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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튼호 롯데 출발은 '삐끗', 허문회 실패서 배울 점은?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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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튼호 롯데 출발은 '삐끗', 허문회 실패서 배울 점은?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5.12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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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예정된 수순이었을까.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반환점까지 절반도 도달하지 않은 시점에 전격 사령탑 교체를 단행했다.

롯데는 11일 “래리 서튼(51) 감독이 그동안 퓨처스(2군) 팀을 이끌면서 보여준 구단 운영 및 육성 철학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세밀한 경기 운영과 팀 체질 개선을 함께 추구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감독 선임 배경을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 결정은 구단과 감독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 차이가 지속된 데 따른 것으로 이석환 대표는 그동안 팀을 이끌어 준 허문회(49)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이라고 설명했다.

11일 롯데 자이언츠 새 사령탑에 오른 래리 서튼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허문회 감독은 2020시즌을 앞두고 롯데 지휘봉을 잡았다. 성민규(39) 단장이 부임하며 직접 자리에 앉혔던 인물이다. 확고한 팀 운영 철학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시즌 중반 이후 불화설이 돌기 시작했다. 우선 성적이 기대를 밑돌았는데 팀 운영 방식에 대한 프런트와 이견으로 충돌을 일으키는 일이 잦았다. 인터뷰 중에 실언을 하기도 하고 의문점을 자아내는 경기 운용으로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성민규 단장 취임 일성에서 지난 시즌이 팀을 정비하는 시즌이라면 올해는 성적을 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당차게 시작한 롯데는 올 시즌 더욱 추락했다. 이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더욱 거셌다.

특히 성민규 단장이 영입해 온 포수 유망주 지시완을 철저히 외면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수비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2군에 내려보냈는데 김준태, 강태율 등이라고 확실히 나은 경기력을 보여준 게 아니었기에 더욱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이었다.

지난해 슬럼프에 빠진 민병헌이 2군행을 자처했을 때에도 경기 출전을 감행시켰는데, 모범 FA로 활약하던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뇌동맥류를 앓고 있었던 사실이 밝혀졌고 결국 수술대에 올라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혹사 문제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했다. 불펜에서 맹활약하던 박진형이 1년 만에 다시 이탈했고 최근 2년차 기대주 투수 최준용도 어깨에 문제가 생겨 부상자 명단에 올라 허 감독을 향한 비판의 수위가 더욱 거세졌다.

허문회 전 감독은 선수단, 프런트와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며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가장 큰 문제는 프런트는 물론이고 선수단에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던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다. 혹사 등의 문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선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이라든지 유망주나 2군 선수들을 무시하는 태도는 충분히 비판을 받을만 했다. “선수들이 납득할 만한 운용을 하겠다”는 말도 결국 신뢰를 얻지 못했다.

부임 후 1년 6개월 만에 팀을 떠나게 된 허 감독이다. 통상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게 될 땐 구단과 감독간 합의하에 자진사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번엔 달랐다. 롯데도 경질을 사실상 인정했다.

경질과 자진사임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스스로 물러나는 모양새가 되는 사임과 달리 경질은 구단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잔여 연봉을 지급하게 된다. 허 감독과 롯데는 3년 계약금 3억 원, 연봉 2억5000만 원에 계약을 맺었는데, 허 감독은 올해와 내년 연봉을 모두 수령하게 된다. 끝까지 허 감독과 롯데가 충돌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반면 서튼 감독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진다. 서튼은 3시즌 동안 KBO리그에서 뛰며 홈런왕에도 올랐던 이력이 있다. KBO리그 역대 5번째 외국인 감독이 된 그는 지도자 경력에선 가장 부족하지만 누구보다 한국 야구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감독이다.

은퇴 후 피츠버그 파이리츠 마이너 팀에서 타격 코디네이터로 일하던 서튼은 2019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산하 트리플A 팀 월밍턴 블루 락스에서 타격 코치로 재직한 뒤 지난해 한국 땅을 밟았다.

서튼 감독은 부임 첫날부터 솔선수범해 배팅볼을 던지는 등 적극적으로 감독직을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2군 감독 부임 첫 해 “좋은 선수들을 잘 성장시켜 투수와 야수 1명씩을 1군에 보내고 싶다”고 했는데, 야수 내야수 오윤석과 외야수 김재유, 투수 이승헌과 최준용을 1군에 올려 보냈다. 또 나균안과 박영완을 투수로 전향시키는 등 선수를 보는 안목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갑작스럽게 1군 지휘봉을 잡게 된 서튼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감독 데뷔전을 치렀다. 손아섭을 2번에서 5번, 전준우와 이대호를 한 칸씩 앞당긴 2,3번에 배치하고 안치홍을 4번 타자로 기용하는 등 라인업에 과감한 변화를 줬다. 2군에서 불러올린 신용수를 중견수로 선발 출전시키기도 했다. “감독으로서 철학은 정말 과감하게 공격적으로 야구하는 것”이라며 그 이유를 뒷받침했다.

자리를 옮긴 이대호와 안치홍을 멀티히트를 작성했고 신용수도 안타를 때려냈다. 7회까지 4-2로 앞서가며 승리를 챙기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투수 운용에선 결과가 다소 아쉬웠다. 선발 댄 스트레일 리가 6이닝 1실점 호투했는데, 7회초 이날 콜업된 진명호를 처음 1군 경기에 등판시켰다. 진명호는 정의윤에게 솔로포를 허용했다. 셋업맨 최준용이 부상 이탈한 가운데 팀이 4-2로 앞선 8회초엔 마무리 김원중을 조기 투입했다. 김원중은 최지훈에게 솔로포를 맞고 제이미 로맥, 추신수에게 모두 볼넷을 내준 뒤 최정에게 결승 스리런포까지 허용했다. 결국 경기는 6-7 패배.

한 경기 결과만으로 섣부른 평가를 할 수는 없다. 결과를 떠나 과감한 야구를 하겠다는 철학을 내세운 그는 그에 걸맞은 선수 기용을 했다.

다만 허문회 감독 사례에서 보듯이 이러한 철학과 결정이 선수단과 프런트의 지지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독불장군식 혹은 불통의 자세로 팀을 이끈다면 롯데의 감독 잔혹사는 마무리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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