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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잇는 황선우, 도쿄올림픽 수영 향한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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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잇는 황선우, 도쿄올림픽 수영 향한 기대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5.1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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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수영의 희망 황선우(18·서울체고)가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을 그야말로 지배했다.

황선우는 지난 16일 제주종합경기장 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1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96 세계주니어 신기록을 작성하며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1월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한국선수 최초로 세계주니어 신기록(1분45초92)을 수립했던 황선우가 6개월 만에 다시 제 기록을 0.96초 단축했다.

수영에서 주니어와 시니어를 통틀어 세계 기록을 보유한 한국선수는 황선우가 처음이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유망주의 동기 부여를 위해 2014년 3월부터 만 18세 이하(출생연도 기준) 선수들을 대상으로 세계주니어 기록을 집계해 관리하고 있다. 오는 21일 18번째 생일을 맞는 황선우는 올해까지 주니어로 분류된다.

황선우의 이날 기록은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세운 한국 기록(1분44초80)에 불과 0.16초 뒤진다.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대 기록을 낸 한국 선수는 박태환과 황선우뿐이다. 아직 미국, 호주 등 수영 강국의 대표선발전이 남아 있지만 올 시즌 FINA 세계랭킹에서도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황선우가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새로 썼다. [사진=연합뉴스]

당연히 도쿄 올림픽 A기준 기록(1분47초02)도 가볍게 넘어섰다. 이로써 48초04 한국 신기록을 작성한 자유형 100m에 이어 최소 두 종목에서 도쿄 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17일에는 남자 계영 800m와 혼계영 400m에 출전해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추후 결과에 따라 올림픽 티켓을 추가할 수 있다.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자신이 뒤를 이어 2∼4위를 차지한 이호준(대구시청), 이유연(한국체대), 김우민(강원도청)과 한 팀을 이뤄 계영 800m에 나서 7분11초45로 한국 기록을 경신했다. 2019년 FINA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가 18위를 차지했을 때 이유연-장동혁-황선우-이호준 조가 세운 종전 기록(7분15초05)을 3초60 단축했다.

계영 800m는 한 팀 네 명의 선수가 200m씩 차례로 자유형으로 헤엄쳐 순위를 가리는 종목. 대한수영연맹은 단체전에서도 올림픽 출전권 획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FINA 승인 아래 이번 대회에 남자 계영 800m 종목을 추가했고 한 팀만 레이스에 임했다. 31일까지 FINA 승인대회에서 수립된 단체전 기록 중 출전권을 이미 획득한 국가를 제외하고 상위 4개 팀 안에 들면 올림픽 티켓을 배정받는다.

황선우는 같은 취지로 진행된  혼계영 400m에서도 이번 대회 영법별 100m(배영-평영-접영-자유형 순) 종목 1위 선수인 이주호(아산시청), 조성재(제주시청), 문승우(전주시청)와 힘을 합쳐 3분35초26을 기록했다. 2019년 나폴리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 이주호-문재권-양재훈-이유연이 한 팀으로 작성한 종전 한국 기록(3분36초53)을 1초27 앞당겼다.

또 이날 자유형 50m 결승에서도 22초50으로 1위를 차지했다. 올림픽 A기준 기록(22초01)은 통과하지 못했지만 B기준 기록(22초67)은 충족, FINA 초청 여부에 따라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황선우가 도쿄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높이며 자신감을 얻은 게 큰 수확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로써 황선우는 이번 대회 자유형 100m에서 한국 신기록(48초04), 자유형 200m에서 세계주니어신기록(1분44초96)을 수립한 데 이어 이날 한국 신기록 두 개를 추가하며 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특히 이번에 자유형 200m에서 만든 기록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에 해당할 만큼 좋은 기록이다. 당시 쑨양(중국·1분44초65)이 유일하게 1분44초대 기록으로 금메달을 가져갔으니 자연스레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황선우의 메달 획득 기대감이 커진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황선우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1분44초대 기록에 들어갔다는 데 엄청나게 놀랐다"고 얼떨떨해했다. "전체적으로 레이스가 괜찮아 좋은 기록이 나오겠다 싶었는데 전광판을 보고 너무 기뻤다"고 덧붙였다.

황선우는 "내 기록만 경신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1분44초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올림픽 메달이 꿈이 아님을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이정훈 국가대표 총감독도 "사실 오늘 1분45초대 초반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 정도면 올림픽에 가서 충분히 싸워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이제는 8강(결승)이 아닌 메달 싸움을 선택해야 할 것 같다"며 목표 상향을 예고했다.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인 계영 800m 멤버로 나선 적은 있지만, 황선우에게는 도쿄 올림픽은 사실상 첫 국제대회다. 그는 "부담도 되지만 올림픽에 가서 다 보여주고 오겠다"며 "앞으로 레이스, 턴 돌핀킥, 스타트 등 모든 부분을 다 발전시켜 기록을 줄이는 데만 집중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태환은 이번 올림픽에 나서지 않는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번 대회에 박태환은 참가하지 않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공식전에 나선 건 2019년 10월 열린 전국체육대회다. 아직 은퇴를 공식적으로 밝힌 건 아니지만 올해는 선수등록조차 하지 않았다.

박태환은 대청중 3학년이자 만 14세였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한국 선수단 최연소로 처음 올림픽에 출전한 뒤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매번 출전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남자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였고, 자유형 200m에서도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은퇴)에 이어 은메달을 수확했다.

4년 뒤 런던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도 실격 파동을 딛고 은메달을 따더니 자유형 200m에서는 대회 2회 연속 은메달을 획득했다. 비록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우여곡절 끝에 리우 올림픽도 뛰었다.

박태환의 5연속 올림픽 출전은 기대할 수 없게 됐지만 황선우가 다시 한 번 한국 수영을 들뜨게 한다. 박태환이 올림픽 첫 메달을 땄던 2008년과 비교하면 한 살 어리고, 박태환이 첫 올림픽에 출전했던 아테네 대회와 비교하면 3살 많다. 키 183㎝ 수영에서 상대적 단신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한국 수영을 빛낸 박태환보다 3㎝ 큰 황선우는 이번에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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