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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변신' 롯데 나균안, 진짜 인생역전은 이제부터 [SQ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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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변신' 롯데 나균안, 진짜 인생역전은 이제부터 [SQ인물]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6.02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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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통산 타율 0.123, 안정감이 떨어지는 포수를 향한 여론은 좋지 않았다. 자신감을 찾기 위한 조치였던 투수 변신이 신의 한 수가 됐고 이제 나균안(23·롯데 자이언츠)의 야구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나균안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1 신한은행 SOL(쏠)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첫 승리를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팬들은 뜨거운 기립 박수를 보냈고 나균안에겐 소름이 돋을 만큼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이 1일 키움 히어로즈전 선발로 데뷔 첫 승을 챙겼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2017년 포수로 2차 1라운드 지명됐던 나균안은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많은 기회를 받으면서도 성장은 더뎠고 팀 부진까지 겹치며 어린 나이에 많은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내려간 2군에서 투수로 변신했다. 성민규 단장과 당시 2군 감독이었던 래리 서튼의 작품이었다. 한동안 투수와 타자를 겸했는데 지난해 7월 결국 투수에 ‘올인’하기로 했다. 투수로서 성적이 월등했다.

나종덕이란 이름을 나균안으로 바꾸며 새로운 시작을 다짐했다. ‘개간할 균(畇)’과 ‘기러기 안(雁)’을 써서 ‘노력한 만큼 높이 올라가는 사람이 되자’는 의미를 담았다. 1군 콜업을 받지는 못했으나 퓨처스리그에서 15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ERA) 3.29로 호투한 뒤 올 시즌을 기약했다.

시즌을 마치고 20대 초반 나이로 백년가약을 맺었다. 두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올 시즌 반드시 도약해야 할 동기부여가 생겼다. 아이까지 생기며 그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포수로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부진으로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던 나종덕은 나균안으로 개명한 뒤 투수로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초 드디어 1군에 콜업됐다. 최고 시속이 140㎞ 초반 대를 쉽게 넘어서지 못했으나 다양한 구종을 활용했고 제구도 준수했다. 초반 4경기엔 구원으로 나서며 안정감을 보였고 서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인 지난달 15일 KT 위즈전 드디어 선발 기회를 잡았다. 5이닝 4탈삼진 무실점 호투. 승리는 놓쳤으나 충분히 가능성을 보였다.

노경은, 이승헌, 김진욱이 부진과 부상 등으로 이탈한 가운데 팀 ERA는 최하위로 추락했다. 당연히 팀 순위도 최하단에 자리했다.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려웠으나 복권을 긁는 심정으로 나균안을 믿어보기로 했다.

이날 95구를 던진 나균안은 투심패스트볼(22개)과 포크볼(21개), 포심패스트볼(19개), 슬라이더(17개), 커브(14개), 체인지업(2개) 등을 구사하며 키움 타자들을 제압했다. 투수로 변신한지 1년이 채 되지 않는 투수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팔색조 같은 투구를 펼쳤다.

이닝이터로서 능력도, 위기 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나균안은 1사 1루에서 서건창에게 포크볼만 3개를 던져 3구 삼진을 잡아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팀 ERA 최하위 롯데에 투수 나균안의 등장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나균안을 향해 3루 원정 관중석에선 아낌 없는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경기 후 나균안은 “박수를 받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는 투수로서 싹수가 달라보인다는 점이다. 단순히 공이 빠르거나 하는 희망을 부풀리는 점이 아니라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을 갖췄다. 팬들이 메이저리그 ‘컨트롤의 마법사’ 그렉 매덕스의 이름을 본따 ‘나덕스’라 부르는 이유다.

나균안의 호투로 롯데는 6연패에서 탈출했다. 팀 순위는 여전히 최하위지만 상승세를 탈 수 있는 동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나균안의 투구는 1승 이상의 의미를 던져줬다.

“고등학교 때도 투수로 나간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그는 “남들보다 뒤처지기 때문에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많이 던지고 노력한 게 오늘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노력한 만큼 높이 올라가는 사람이 되자’는 이름의 균안. 성장을 위한 노력으로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그이기에 현재보단 더 나은 미래를 기대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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