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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론에 답한 벤투, 옳은 길로 가고 있나 [축구국가대표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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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론에 답한 벤투, 옳은 길로 가고 있나 [축구국가대표 명단]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5.25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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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0-3 완패. 거의 10년 만에 한일전에서 당한 무기력한 패배였다. 단순히 결과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축구 팬들 사이에선 선수 발탁에서부터 불거져 나왔던 불만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나마 다행인 건 친선경기였다는 것이고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위한 발걸음에 뼈아픈 채찍이 됐다는 점이다.

‘진짜 달라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이라는 전제가 따라붙는다. 파울루 벤투(52) 감독은 정말 달라졌을까.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6월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대비 소집 명단 발표 현장에서 한일전 부진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부임 후 2년 8개월이 훌쩍 지났다. 긴 호흡으로 충분한 기회를 줘야한다는 철학 속에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마친 뒤 대한축구협회는 벤투 감독을 선임했다. 선진 축구를 덧입히기 위함이었고 벤투 감독은 그 일환으로 ‘빌드업 축구’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크게 달라졌다는 걸 느끼긴 어려웠다.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도 우승팀 카타르에 덜미를 잡혀 8강에서 탈락했다. 지난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1년 동안 멕시코, 카타르와 단 2경기를 치르는데 그쳤다.

어렵게 마련한 지난 3월 일본과 친선경기였으나 시작 전부터 잡음이 일었다. 큰 초청료를 받은 것도 아니었고 도쿄올림픽 개최를 위한 일본의 노력의 일환에 이용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가 지적됐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김영권(감바 오사카)이나 홍철(울산 현대) 등을 선발한 건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밖에도 강상우, 송민규(이상 포항 스틸러스) 등 K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이들은 뽑히지 않았고 의아함을 자아내는 선발도 적지 않았다.

해외파 상당수가 코로나19 이슈로 제외된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이기 어려웠다.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펼치는 이강인(발렌시아)을 제로톱으로 활용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기용도 나왔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홍철과 김영권은 실수를 연발했고 결국 허탈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 3월 한일전 참패를 당한 대표팀. 당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들을 기용해 실패하며 큰 비판을 받았던 벤투 감독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24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6월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대비 소집 명단 발표 현장. 한일전 참패와 관련된 질문들이 벤투 감독을 향했다. 

벤투는 “한일전에 대해선 겉으로 비춰지는 게 있고 내실이란 게 있는데 한 경기를 가지고 팀 자체가 좌지우지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에서 1차적으로, 다녀와서도 원인분석이나 개선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경기 종료 후에도 그렇고 결과에 대한 유일한 책임자는 나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 경기 결과보다는 지금까지 쌓아온 내실과 이를 위한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여태껏 거쳐 온 과정엔 만족한다. (코로나19 이전) 경기력이나 과정을 보면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후 1년 반 동안 정상적 소집을 못했다. 올해 한일전 평가전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해 11월엔 그런 상황에서 친선전을 치렀을 때 수비에서 어려움과 문제점이 노출됐다. 한일전은 특정 포지션보단 전반적으로 어려움과 문제점이 있었다. 코로나19 변수가 있지만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팀을 운영해 과거 있었던 좋은 방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김영권이나 권창훈(프라이부르크) 등 소속팀에서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을 발탁했다는 것. 벤투 감독은 “항상 선수에 대해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3월 결과가 안 좋긴 했지만 어려운 상황에 놓였던 건 사실이고 그 중 하나가 일부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특정 선수들을 고집하는 근거는 분명히 있었다. “김영권은 올해 거의 출전 기회가 없었다. 컨디션에서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소속팀 경기가 예정돼 있어 확인할 계획”이라며 “능력이나 기술적 부분 등 여러가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당연히 우리가 원하는 만큼 나서지 못하고 그만큼 컨디션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건 잘 안다. 그럼에도 꼭 필요한 선수라고 생각했고 과거에도 2018년 후반기에도 광저우에서 경기 출전을 못했음에도 능력을 믿고 뽑았고 결국엔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미 그런 경험이 있어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수원 삼성 슈퍼루키 정상빈 발탁은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부분도 있다. 벤투 감독은 선수 선발과 기용에 있어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자신과 함께 한 경험이 있는 선수들 위주로 선발하고 특정 선수들에게만 기회가 집중됐던 터다.

그러나 이번엔 엔트리를 28명으로 구성했다. 중국 리그 특성상 코로나 국면에서 발탁하기 어려웠던 김민재(베이징 궈안)와 김신욱(상하이 선화)이 다시 합류한 걸 비롯해 팬들이 그토록 원했던 강상우와 송민규도 포함된 것. K리그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정상빈(수원 삼성)의 발탁은 놀라움을 자아낼 지경이었다.

풀백 고민을 해결하겠다는 생각도 강했다. “좀 더 많은 선수들을 확인해보고 검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 풀백 포지션이 그렇다. 평상시라면 4명을 뽑았겠지만 이번엔 6명”이라며 “오른쪽 3명은 평상시에도 뽑았던 선수들인데 왼쪽은 2명이 새로 왔다. 이기제는 전형적인 풀백이고 강상우는 왼쪽과 오른쪽을 다 설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홍철은 몸 상태도 지켜봐야 하고 김문환은 최근 경기를 뛰고 있었지만 여러 변수를 생각해야 하기에 28명 선발했다”고 전했다.

벤투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 중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건 선수 활용폭이 좁다는 것이었다. 분명 K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가 있음에도 출전 기회가 적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선수들을 뽑는 경우가 있었고 결과도 신통치 않았다는 것.

포항 스틸러스 강상우(왼쪽)가 K리그 팬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드디어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번엔 분명 차이가 있다. 새 얼굴들이 다수 합류했고 파격적인 발탁도 있었다. 문제는 어떤 친선경기보다도 더 중요한 경기라는 점이다. 친선전에서도 선수 활용에 있어 보수적인 면모를 보였던 벤투 감독이 새로운 선수들을 얼마나 활용할지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이들이 벤치만 지키게 된다면 ‘보여주기식 선발’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지 모른다.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된다’고 하지만 서울로 가지 못할 것이라면 과정이라도 설득력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벤투 감독의 말처럼 현재 A대표팀이 과연 내실을 잘 다져가는 과정일까. 이번 소집과 3차례 경기를 거치면 벤투의 청사진이 좀 더 명확해 질 것이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6월 아시아 2차 예선 소집 명단(28명)

△ FW = 김신욱(상하이 선화) 황의조(보르도) 정상빈(수원 삼성)
△ MF = 황희찬(라이프치히) 나상호(FC서울) 강상우 송민규(이상 포항) 손흥민(토트넘) 이동경(울산)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 손준호(산둥) 정우영 남태희(이상 알 사드)
△ DF = 이기제(수원 삼성) 홍철 김태환 원두재(이상 울산) 김문환(LA FC) 이용(전북) 김민재(베이징 궈안) 김영빈(강원) 박지수(수원FC) 김영권(감바 오사카)
△ GK = 조현우(울산) 김승규(가시와 레이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구성윤(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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