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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비축-선수 실험, 그래도 아쉬운 플랜B [한국 스리랑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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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비축-선수 실험, 그래도 아쉬운 플랜B [한국 스리랑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6.09 2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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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5골 차 대승에도 만족할 수만은 없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행이 거의 확실시 됐지만 본선행을 위해선 여전히 많은 숙제가 남았음을 확인한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9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스리랑카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5차전에서 5-0으로 이겼다.

4승 1무(승점 13)를 기록한 조 선두 한국은 2위 레바논(승점 10)과 격차를 벌렸다. 골득실 (한국 +20, 레바논 +4)에서도 크게 앞서 8골 이상 대패를 당하지 않는다면 조 1위로 최종예선에 오르게 된다.

김신욱(왼쪽에서 2번째)이 9일 스리랑카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송민규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그러나 100% 만족하기엔 어딘가 아쉬움이 남았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러지 못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8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은 선수 구성 변화를 예고했다. 최종예선을 위해 중요한 레바논전을 앞두고 피파랭킹 204위 스리랑카(한국 39위)와 실력 차를 고려해 과감한 실험을 펼치겠다는 생각이었다. 2019년 10월 열린 경기에서 8-0 대승을 거뒀다는 점도 참고할 만한 결과였다.

남태희를 제외하고는 모든 선수가 새로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일정이 많이 지연돼 9일 동안 3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서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결정이었다.

특히 기대를 모은 건 197㎝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 월드컵 본선에 나설 경우 확실히 통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고는 하지만 아시아권에선 충분히 위협적인 선수라는 데 이견을 달기 어려운 공격수였다. 그럼에도 벤투호에선 비중 있게 활용되지 못했던 터.

전반 6분 손준호의 전방 롱패스를 남태희가 머리로 떨궈줬고 김신욱이 넘어지며 마무리를 했다. 전반 막판엔 황희찬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히 마무리하며 멀티골을 작성하기도 했다.

5-0 대승에도 100점을 받기는 어려운 경기였다. 여전히 플랜B 가동에 대한 갈증이 느껴졌다.

 

그러나 김신욱 투입의 이유를 명확히 찾기는 어려웠다. 김신욱의 강점인 높이를 활용한 공격이 마땅히 보이지 않았다. 특히 체격적 우위를 활용하기 위해선 김신욱을 타깃형 공격수로 세워두고 롱볼을 통한 공격 전개를 시도해 볼만 했지만 전방에서 날아온 공이 김신욱을 향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측면으로 뻗은 공이 크로스를 통해 올라오긴 했지만 제대로 김신욱의 머리로 향하는 일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신욱 활용을 비롯해 마땅히 새로운 전술도 아니었다. 벤투 감독은 “스리랑카전 출전 선수에는 일부 변화가 있겠지만 우리의 기본 스타일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가능했지만 결과를 떠나 보다 매끄러운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도 해보지 않았다는 점은 씁쓸함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다양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가능성을 찾으려는 시도는 박수를 받을만 했다. 특히 처음 발탁한 송민규와 지난 경기 후반 교체로 나섰던 이기제를 선발로 활용한 것은 인상적이었다. 송민규는 과감한 플레이를 펼치며 이동경의 골을 어시스트했고 이기제는 예리한 왼발을 앞세워 코너킥과 프리킥을 전담하며 활용성을 인정받았다.

후반 24분엔 강상우와 정상빈까지 투입시켰다. 둘 모두 A매치 데뷔전이었다. 강상우는 투입되자마자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고 정상빈은 후반 31분 이동경의 슛의 방향을 바꿔 놓으며 A매치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과감한 돌파와 슛도 박수를 받을 만했다.

최종예선이 가까워왔지만 더 중요한 건 월드컵 본선이다. 월드컵 9회 연속 본선으로 향한 한국이지만 그 과정이 늘 순조롭기만 했던 건 아니다. 최종예선의 상대는 더욱 까다로워지고 그로 인해 공격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100% 통할 수 있는 플랜A가 있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 않기에 대승을 거둔 경기에서조차 플랜B에 대한 갈증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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