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8-06 11:01 (금)
커쇼도 잡은 김하성, 2할 타자가 사랑받는 이유 [MLB]
상태바
커쇼도 잡은 김하성, 2할 타자가 사랑받는 이유 [MLB]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6.24 1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아담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이어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까지 잡았다.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정상급 투수들을 하나씩 잡아내며 인기도 끌어올리고 있다.

김하성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2021 MLB 홈경기에서 팀이 2-0으로 앞선 5회말 투수 블레이크 스넬 타석에 대타로 나서 커쇼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날렸다.

커쇼를 울린 아시아 최초의 선수에 이름을 올린 김하성은 여전히 2할 초반대 타율에 머물러 있으나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23일 LA 다저스전 홈런을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며 홈을 밟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대타로 나서도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이날 커쇼를 상대로 타석에 나선 김하성은 초구 속구를 흘려보내더니 큰 궤적을 그리며 날카롭게 떨어지는 커쇼의 주무기 커브에 헛스윙을 했다. 다시 한 번 날아드는 커브. 김하성은 그대로 받아 올렸다. 홈런을 직감한 듯 김하성은 잠시 타구를 바라본 뒤 미소를 지으며 1루를 향해 뛰어갔다.

시즌 5번째 홈런. 전날 수비 도중 손가락에 공을 맞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음에도 건강상 이상이 없다는 걸 빅리그 최정상급 선수를 상대로 증명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대포에 힘입어 3-2 승리, 6연승을 달렸다.

홈런을 허용한 커쇼는 화상인터뷰에서 “1스트라이크에서 김하성에게 커브를 던졌는데 잘 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았는데 금세 적응했다. 인정해야 한다”며 “실투가 담장을 넘어갔는데 매우 힘든 하루였다”고 말했다.

김하성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펫코파크를 가득 메운 관중들은 열광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김하성은 동료들과 싸이의 강남스타일 말춤을 추며 함께 기쁨을 나눴다. 

타율 0.217 5홈런 21타점 출루율 0.277 장타율 0.373 OPS(출루율+장타율) 0.650. 여전히 수치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러나 꾸준한 기회를 얻고 있고 팬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건 뛰어난 수비력이다. 입단 때부터 내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강점으로 평가받은 김하성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수비진 사이에서 돋보이고 있다. 본업인 유격수는 물론이고 3루수, 2루수를 모두 오가며 연일 놀라운 수비로 호평을 받고 있다.

또 하나는 친화력이다. 김하성이 활약할 때마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걸 볼 수 있다. 최근엔 더그아웃에서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며 댄스파티를 열기도 했다. 짧은 소감은 영어로 직접 말할 만큼 새로운 언어를 익히는 데에도 노력하고 있다.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 도착한 김하성(오른쪽)에게 매니 마차도가 금메달을 걸어주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건 타격 상승세다. 6월 들어 전혀 다른 타자가 됐다. 적응기를 거친 김하성은 6월 15경기에 나서 타율 0.321 2홈런 5타점 OPS 0.977로 날아오르고 있다. 지난 20일 신시내티 레즈전엔 결승 투런포를 날리더니 이날은 사이영상 3회 수상에 빛나는 커쇼를 무너뜨리는 대포까지 터뜨렸다.

이날 경기 후 샌디에이고는 공식 SNS를 통해 김하성 관련 게시물을 연이어 올렸다. 전날 부상에도 끄떡 없이 출전해 홈런까지 날리자 “금속으로 만든 김하성”이라며 “‘킹’하성에게 왕관을 씌워라”, “김하성의 홈런은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고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팬들의 반응은 그 이상이다.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다. 아직 멘도사 라인(2할 언저리에 있는 타자)일 뿐이다. 그러나 아쉬운 성적에도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 그만큼 팀에 쓸모가 있다는 것이기 때문. 뜨거워 지는 날씨와 함께 그의 방망이도 달궈지고 있다. 샌디에이고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할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