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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희 제명 유지, 당연해서 다행인 결정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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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희 제명 유지, 당연해서 다행인 결정 [프로농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6.15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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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혹시나했지만 역시나였다. 그만큼 프로스프츠에서 승부조작이 얼마나 커다란 죄명인지 본보기가 될 전망이다.

14일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프로농구 감독으로서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강동희(55) 전 원주 동부(DB) 감독의 제명에 대해 KBL에서 재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

선수로서 프로농구사에 한 획을 그으며 많은 농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강동희 전 감독이지만 승부조작에 가담한 이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었다.

승부조작 이후 프로스포츠협회 부정방지 교육 강사 등으로 활동하던 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왼쪽)은 본인 희망과 달리 KBL 제명이 유지된다. [사진=연합뉴스]

 

물론 KBL 또한 강 전 감독을 용서해주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강 전 감독 본인의 강력한 의지와 농구계 인사들의 탄원서 제출 등이 있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이야기해보겠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우려는 커졌다. 제 식구 감싸기 격 행보로 강 전 감독에게 농구판에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줄 수도 있다는 것.

선수로서 농구팬들을 즐겁게 해줬던 강 전 감독이지만 감독으로서 지은 죄가 너무 컸다. 강 전 감독은 2011년 2~3월 프로농구 정규리그 일부 경기에서 브로커들에게 4700만 원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그러나 세상을 속일 수는 없었다. 강 전 감독의 범죄 사실은 만천하에 공개됐고 2013년 9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징역 10개월과 함께 추징금 47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더 뼈아픈 건 평생을 몸 담아온 농구계로부터 버림 받았다는 것. KBL은 그에게 제명이라는 철퇴를 내렸다.

강 전 감독은 형을 마쳤고 진실된 태도로 반성했다. 자숙기간을 거친 뒤 2016년부터는 프로스포츠 부정 방지 교육 강사로도 활동했다. 자신처럼 잘못된 길로 빠져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프로스포츠협회 부정방지 교육 강사, 각종 봉사활동, 강동희 장학금 수여 등 활동도 이어갔다.

방송을 통해 과거 제자들과 동료들을 직접 찾아가 진심어린 사과를 건네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애처롭고 딱하다는 반응을 자아내기도 했다.

15일 열린 KBL 재정위원회. 심의 결과 강동희 전 감독의 제명 징계를 유지하고 재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 때 프로농구를 휘저었던 스타의 안타까운 말로.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프로스포츠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어떤 잘못과 비교해도 결코 죄질이 가볍다고 할 수 없는 게 승부조작이다. 팬들을 기만하고 프로농구 자체를 무시하는 행위다. 그의 복귀 논의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이유였다.

KBL은 당연스러운 결과를 냈다. 15일 서울시 강남구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고 강 전 감독에 대한 제명 징계 해제안을 두고 심의했는데, 결과는 기각이었다.

재정위는 “강 전 감독이 국가대표 선수로서 각종 국제 대회에 출전해 국위선양에 기여한 점과 징계 후에도 지속해서 강사로 활동하며 후배 선수들을 위해 노력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스포츠 환경 조성을 위해 본 안건을 기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앞으로 이 사안에 대해 재논의하지 않겠다는 게 KBL의 입장”이라고 못박았다.

강 전 감독으로서도 농구판 복귀를 노렸다고 보긴 어렵다. 제명이 해제되더라도 현실적으로 현장 복귀는 어렵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 다만 조금이나마 명예를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등학생, 중학생인 두 아들이 농구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무시하지 못할 요인이었을 것.

그러나 결과는 되돌릴 수 없었다. 돌려서도 안 될 일이었다. 평생을 반성하고 사죄해야 할 일이고 후배들에게도 반면교사로 남게 됐다. 이번 결정은 농구계뿐 아니라 프로스포츠계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시사점이 분명하다.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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