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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기억한 텍사스, '역시나' 의미와 기대감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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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기억한 텍사스, '역시나' 의미와 기대감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6.04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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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는 추신수(39·SSG 랜더스)를 잊지 않았다. 7년 동안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스타를 예우했다.

텍사스는 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릴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1 미국 메이저리그(MLB) 홈경기 입장 관중 7000명에게 추신수 버블헤드(목 부분이 흔들리는 인형)을 증정한다.

지난해 계약만료 이후 팀을 떠났지만 그만큼 영향력이 컸고 텍사스에 추신수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는 방증이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SSG 랜더스 추신수(오른쪽) 버블헤드 증정 행사 계획을 밝혔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추신수는 2014년 텍사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1452억 원) FA 계약을 맺었다. 계약 초기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기도 했으나 이후 꾸준히 제 역할을 해냈다. 계약 당시 기대감을 충족시키긴 어려웠지만 클럽하우스 리더로서 솔선수범하는 태도로 귀감이 되기도 했다.

연패에 빠져 있는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최근 “추신수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그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언제나 초구부터 준비된 자세를 보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활발한 기부 활동도 펼쳤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마이너리그 경기가 열리지 않았는데, 추신수는 생계가 어려워진 마이너리그 선수들 191명을 위해 사비를 털어 개인당 1000달러(111만 원) 지원금을 베푼 게 대표적인 예.

이러한 이유들로 텍사스는 추신수 버블헤드 행사를 이미 계획하고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세운 프로모션 계획에 이 행사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텍사스는 “추신수는 긴 시간 텍사스에서 훌륭하게 선수 생활을 했다”며 “이제는 우리 팀 선수가 아니지만 그를 기억하는 팬들을 위해 프로모션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 추신수는 긴 해외생활을 마치고 KBO리그에 입성했다. 우선 지명권이 있던 SSG와 1년 27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여기서도 10억 원은 사회공헌 활동에 기부하기로 해 박수를 받았다.

[사진=AP/연합뉴스]<br>
텍사스에서 솔선수범하는 태도로 박수를 받았던 추신수(오른쪽). [사진=AP/연합뉴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타율 0.248 8홈런 27타점. 텍사스 라디오 중계 채널 ‘105.3 더팬’은 이번 프로모션을 소개하면서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남겼다. 추신수의 KBO리그 성적이 ‘예상대로’라는 것.

자세히 들여다보면 악담이 아니었다. 타율은 높지 않지만 출루율과 장타율이 모두 4할대라는 것. 메이저리그에서도 높은 출루율을 무기로 삼았던 것이 KBO리그에서도 통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나아가 생각해보면 KBO리그에서도 기대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할 수 있다. 추신수는 빅리그 통산 타율 0.275로 콘택트가 강한 타자라는 인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특히나 텍사스 진출 이후엔 2015년 0.276이 최고 타율이었다.

타율이 전부가 아니었다. 높은 출루율을 바탕으로 톱타자의 역할을 다해냈다. 장타율도 마찬가지였고 OPS(출루율+장타율)은 준수한 타자를 상징하는 8할대를 꾸준히 마크했다. 잦은 출루로 밥상을 차렸고 이를 통해 많은 득점을 만들어냈다. 7시즌 중 4차례나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을 하기도 했다.

현재 SSG에서도 타율은 낮지만 출루율 0.415, 장타율 0.444, OPS 0.859로 준수한 생산력을 자랑하고 있다. 타율은 팀 내에서도 하위권이지만 홈런과 타점을 비롯해, 출루율과 장타율, OPS 모두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br>
SSG 이적 후 부진에 시달리던 추신수는 최근 출루본능을 앞세워 반등세를 그리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더 고무적인 것은 부진의 끝이 보인다는 점이다. 텍사스에서도 끝이 보이지 않는 부진에 빠져 있다가도 특유의 몰아치기로 살아났던 추신수도. 4월 타율 0.237에 허덕인 추신수는 지난달엔 0.229로 더 내려앉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완전히 달라졌다. 3경기 연속 멀티히트와 함께 최근 10경기 타율을 0.345로 끌어올렸고 6경기 연속 3출루 이상 경기를 펼치며 ‘출루머신’ 위용도 나타내고 있다. 각 구단 정상급 마무리 투수들을 상대로도 10타수 4안타로 강세를 보인다.

시즌 초반 잦은 삼진으로 고민이 컸던 추신수다. 때론 볼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변화를 주려고도 했으나 결국 “하던대로 하자”는 생각을 굳혔다. “원하는 코스가 있으면 노려서 치고, 아니면 버린다. 그래서 최근 성적도 나아지는 듯하다”며 “메이저리그에서나 한국에서나 내 목표는 ‘하루 3번 출루’다. 매 경기 이렇게 한다”고 달라진 비결을 전했다.

이러한 활약 속 SSG는 최근 10경기 8승 2패로 고공행진을 펼치며 단독 1위를 수성하고 있다. 6할도 되지 않는 승률로 1위를 달리는 것에 추신수도 “말이 안 되는 기록”이라면서도 “안에서 서로 단단히 믿어주는 게 분명히 있다. 지고 있어도 절대 진다는 생각이 안 든다. 그런 게 강한 힘을 내는 요인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강력한 신뢰에 추신수의 영향력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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