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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라인', 야심찬 소재 속 전형성 [Q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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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라인', 야심찬 소재 속 전형성 [Q리뷰]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5.2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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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등 한국형 액션 누아르로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유하 감독이 유쾌한 범죄 오락 영화에 도전했다.

영화 '파이프라인'은 대한민국 땅 아래 숨겨진 수천억의 ‘기름’을 훔쳐 인생 역전을 꿈꾸는 여섯 명의 도유꾼, 그들이 펼치는 막장 팀플레이를 그린 범죄 오락 영화다. 지금껏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도유 범죄를 전면으로 다룬다.

영화는 드릴로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빼돌리는 천공 기술자로, 업계 최고라 불리는 타고난 도유꾼 '핀돌이(서인국)'가 대한민국 굴지의 정유 회사 후계자 건우(이수혁)의 제안을 받으면서 시작한다.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제공]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제공]

 

건우는 사채업자에게 진 어마어마한 빚을 갚기 위해 수천억 규모의 기름을 빼돌릴 계획, 핀돌이는 시간이 촉박해 어렵다며 거절하지만 건우의 회유와 협박에 결국 리더로 합류해 위험천만한 도유 작전을 이끈다.

이어 ‘핀돌이’ 행세를 하며 사기를 치고 다녔던 용접공 '접새(음문석)', 전직 공무원으로 땅 속 구석구석을 꿰고 있는 나과장(유승목), 순박한 외모와는 달리 엄청난 괴력을 가진 굴착 담당 '큰삽(태항호)', 감시 업무를 맡아 호텔 직원으로 위장한 카운터(배다빈)까지 한 팀이 된다.

실력자로 인정 받는 핀돌이를 제외하면 모두 오합지졸, 누구 하나라도 현장을 탈출하면 어마어마한 위약금을 뱉어내야 할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다. 아슬아슬한 긴장감 속 서로를 불신하던 이들은 함께 땅굴을 파고 서로의 가슴 아픈 사연을 알게 되며 점점 마음을 열게 된다.

그러던 중 도유 범죄라는 '막장'에 있지만 최소한의 인간성은 지키려는 핀돌이가 오로지 돈을 쟁취하는 것에 혈안이 된 건우와 정면으로 부딪히며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제공]

 

# "선수 입장" 빼고 다 나오는 영화

'파이프라인'은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강남 1970'까지 한국형 액션 누아르를 연출했던 유하 감독이 4년 간 준비해 선보이는 첫 범죄 오락 영화다. 국내 영화계에서 단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도유라는 독특한 소재에 감독 특유의 액션과 드라마를 버무렸다.

영화 '파이프라인'은 신선한 소재를 무기로 관객 앞에 나섰지만, 범죄자들이 모여 무언가를 강탈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장르인 '케이퍼 무비'의 클리셰를 그대로 따라간다.

값비싼 보석이나 보물 대신 땅 아래 파이프 속에 흐르고 있는 기름을 훔친다는 '도유' 소재로 신선함을 더하려 했으나, 야심찬 소재 선정은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장면들에 휩쓸렸다.

전형적인 캐릭터들의 향연, 익숙한 설정, 긴장감 없는 반전이 모여 예상 가능한 전개를 만들며, 극의 전개를 위해 벌어지는 위기 상황도 개연성이 약해 아쉽다. '막장' 팀플레이를 연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대사에 불필요한 욕설이 지나치게 많고, 작전 배경은 비슷한 장면이 반복돼 긴장감이 희석된다.

하지만 8년 만의 스크린 복귀로 능청스럽지만 거침없는 다혈질의 '핀돌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서인국, 냉혹하지만 어딘가 허술한 빌런 건우 역할로 이미지 변신에 나선 이수혁 등 배우들의 새로운 도전이 돋보인다. 위기를 거듭하며 후반부로 갈 수록 폭발하는 액션과, 숨 가쁘게 몰아치는 반전이 이어진다.

26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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