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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하는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만 힘겨운 시간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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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하는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만 힘겨운 시간 [MLB]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6.21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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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동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둘이 한국 좌완의 힘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있는 반면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은 힘겨운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불분명한 미래에 걱정이 커지고 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21일(한국시간) 동시 출격했다. 류현진은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021 미국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에서 7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김광현은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4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류현진이 2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7이닝 1실점 호투하며 시즌 6승 째를 챙겼다. [사진=AP/연합뉴스]

 

맏형 류현진은 연일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이젠 걱정할 필요가 없는 수준에 올라섰다.

이날도 1회말 트레이 맨시니에게 솔로포를 맞았으나 그게 끝이었다. 이후 더욱 집중해 잘 던졌고 추가점을 내주지 않았다. 최근 3경기 2패로 다소 아쉬웠던 것과 달리 이날은 시즌 4번째 7이닝을 소화하며 완벽한 투구를 뽐냈다. 타선이 화력 지원에 나서며 7-4 승리하며 함께 웃었다.

경기 후 화상 인터뷰를 통해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체인지업 제구에 어려움이 있었다. 아직 완벽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한 류현진이지만 빠른공의 위력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이날 최고 시속은 93.6마일(150.6㎞). 2019년 9월 이후 거의 2년 만에 던진 150㎞ 이상 빠른공이었다.

류현진은 그 비결에 대해 “나도 잘 모르겠다. 저절로 힘이 생긴 것 같다”고 답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엘리트 컨트롤’이 돌아왔다. 토론토는 선발 로테이션과 불펜에서 걱정이 있지만 류현진은 아니”라며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속구를 스트라이크존 구석으로 잘 찔러넣었다”고 빠른공을 이날 승리의 비결로 꼽았다.

1회 솔로포를 맞은 류현진(오른쪽)은 2년 만에 150㎞ 이상 빠른공을 던지며 볼티모어 타선을 잠재웠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그동안 완벽한 제구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구종을 섞으며 150㎞ 넘는 속구를 아껴온 류현진이지만 우려와 달리 이를 던지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이날 경기로 밝혀졌다. 이날처럼 주무기 체인지업이 제대로 컨트롤되지 않을 때 얼마든지 다시 꺼내들 수 있는 무기라는 게 확인된 셈.

현장에선 더욱 류현진의 위력이 체감됐던 모양. 함께 배터리를 이룬 포수 리즈 맥과이어는 “류현진은 무기가 너무 많아서 함께 경기를 하는 게 재밌다”며 “마치 비디오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 버튼을 눌렀을 뿐”이라고 극찬했다.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류현진은 지난달 29일 이후 4경기 만에 시즌 6승(4패) 째를 올렸다. 평균자책점(ERA)은 3.43에서 3.25까지 끌어내렸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의 투구도 준수했다. 더블헤더 2차전에 나선 김광현은 3회말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에게 슬라이더를 통타 당해 솔로포로 1점을 내줬으나 이를 빼곤 안정적이었다. 적은 이닝이 아쉬웠으나 올 시즌 더블헤더가 7이닝으로 진행돼 마운드를 오래 지킬 수 없었다. 투구수도 47구에 불과했지만 5회초 투수 타석이 되자 김광현 대신 랜 토머스가 타석에 들어섰다.

김광현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4이닝만 던졌음에도 감독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스스로도 “이겼어야 했는데 실투 하나로 점수를 주게 돼 아쉽다”며 “더블헤더 1차전(9-3 승) 점수 차가 커 불펜 투수들 휴식이 있었기에 이른 교체를 어느 정도 예상했다”고 말했다.

타선의 화력 지원이 없어 팀은 0-1로 졌고 김광현은 시즌 5패(1승) 째를 떠안았다. ERA(3.60)를 생각하면 불운의 아이콘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 잘 던지는 경기에서도 승리를 따내는 게 쉽지 않다.

그러나 팀 내 평가는 다르다. 마이트 실트 감독은 “(조기 교체는) 팀 상황을 고려한 작전이었다”며 “김광현은 잘 던졌다. 아주 효율적으로 던졌다. 마이크 매덕스 코치도 ‘김광현의 공이 좋다’고 했다”고 평가했다.

몸 상태가 나아지고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는 건 반가운 부분. 김광현은 “확실히 이전 경기보다 허리에 부담이 없어 좋았던 것 같다. 조금씩 자신감을 찾고 있다. 부상 이후 3경기까지는 조심스러운 게 분명히 있었다”며 “이날 경기는 자신감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 하나였다”고 말해 앞으로를 더욱 기대케 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방출조처된 양현종은 마이너리그 첫 경기에서 고전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반면 이들과 함께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투수로 평가받던 양현종은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트리플A팀 라운드록 익스프레스 소속 양현종은 미국 텍사스주 라운드록 델 다이아몬드 구장에서 열린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 그는 3⅔이닝 3피안타(2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1회 2루타를 맞고도 실점 위기를 넘겼던 양현종은 2회 일본 출신 타자 쓰쓰고 요시토모에게 초구를 공략당해 좌월 솔로 홈런을 내줬다. 3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양현종은 4회 루크 레일리에게 다시 홈런을 맞고 1-2 역전을 허용하는 등 만족스럽지 못한 투구를 했다.

마이너리거 신분으로 시즌을 맞이했던 양현종은 초반 연일 호투하며 눈길을 끌었다. 선발로도 나섰다. 그러나 확실한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성적은 승리 없이 3패 ERA 5.59. 결국 지난 18일 텍사스로부터 방출대기 조처됐고 40인 로스터에서도 제외됐다.

미국 CBS스포츠는 “양현종이 29이닝 ERA 5.59 삼진-볼넷 비율 19대15로 고군분투했는데, 뎁스가 빈약한 텍사스 투수진을 위해 스스로 기회를 잡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절망적인 단계까지는 아니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이닝을 소화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 기대감을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빅리그에서 단 한 차례만 5이닝 이상을 소화했던 양현종으로서는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KIA 타이거즈의 러브콜도 있었지만 힘겨운 도전을 택했다. 당장 할 수 있는 건 긴 이닝을 책임지며 선발 또는 스윙맨으로서 활용가치를 입증하며 기다리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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