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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심우준 없는데 오지환? 수비야구 통할까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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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심우준 없는데 오지환? 수비야구 통할까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명단]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6.16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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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최정(SSG 랜더스)도 심우준(KT 위즈)도 없었다. 그 자리는 허경민(두산 베어스)과 오지환(LG 트윈스)이 대체했다. 김경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그 이유로 수비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김경문 감독은 16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대회에 나설 최종엔트리 24명을 공개하며 선발 배경을 밝혔다.

가장 관심을 모은 건 단연 오지환이었다. 타율 0.240 OPS(출루율+장타율) 0.678로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이 16일 2020 도쿄올림픽에 나설 야구 국가대표팀 최종명단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오지환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오지환은 마찬가지로 다소 아쉬운 성적에도 대표팀에 승선했다.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군 입대까지 미뤘던 오지환은 계획대로 금메달을 따내며 병역 특례를 받았다.

그러나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를 이유로 국정감사에 나서야 했다. 오지환을 발탁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궁지에 몰렸다. 그의 발탁 이유가 그만큼 의구심을 자아냈던 건 사실이었다.

자유계약선수(FA)로 LG에 잔류한 오지환은 지난해 타율 0.300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올림픽은 한 해 미뤄지며 상황이 다시 묘하게 꼬였다. 오지환은 올 시즌 부진에 빠져 있는데 김 감독이 이날 오지환을 유격수로 발탁한 것. 

경쟁자가 없었던 건 아니다. 심우준은 타율 0.313 OPS 0.838을 기록했고 NC 다이노스 노진혁(타율 0.297 OPS 0.823)도 유력한 후보 중 하나였다.

김경문 감독은 “오지환이 가장 잘한다고 판단했다”며 “타율은 낮지만 수비를 가장 잘한다고 본다. 스태프에서도 그 점에 점수를 많이 줬다”고 말했다.

LG 트윈스 오지환(왼쪽)은 아쉬운 타격 성적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수비력을 인정받아 유격수로 선발됐다. [사진=연합뉴스]

 

3루수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당초 최정이 유력한 후보로 평가받았다. 타율 0.285 14홈런 40타점 OPS 0.975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기 때문. 국제대회에도 수차례 출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김 감독의 선택은 황재균(KT)과 허경민이었다. 황재균과 허경민 둘 다 타격 능력 또한 우수한 선수들이다. 둘 모두 3할 타율을 기록 중이다. 황재균은 장타력, 허경민은 정교한 타격과 작전 수행 등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다만 파괴력에 있어선 최정의 무게감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그러나 김 감독은 최정보다는 황재균과 허경민의 가치를 더 높게 봤다. 김 감독은 “최정은 올해 잘하고 있고 만나 보기도 했다”면서도 “지금 우리가 투수들 경험이 많지 않아 내야수에서 수비가 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최정도 물론 수비를 잘하지만”이라고 황재균과 허경민의 수비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선수 선발 기준이 명확치 않다고 볼 수도 있다. 김경문 감독도 첫 번째 기준은 성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오지환을 뽑고 최정은 제외시킨 이유를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그러나 두 번째 기준 “대표팀에 맞는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투수들의 부족한 경험을 위해 더 탄탄한 수비력을 갖춘 이들을 활용하겠다는 것.

불방망이를 과시 중인 최정(오른쪽)은 수비력에서 밀려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선수 선발은 감독 고유 권한이다. 다만 결과를 내지 못했을 때 그 책임 또한 감독이 져야 한다. 분명한 강점이 있음에도 더 중요하다고 믿는 가치로 인해 선수들의 희비가 갈렸다. 과연 김경문 감독의 선수 선발 철학이 한국 야구의 디펜딩 챔피언 자격을 지켜줄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 2020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 최종 엔트리(24명, *은 미필)

△ 감독 = 김경문
△ 투수 = 최원준(두산) 고영표(KT) 차우찬 고우석(LG) *조상우 한현희(이상 키움) *박세웅(롯데) *원태인(삼성) 김민우(한화) *이의리(KIA)
△ 포수 = 양의지(NC) 강민호(삼성)
△ 1루수 = *강백호(KT) 오재일(삼성) 
△ 2루수 = 박민우(NC) 최주환(SSG)
△ 3루수 = 허경민(두산) 황재균(KT)
△ 유격수 = 오지환(LG) *김혜성(키움)
△ 외야수 = 박건우(두산) 김현수(LG) 이정후(키움) 박해민(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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