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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백승호마저... 냉정한 김학범 시선은? [도쿄올림픽 축구엔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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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백승호마저... 냉정한 김학범 시선은? [도쿄올림픽 축구엔트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6.17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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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7명이 팀을 떠났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국가대표에도 이름을 올렸던 이승우(23·신트트라위던)와 백승호(24·전북 현대)도 고배를 마셨다.

김학범(61)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6일 2020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2차 소집 명단을 공개했다.

가나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올림픽대표팀은 오는 30일 최종엔트리를 발표하기 전 최종적으로 옥석을 가리기 위해 다시 한 번 선수들을 불러 모은다. 와일드카드 확정을 위해서도 중요한 최종점검이 될 전망이다.

백승호(가운데)의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김학범 감독은 이승우와 함께 백승호를 2차 소집 명단에서 제외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당초 가나전을 앞두고 30명을 불러들였다. 올림픽 최종엔트리엔 18명이 소집되는데, 와일드카드 3명을 빼면 15명에 불과하다. 애초에 절반은 탈락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선수들은 더욱 간절하게 뛰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짐을 싸야하는 선수들이 발생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경쟁한 오세훈과 조규성(이상 김천 상무)이 나란히 빠진 게 가장 놀랍다. 미드필더에선 백승호와 이승우를 포함해 이승모, 이수빈(이상 포항 스틸러스), 맹성웅(FC안양)이, 수비에선 윤종규(FC서울), 김태환(수원 삼성)이 빠졌다. 골키퍼는 우선 3인 체재로 다시 한 번 경합을 벌인다.

9명이 빠졌고 앞서 부상으로 제외됐던 김대원(강원FC)과 국가대표팀 합류로 빠졌던 송민규(포항)이 다시 김학범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김학범 감독은 가나전을 앞두고 1차 소집 명단을 발표하며 “이름값이나 군 면제 여부로 선수를 선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승우와 백승호가 모두 여기에 속한다. 특히 병역 의무를 해결하지 못한 백승호는 국내로 돌아와 폼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경쟁자들에 비해 경기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백승호의 제외가 이름값 때문에 화제를 모은다면 전술적인 면으로 보면 공격수 구상이 가장 눈에 띈다. 김 감독은 오세훈과 조규성을 한 경기씩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했다. 조규성을 골을 넣었고 오세훈은 뛰어난 연계플레이를 펼쳤다.

황의조(오른쪽)와 손흥민은 김학범호의 부족한 공격 라인을 메워줄 와일드카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러나 김 감독에겐 성에 차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에도 전체 스쿼드에서 포워드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로 인해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등이 와일드카드 후보로 거론됐는데, 결국 둘 다 낙마한 것.

특히 황의조의 합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황의조는 “김학범 감독이 부르면 올림픽에 나서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물론 올림픽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기에 소속팀에선 차출 의무가 없다. 그러나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보르도에게도 황의조의 올림픽 출전은 이적료를 불릴 수 있는 기회이기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의 좋은 기억도 있다. 과거 사제의 연이 있던 김학범 감독에게 와일드카드로 발탁되며 함께 ‘인맥 축구’ 논란 중심에 섰는데 9골로 금메달 사냥을 견인하며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이번에도 김학범 감독과 함께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진다.

치열한 2선 경쟁은 이번에도 이어진다. 중원 자원들이 대거 탈락한 대신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동준(울산 현대), 엄원상(광주FC)에 송민규까지 합류하며 오히려 더 치열해졌다. A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던 송민규와 이동준에 좀 더 무게감이 실리는 가운데 반전을 노리는 정우영과 엄원상도 다시 한 번 소집됐다.

가나와 평가전에서 부진했던 이강인(가운데)은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경쟁자들에 비해 확고한 우위를 점할 필요가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중원 경쟁도 피할 수 없다. 대표팀에 다녀온 원두재와 이동경(울산)이 가나와 2차전에서도 안정적인 기량을 뽐낸 반면 이강인(발렌시아)는 기대치에 못 미쳤다. 처음 올림픽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는 경기였고 험난한 일정에 대비해 혹독한 훈련 이후 출전한 경기였다는 걸 고려해도 다소 아쉬웠다.

자칫 백승호, 이승우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뛰어난 기량이야 더 설명할 게 없지만 그동안 호흡을 맞춰온 선배들의 강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2차 소집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보여야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기존 선수들로 베스트 라인업을 구축한 뒤 와일드카드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포지션 별 11명의 선수가 와일드카드 후보라고도 전했다.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생존을 위한 경쟁이 시작된다.

2차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오는 22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모여 훈련을 펼친다. 와일드카드 3명과 예비명단 4명이 포함된 총 22명이 오는 30일 확정되고 다음달 중순께 국내에서 평가전을 치른 뒤 17일 도쿄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 2020 도쿄올림픽 축구대표팀 2차 소집 명단(총 23명)

△ GK = 송범근(전북) 안준수(부산) 안찬기(수원) 
△ DF = 강윤성(제주) 김진야(서울) 이유현(전북) 설영우(울산) 이상민(서울 이랜드) 정태욱 김재우(이상 대구) 이지솔(대전)
△ MF = 김동현(강원) 원두재 이동경(이상 울산) 정승원(대구) 김진규(부산) 이강인(발렌시아)
△ FW =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송민규(포항) 김대원(강원) 이동준(울산) 엄원상(광주) 조영욱(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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