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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올림픽 임박, 2021 VNL 관전포인트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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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올림픽 임박, 2021 VNL 관전포인트 셋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5.2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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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2021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한다. 상대적으로 젊어진 대표팀은 도쿄 올림픽 전초전을 통해 본선에 나설 옥석을 가릴 예정이다. 대회 직전 김희진, 김수지(이상 IBK기업은행) 등 그동안 주전으로 기용됐던 베테랑들이 부상으로 이탈해 어린 선수들 활약이 더 중요해졌다.

주장 김연경(상하이 유베스트)을 포함한 선수 15명과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21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회가 열리는 이탈리아 라미니로 떠났다. 대표팀은 지난달 24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 입촌해 훈련에 전념해왔다. 라바리니 감독 등 코치진은 귀국 후 자가격리를 하느라 뒤늦게 이달 13일에야 입촌했으니 이번 대회 기간 내내 조직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대표팀은 21일 현지 도착 후 적응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회복한 뒤 25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중국과 첫 경기를 시작으로 6월 21일 오전 1시 네덜란드전까지 총 15경기를 소화한다. 모든 경기는 KBSN스포츠에서 생중계한다. 

올림픽 본선 A조에 속한 FIVB랭킹 10위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케냐(24위)를 제외한 세르비아(6위), 브라질(3위), 일본(7위), 도미니카 공화국(9위) 등 조별예선에서 만날 팀들을 모두 상대하며 전력을 탐색한다.

대회를 관통하는 핵심 관전포인트는 뭘까.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도쿄 올림픽 전초전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출전을 위해 출국했다. [사진=대한민국배구협회 제공]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도쿄 올림픽 전초전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출전을 위해 출국했다. [사진=대한민국배구협회 제공]
이소영이 지난 시즌 부상 아픔을 딛고 훨훨 날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이재영 빈 자리는 이소영이 대체한다. [사진=KOVO 제공]

◆ 이재영·다영 대신할 주전은?

라바리니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올림픽 본선을 준비하면서 최종명단(12명)을 추릴 계획이다. 우선 대한민국배구협회를 통해 "올림픽 대표팀은 VNL에 참가한 선수들을 우선 대상 삼을 것"이라는 말로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가장 시급한 건 학교폭력(학폭) 논란으로 대표팀 자격을 박탈당한 윙 스파이커(레프트) 이재영과 세터 이다영(이상 흥국생명) 자리를 메울 주전 둘을 찾는 일이다. 

서른셋 나이에도 변함없는 월드클래스 기량으로 2020~2021 V리그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김연경 대각 파트너로는 이소영(GS칼텍스)이 유력하다.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 공수 만능으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트레블(3관왕)에 앞장섰다. 현재 김연경 다음으로 가장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날개공격수로 평가받는다.

라바리니 감독은 "이소영이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대표팀에선 교체로 활약했다면 이번에는 주전으로 활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주공산이 된 세터 포지션에선 염혜선(KGC인삼공사)과 안혜진(GS칼텍스), 김다인(현대건설)이 경쟁한다. 염혜선이 지난해 1월 올림픽 대륙별(아시아) 최종예선 우승에 일조하는 등 라바리니호에서 꾸준히 뛰었지만 지난 시즌 부진했고, 말미 손등과 손가락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아웃되기도 했다. 소속팀에서 풀타임 주전으로 첫 시즌을 소화한 안혜진과 김다인도 고루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바리니 감독은 부임 후 그동안 대표팀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됐던 김연경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는데 심혈을 기울여왔다. 미들 블로커(센터)를 포함한 공격수 전원을 활용하는 배구를 이식하고 있다. 경험에선 염혜선이 압도적으로 앞서지만 김다인은 센터 활용, 안혜진은 속도감 있는 토스를 갖췄다는 점에서 어필할 수 있다.

김연경이 이끄는 대표팀에 많은 변화가 있어 이번 VNL이 더 중요하다. [사진
김연경이 이끄는 대표팀에 많은 변화가 있어 이번 VNL이 더 중요하다. [사진=FIVB 제공]
▲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빠져있었던 라이트 박정아(사진)가 라바리니호에 합류한다. [사진=KOVO 제공]
김희진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박정아(사진)가 주전 라이트로 뛸 전망이다. [사진=KOVO 제공]

◆ 급작스레 발생한 김희진-김수지 공백

앞서 대표팀에 소집된 인원은 18명이었지만 VNL에서 엔트리를 15인으로 제한하면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김희진과 레프트 김주향, 센터 김수지가 제외됐다.

김희진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주전 라이트로 뛰었다. 특히 2년 전 FIVB 월드컵에서 김연경, 이재영과 성공적으로 삼각편대를 이뤘다. 이재영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올리며 김연경의 공격부담을 덜어줬다.

신장(키 187㎝)이 큰 편인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대신 스타팅라인업에 들고, 정지윤이 뒤를 받친다. 토종 거포로 통하는 그는 수비보다 공격에 강점이 있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희진이 주로 수행했던 라이트 역할은 박정아가 할 것이다. 박정아는 라이트를 소화할 수도 있고, 레프트가 해야 할 리시버 역할도 대신하는 깜짝 전술도 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지 역시 그간 양효진(현대건설)과 함께 레귤러로 나섰다. 지난 시즌 블로킹 1위에 오른 베테랑 한송이를 비롯해 박은진(이상 KGC인삼공사), 이다현(현대건설)까지 투입될 수 있다. 한송이는 레프트 출신으로 이단 연결과 리시브도 된다는 점에서 후배들보다 앞서있다는 분석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라이트는 먼저 공격에 초점을 맞춘다. 높은 볼뿐만 아니라 퀵오픈 공격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또 블로킹에도 중점을 둘 예정이다. V리그에서 정지윤(현대건설)은 센터로서 블로킹을 많이 했고 박정아도 주전으로 블로킹에 많이 참여했지만, 라이트로서 블로킹은 전술적으로도 매우 달라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다인(왼쪽)과 이다현은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사진=이다현 제공]
김다인(왼쪽)과 이다현은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사진=이다현 제공]

◆ 한다혜 김다인 육서영 이다현, 기회 잡을까

이번 대표팀에는 기존 멤버 상당수가 부상이나 컨디션 저하로 빠지면서 처음 라바리니 감독 부름을 받은 선수들도 많다. 리베로 한다혜(GS칼텍스), 세터 김다인, 레프트 육서영(IBK기업은행), 센터 이다현 등 포지션마다 한 명씩 있다.

라바리니 감독은 "육서영은 파워와 점프가 좋고, 무엇보다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강소휘(GS칼텍스), 김희진처럼 좋은 서브를 구사하는 선수들이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플로팅 서브가 아닌 스파이크 서브를 보여줄 수 있는 게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고 기대했다. 원포인트 서버나 게임 체인저로 경기 흐름을 바꿨던 강소휘 역할을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리베로 자리에선 '디그여왕' 김해란(흥국생명)이 은퇴한 뒤 임명옥(한국도로공사)과 오지영(GS칼텍스)이 올림픽에 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리시브와 디그 1위를 차지한 임명옥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한다혜가 기회를 잡았다. 공교롭게 오지영이 이소영 자유계약선수(FA) 이적 보상선수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소속팀 경쟁자끼리 대표팀에서도 리베로 라인을 책임지게 됐다.

라바리니 감독은 "한다혜는 리시브에 강점을 가졌는데, 리베로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우리 가 추구하는 빠른 플레이를 위해선 첫 리시브가 잘 돼야 하고, 특히 사이드 아웃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좋은 리시브는 필수적"이라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이다현과 김다인에 대해선 "이다현은 점프가 좋고 파워가 있다. 국제적인 수준에서 그렇게 큰 키(185㎝)는 아니지만, 블로킹에서 좋은 기술과 타이밍을 보여줬다. 김다인은 좀 더 색다른 플레이를 한다는 점, 반격 상황에서 센터를 사용하는 위험을 감수한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본인 또한 빠른 스타일 배구를 선호해 내가 추구하는 플레이와 어느 정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다현 역시 스포츠Q(큐)와 통화에서 "감독님이 하려는 배구가 내가 추구하는 배구 색깔과 잘 맞아 이번 대회가 몹시 기대된다"며 당찬 각오를 전했다. 이다현을 비롯해 날개와 중앙을 아우를 수 있는 정지윤(현대건설)까지 어린 선수들 활약이 기대된다.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5주간 15경기를 치르는 빠듯한 VNL 경기일정과 마주한다. [사진=KOVO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 2021 VNL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최종명단(15인)
△ 세터 = 염혜선(KGC인삼공사) 안혜진(GS칼텍스) 김다인(현대건설)
△ 라이트 = 박정아(한국도로공사) 정지윤(현대건설)
△ 레프트 = 김연경(흥국생명) 이소영(GS칼텍스) 표승주 육서영(이상 IBK기업은행)
△ 센터 = 양효진 이다현(이상 현대건설) 한송이 박은진(이상 KGC인삼공사)
△ 리베로 = 오지영 한다혜(이상 GS칼텍스)

■ 2021 VNL 경기일정(한국시간, 순위는 FIVB랭킹)
△ 5월 25일 오후 11시 vs 중국(1위)
△ 5월 26일 오후 7시 vs 태국(15위)
△ 5월 27일 오후 8시 vs 일본(7위)

△ 6월 1일 오전 1시 vs 폴란드(13위)
△ 6월 1일 오후 7시 vs 도미니카공화국(9위)
△ 6월 2일 오후 5시 vs 벨기에(14위)

△ 6월 7일 오전 4시 vs 이탈리아(4위)
△ 6월 7일 오후 11시 vs 미국(2위)
△ 6월 9일 오전 1시 vs 독일(12위)

△ 6월 12일 오후 5시 vs 러시아(8위)
△ 6월 14일 오전 1시 vs 세르비아(6위)
△ 6월 15일 오전 1시 vs 캐나다(18위)

△ 6월 18일 오후 10시 vs 브라질(3위)
△ 6월 20일 오전 4시 vs 터키(5위)
△ 6월 21일 오전 1시 vs 네덜란드(1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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