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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원태인 선봉, 우완 선발 르네상스 오나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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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원태인 선봉, 우완 선발 르네상스 오나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5.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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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초반 무섭게 앞서가던 원태인(21·삼성 라이온즈)을 한화 이글스 뉴 에이스 김민우(26)가 바짝 뒤쫓고 있다. 다승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둘을 비롯해 올 시즌 오른손 선발 투수의 득세가 눈에 띈다.

김민우는 27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하며 시즌 6승(2패)째를 올렸다.

메이저리그 삼총사를 배출할 만큼 화려한 왼손 선발진과 달리 우투수 중엔 꾸준한 성적을 내는 정상급 선발투수를 찾기 어려웠다. 우투수들의 동반 상승세가 더 반가운 이유다.

한화 이글스 김민우가 27일 두산 베어스전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6승, 다승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수베로가 만든 에이스 김민우, 포크볼에 자신감도 '업'

2015년 한화에 입단해 부상과 부진 등으로 헤매던 김민우가 선발로서 가능성을 나타낸 건 지난해였다. 26경기 5승 10패 평균자책점(ERA) 4.34를 기록했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 김민우를 눈여겨 봤다. 

개막전을 앞둔 김민우는 수베로 감독의 호출을 받고 깜짝 놀랐다. 개막전 선발로 낙점됐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개막전 선발은 외국인보다 한국 투수가 해야 한다”는 소신도 있었지만 그만큼 김민우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

그 믿음이 김민우를 변화시켰다. 수베로 감독의 전폭적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더 힘을 냈다. 개막전 5이닝 2실점으로 시작한 김민우는 점차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경기 호투를 포함해 3경기 연속 무실점과 함께 3연승을 챙겼다. 2018년과 지난해(이상 5승) 기록을 벌써 넘어섰다. 원태인과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고 ERA도 3.33까지 끌어내렸다. 전체 15위이자 토종 선발 중엔 6위.

좌타자 트라우마를 극복한 게 컸다. 부상에서 복귀한 2018년 좌타자 피안타율은 0.344에 달했다. 지난 두 시즌도 3할 가까운 피안타율로 발목을 잡혔는데, 올 시즌엔 평균 피안타율(0.194)보다 좌타자(0.183)를 상대로 더 강해졌다.

과학적인 분석 시스템과 코칭스태프의 도움으로 포크볼의 완성도를 높인 게 결정적이었다. 강력해진 포크볼 덕에 득점권 피안타율도 0.120까지 낮출 수 있었다. 덕분에 속구의 위력은 배가됐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슬라이더도 수싸움에 좋은 재료가 되고 있다. 이날도 7회 무사 1,3루에서 13구 연속 포크볼 승부를 펼치며 세 타자를 깔끔히 잡아내며 스스로 불을 껐다.

수장의 신뢰와 포크볼을 앞세운 자신감 상승에 힘입어 리그가 주목하는 투수가 거듭나고 있다.

최근 2경기 무너진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느냐에 따라 리그 톱투수로 향할지 여부가 정해질 전망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성장통 겪는 원태인, 극복하는 힘이 변수

여전히 가장 돋보이는 투수는 원태인이다. 지난 19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치르기 전까지 ERA는 1.00에 불과했다. 4월 4승 1패 ERA 1.16으로 월간 MVP에 올랐던 그다. 문제는 이후. 키움전 5⅔이닝 7실점에 이어 27일 NC 다이노스를 만나서도 5⅓이닝 6실점(5자책)하며 연패에 빠졌다.

2019년 삼성에 입단한 원태인은 2시즌 동안 10승(18패)을 챙기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뒤로 갈수록 문제점이 나타났다. 앞선 2시즌에도 시즌 초반 극강의 페이스를 보였는데 이후 체력이 떨어지며 무너져 내렸다. 최근 2경기 페이스만 보면 조기 체력 저하가 의심되기도 한다.

6승을 챙기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에도 선발 13번째 기회 만에 6승을 따냈지만 이후 13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8패만 떠안았다.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지난해 실패를 겪은 원태인은 비시즌 동안 많은 변화를 줬다. 강점인 빠른공과 체인지업에 슬라이더를 더한 것. 탈삼진이 눈에 띄게 늘었고 좌타자를 상대로도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더불어 체력 훈련에 많은 공을 들였다. 철저한 계획도 세워뒀다. 체력적으로 문제가 나타나기 쉬운 여름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줄이지 않고 유지하겠다며 “7경기에서만 잘 던지려고 이렇게 몸을 만든 게 아니”라고 말했던 그다.

ERA가 2.73까지 치솟긴 했지만 여전히 기대되는 투수다. 도쿄올림픽 예비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린 만큼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될 수 있을지는 결국 체력 관리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투피치를 극복한 SSG 랜더스 박종훈은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며 팀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박종훈 최원준 문승원 배제성, 우투수 풍년이로세

확실한 왼손 선발진과 달리 꾸준한 성적을 내는 믿음직한 오른손 투수가 부족했던 한국 야구였지만 올 시즌은 양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김민우와 원태인뿐 아니라 우투수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토종 ERA 1위 박종훈(30·SSG 랜더스) 꾸준한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낼 수 있을 전망이다. 4승 2패 ERA 2.72로 SSG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까지 투피치(포심 패스트볼, 커브) 위주 피칭을 했으나 올 시즌엔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비중을 높이며 다양성을 더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같은 잠수함 투수들의 약진도 돋보인다. 지난 시즌 10승을 따내며 두산 선발진에 새로운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최원준(27·두산)도 4연승(ERA 3.07)을 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고영표(30)도 성장세를 나타내며 KT 마운드에 힘을 보태고 있다.

8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문승원(32·SSG)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지독한 불운으로 승리를 쌓지 못하고 1승 2패에 그치고 있으나 ERA 3.05은 그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변했는지를 보여준다.

배제성(25·KT)과 최원태(24·키움), 신민혁(22·NC)도 뒤지지 않는다. 2년 연속 10승을 따낸 배제성은 더욱 안정적인 공을 뿌리고 있다. 키움 선발의 미래로 평가받았지만 지난해 부침을 겪었던 최워너태도 올 시즌 부활했다. 2년차 신민혁도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해 연일 호투하며 NC 마운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요한 건 유지력이다. 반짝한 투수들도 있었으나 메이저리거 삼총사처럼 꾸준히 리그에서 돋보인 오른손 선발 투수를 찾긴 힘들었다. 다만 보기 드문 우투수 풍년은 프로야구는 물론이고 도쿄올림픽을 앞둔 대표팀에도 호재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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