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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이기제-정상빈 국가대표 입성, 올해는 다르다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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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이기제-정상빈 국가대표 입성, 올해는 다르다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5.2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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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올해 수원 삼성은 정말 다르다. 박건하 감독 체제에서 환골탈태해 현재 K리그1(프로축구 1부) 2위에 올라있다. 상승세를 이끈 주역들이 태극마크를 달면서 한 차원 더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6월 A매치 기간 소집될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이 발표됐다. 

수원에선 2명이 A대표팀, 2명이 올림픽 대표팀으로 간다. 이기제(30)가 늦깎이 '국대' 타이틀을 달게 됐고, '2002 키즈' 정상빈(19)은 올림픽 대표팀을 넘어 A대표팀에 차출되면서 큰 주목을 받는다.

스리백을 쓰는 수원에서 이기제는 왼쪽 윙백으로 활약 중이다. 공수에서 안정적일뿐만 아니라 세트피스 전담 키커로서 날카로운 킥도 보여주고 있다. 정상빈은 올해 수원 유스 매탄고를 졸업하고 혜성 같이 등장한 신인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기제(오른쪽 두 번째)가 생애 처음 성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기제는 2021시즌 K리그 최고 왼쪽 수비수로 통한다. 같은 포지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강상우(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나란히 생애 첫 A대표팀 부름을 받았다.

창원기계공고-동국대를 거친 키 175㎝ 이기제는 2012년 일본 J리그 시미즈 에스펄스에서 데뷔했다. 2015년에는 호주 A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 제츠에서 뛴 뒤 2016시즌 울산 현대를 통해 K리그 무대를 밟았다. 2018시즌 수원 유니폼을 입었고, K3리그 김포시민축구단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지난해 중반 복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올해 맹활약한 덕에 한국나이 서른하나에 처음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2011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연령별 대표팀은 거친 바 있지만 A대표팀 입성은 처음이다.

올 시즌 18경기에서 4골 3도움을 올렸다. 공격지역에서 강력한 왼발 슛과 프리킥으로 여러차례 골망을 흔들면서 수원이 자랑하는 왼발 스페셜리스트 계보를 잇고 있다. 선수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염기훈이 주로 경기 막판 조커로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중원의 김민우와 함께 날카로운 왼발 킥으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정발 측면 플레이어를 선호한다. 왼쪽에는 왼발잡이를 배치하는 식이다. 함께 발탁된 홍철(울산 현대)의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다고 전해진다. 오른발잡이 강상우가 오른쪽에서 뛸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기제가 적잖이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벤투 감독은 "이기제를 오래 관찰했다. 수원에선 (우리가 잘 쓰지 않는) 스리백 포메이션 속에서 뛰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상당히 뛰어나 (주로 포백을 쓰는) 대표팀에 와도 큰 문제 없이 적응할 것으로 판단했다. 세트피스 능력도 갖춘 선수"라고 기대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년 전 U-17 월드컵에서 뛴 정상빈은 이번에 A대표팀에 들었다. 초고속 월반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데뷔해 투톱 중 한 자리를 꿰찬 정상빈의 월반은 그야말로 모두를 놀라게 한다. 2019년 U-17 월드컵 8강에 앞장서며 이름을 알렸고, 2020년 준프로 계약을 체결한 뒤 고등학생 신분으로 ACL에 출전해 화제를 모으더니 내친김에 A대표팀까지 경험하게 됐다.

정상빈은 올 시즌 리그 13경기에 나섰는데, 11차례 선발 출전해 4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강현묵, 김건희, 김태환 등 매탄고 출신 '형님'들과 함께 '매탄소년단(MTS)'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만큼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제리치, 니콜라오 등 외국인 공격수가 부진하고 있는 가운데 보석 같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벤투 감독은 "정상빈은 빠르고 부지런하며, 수비적인 전술 이해도가 좋은 데다 경기를 읽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특히 우리가 종종 가동하는 투톱 체제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다. 수원에서 10~15분만 소화한 게 아니라 상당히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면서 능력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공을 잡으면 간결하고 기민하게 전진한다. 동료에게 공을 주고 공간을 찾는 움직임도 뛰어나고, 페널티박스 안팎에서 보여주는 결정력도 상당하다. 이번에는 A대표팀에 직행했지만 도쿄 올림픽을 준비 중인 김학범 감독 입장에서도 선수층을 넓혀줄 카드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 선발에 나이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자질을 갖췄는지만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른 줄에 접어든 이기제도, 아직 10대인 정상빈도 소속팀 활약을 발판 삼아 A매치 데뷔 기회를 잡았다.

수원 삼성은 최근 리그 7경기 무패(4승 3무)를 달리며 2위까지 점프했다. 3위 전북 현대가 수원보다 2경기나 덜 치렀다고는 하나 지난 시즌 파이널라운드에 돌입할 때까지 강등권을 전전했던 수원을 떠올리면 대단한 반전이다. 양강 체제를 깰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이기제 반대편에 서는 오른쪽 윙백 김태환은 올림픽 대표팀에 들었다. 관계자들은 물론 팬들 사이에서 A대표팀에 가도 손색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골키퍼 안찬기도 김학범호에 간다. 또 SC프라이부르크를 떠나 군 복무를 위해 K리그로 돌아오는 권창훈도 친정팀에 곧 합류하니 이번에 A대표팀 멤버만 총 3명인 셈이다.

염기훈, 김민우 이후 한동안 국가대표를 배출하지 못했던 수원이다. 올해는 정말 다르다는 걸 이번 국가대표팀 명단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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