼 가능성을 보였다. 팀 내에서 더 많은 역할도 부여받았다.

최준용은 롯데가 치른 30경기 가운데 절반 가까운 14경기에 출전했다. 17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ERA) 4.15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신인상 후보 자격 기준(30이닝)보다 ⅓이닝을 덜 던져 올 시즌 최고 신인 자리에 도전해볼 만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날개가 꺾였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구승민, 박진형 등과 함께 마무리 김원중을 받치는 역할을 맡기려 했는데 구승민과 박진형이 부진했고 선발도 무너지는 일이 많았다.

최준용의 어깨가 점점 무거워졌다. 점점 어려운 상황에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고 투구수도 20개를 넘기는 일도 적지 않았다. 2이닝 경기를 포함해 1이닝을 초과한 경우도 5차례나 있었다. 그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들도 있었으나 2년차 투수가 감내해내기엔 적지 않은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불펜진 관리에 자부심을 나타내던 허문회 롯데 감독. 그러나 최준용의 부상 이탈로 뼈아픈 타격을 입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불펜진 체력 관리에 자부심을 나타내왔다.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잘 관리를 하겠다는 자신감이기도 했다.

이러한 일환으로 롯데는 시즌 초반 유독 야수들을 마운드에 올리는 일이 잦았다. 한 경기에 3명의 야수가 공을 던지기도 했다.

한화 이글스 등에서도 이러한 일이 발생하며 화제가 됐는데, 이미 승패가 기운 상황에서 불펜진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면에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종종 활용되는 투수진 운용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준용의 부상으로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 어깨 부상은 투수에겐 치명적이다. 다른 부위들과 달리 이전 상태로 돌아올 확률이 낮고 재활도 쉽지 않다. 더구나 최준용은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인데 어깨 부상을 겪은 투수들이 이후 구속 저하 문제를 겪는 일이 잦았다는 것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다.

이대호(왼쪽)는 8일 삼성전 포수 마스크를 쓰며 팀 승리를 지켜냈지만 롯데 상황을 들여다보면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대호는 지난 8일 삼성전에서 팀이 9-8로 앞선 9회말 포수 마스크를 썼다. 치열한 공방 속 김준태, 강태율을 모두 활용했고 포수로 나설 선수가 없었던 것. 이대호는 데뷔 후 20년 만에 포수 데뷔전을 치렀다. 

김원중과 배터리를 이뤄 실점하지 않으며 승리를 지켜내 화제가 됐다. 롯데의 승리로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마무리됐지만 돌이켜보면 이 또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모든 게 계획에서 틀어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시즌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팀을 준비시키기 보다 상황상황에 맞는 임시방편들만 늘어놓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팀 순위가 이런 정황들을 뒷받침한다.

롯데는 최준용의 복귀까지 최소 8주를 예상했다. 어린 선수이기에 회복 속도가 빠를 수 있겠지만 부상 전 컨디션과 구위를 되찾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롯데 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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