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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이다현, 세계무대 겨냥하는 현대건설 미래 [SQ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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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이다현, 세계무대 겨냥하는 현대건설 미래 [SQ인터뷰②]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5.24 0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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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세터 김다인(23)과 미들 블로커(센터) 이다현(20·이상 현대건설)이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에 선발돼 도쿄 올림픽 전초전인 2021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하는 일은 소속팀 입장에서도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스포츠Q(큐)가 더 큰 무대를 겪으며 함께 성장할 현대건설 미래 2인방의 포부를 전한다.

※김다인-이다현 인터뷰 ①편에서 이어집니다.

김다인(왼쪽)과 이다현이 대표팀에서 경험을 쌓는 일은 소속팀 현대건설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사진=이다현 제공]
김다인(왼쪽)과 이다현은 나란히 생애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사진=이다현 제공]
김다인(왼쪽)과 이다현. [사진=이다현 제공]

◆ 대표팀에서 함께 성장할 '현대건설즈'

프랜차이즈 스타 양효진을 필두로 현대건설 주전급 4인방이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수석코치로 스테파노 라바리니 대표팀 감독을 곁에서 보좌한 강성형 감독이 이번에 현대건설 지휘봉을 잡았다. 라바리니 감독이 입국하기 전까진 선수촌에서 대신 선수들을 지도했다. 현대건설이 2019~2020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을 때 세터 이다영을 중심으로 보여줬던 토털배구를 다시 보여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형성된다.

이다현은 "강성형 감독님은 2년 동안 대표팀 수석코치를 하시면서 라바리니 감독님과 함께 했다. 현대건설로 오셔서도 전술적으로 연결되는 점이 있을 것이다. 소속팀에서도 내가 원하는 배구를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라며 "우리 팀 4명이나 대표팀에 들어왔기 때문에 강 감독님이 하려는 배구를 이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지 않을까 싶다"고 고무됐다.

또 대표팀에서도 롤 모델 양효진과 함께한다는 점 역시 이다현에게 상당한 동기부여가 된다. 

"효진 언니는 존경하는 선배다. 비시즌 언니가 팀에 없을 예정이었는데, 나도 같이 오게 돼 너무 기뻤다. 이번 비시즌에도 언니 옆에서 배울 수 있게 됐다"면서 "이렇게 말하면 효진 언니가 좀 부담스러워할 것 같다. 아무래도 처음보다 많이 편해지기도 했고, 이제는 평소에 애정표현을 좀 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다현과 양효진. [사진=KOVO 제공]
이다현(왼쪽)과 양효진(등번호 14). [사진=KOVO 제공]

국가대표 센터 출신 어머니 류연수 씨의 한마디도 큰 힘이 됐다.

"어머니께 (대표팀) 가서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물었다. '네 연차에선 언니들이 시키는 것만 잘 따라가도 충분하다'고 이야기해줘 부담이 줄었다. 지금껏 치른 대회와 수준이 다르다보니 시키는 것만 하기도 벅찰 수 있다. '선배들 잘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성장했음을 발견할 것'이라며 본인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해주셨다."

프로 입문 동기 육서영(IBK기업은행)과 나란히 최종 15인 엔트리에 들었다. 막내 생활도 혼자하는 것보다 둘이 하는 게 큰 위로가 될 수밖에 없다. 김다인, 정지윤 등 동년배 소속팀 선배들도 함께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다현은 "(서영이와) 혼자 들어왔으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우리끼리만 주고받을 수 있는 감정이 있기도 하다. (김)다인 언니랑은 떨어져 있으면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가 적은데, 여기서 한 단계 높은 배구를 같이 맞출 수 있다는 게 소속팀 측면에서도 유리한 것 같다. (정)지윤 언니와도 함께 훈련할 수 있다는 게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다인(오른쪽)과 이다현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사진=KOVO 제공]
라바리니 감독은 김다인(오른쪽)과 이다현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사진=KOVO 제공]

◆ VNL 대표팀 내 김다인과 이다현, 그리고 그 다음은?

김다인과 이다현 모두 앞서 '라바리니호' 승선 경험이 없지만, 이번 대회의 경우 기존 주전 자원이 상당수 빠진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5주간 15경기나 치러야 하는 강행군 속 예상보다 훨씬 많은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라바리니 감독은 "전술적인 이유로 아마 매 세트 더블 교체(세터+공격수) 하겠지만, 세터 3명 모두 기회를 주면서 그들의 특성을 파악할 것이다. 올림픽에는 총 2명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그는 김다인에 대해 "익숙한 플레이가 아닌 조금 더 색다른 플레이를 한다는 점, 반격 상황에서 센터를 사용하는 위험을 감수한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며 "본인 또한 빠른 배구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내가 추구하는 플레이와 어느 정도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김다인은 "(안)혜진이는 볼 밑을 빠르게 잘 찾는다. 또 높은 타점에서 힘 있게 나가는 토스가 장점이라 배우고 싶다. (염)혜선 언니 역시 토스에 힘이 있다. 또 블로킹을 따돌리는 능력이 좋다. 나는 소속팀에서 그랬듯 중앙을 활용하는 능력을 살리면 좋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처음 국제대회에 나가게 돼 설레고 긴장된다. 기회가 온다면 팀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여러나라 선수들을 보면서 좀 더 배우고 많은 걸 경험해 다음 시즌에는 지난 시즌보다 나아진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팬들에게 매년 성장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출국하는 김다인과 이다현. [사진=이다현 제공]
지난 20일 격전지 이탈리아로 출국한 김다인(왼쪽)과 이다현. [사진=이다현 제공]

이다현은 인터뷰 내내 씩씩한 어조로 그동안 갖고 있던 생각을 거침없이 전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강점과 지향점은 물론 포부 역시 명확하다.

"(한)송이 언니는 블로킹할 때 상대 폼이나 습관을 빠르게 파악한다. 또 레프트 출신인 만큼 기본 리시브나 연결이 좋다. (박)은진 언니는 이동공격할 때 파워나 스피드가 좋다. 그 과감성을 배우고 싶다"며 동 포지션 동료들로부터 흡수하고 싶은 점을 꼽았다.

"올림픽 출전이란 큰 기회가 달린 대회다. 선수로서 꿈이긴 하지만 앞으로 기회가 많은 만큼 지금은 일단 거기까진 생각하지 않고 있다. 원하는 센터 플레이를 바탕으로 해외 선수들 것도 많이 배우고자 한다. 막내로서 패기 있게 부담 없이 하고 오고 싶다"고 힘줬다.

"청소년 때 감독님께서 보호 차원에서 나를 계속 명단에서 제외하셨다. 늘 가고 싶다고 어필했던 만큼 아쉬움이 상당했다. 국제대회는 처음이다. 엄청나게 오고 싶었다. 해외 선수들 뛰는 걸 직접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너무 설레고 어떤 식으로 플레이할지 궁금하다"는 말에서 설렘을 감지할 수 있다. 목소리에서 힘이 느껴졌다.

"다음 시즌에는 대표팀에서 배웠던 걸 바탕으로 간결한 속공이나 이동공격 등 빠른 플레이를 통해 2년차보다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또 다치지 않고 더 많이 선발로 뛰고 싶다. 나아가 지금까지 나온 국내 센터들과는 다른 독특한 센터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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