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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스타벅스 쏜 정용진, 롯데 도발한 SSG 영향력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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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스타벅스 쏜 정용진, 롯데 도발한 SSG 영향력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6.2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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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BO리그(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구단주 정용진(53)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같은 인천을 연고로 하는 K리그(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에 스타벅스 커피를 선물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23일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에 "인천 연고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 정용진 구단주께서 경남 창원에서 하계 전지훈련 중인 선수단에게 스타벅스 커피를 선물해줬다. 인천 지역 프로스포츠 구단의 상생은 계속된다"고 알렸다.

올해 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은 지난 2월 제주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선수단에 매일 스타벅스 커피를 제공해 이목을 끌었고, 올 시즌 내내 커피를 지원하고 있다. 이마트는 현재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지분 50%를 갖고 있는데, 나머지 50%까지 사들여 스타벅스를 이마트 100% 자회사로 만드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SK 와이번스를 랜더스로 재탄생시킨 SSG, 신세계그룹 행보는 비단 야구계 뿐만 아니라 체육계와 유통업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가 같은 연고지를 공유하는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단에 커피를 선물했다.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신세계그룹은 프로구단이 지역민과 어떻게 연대감을 형성하는지 잘 알고 있다.

랜더스는 지난 8일 KT 위즈와 홈경기 앞서 15초간 고(故) 유상철 전 인천 감독을 추모해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경기 전 유 전 감독을 기리는 묵념 시간을 가졌다. 김원형 SSG 감독은 경기 전 "같은 연고지 스포츠팀 감독으로서 조심스럽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 어제 별세 소식을 듣고 아주 안타까웠다"며 고개를 숙였다.

유 전 감독은 2019년 5월부터 인천을 지휘하며 극적인 잔류를 이끌었다. 특히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은 뒤에도 벤치를 지키며 팀의 강등권 탈출에 앞장 서 큰 감동을 자아냈다. 이후 자리에서 물러나 병마와 싸웠지만 최근 급격히 병세가 악화돼 숨을 거두고 말았다. SSG는 유 전 감독과 직접 연관은 없지만 같은 연고지를 공유했던 프로 구단 입장에서 국민적 영웅을 애도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은 최근 랜더스와 연계한 야구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7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SSG 홈경기 일정을 '신세계데이'로 지정했다. 이날 선수들은 신세계백화점 자체 캐릭터 '푸빌라와 친구들'이 그려진 특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유니폼에는 신세계백화점 뷰티 편집숍 '시코르'를 알리는 패치도 들어간다. 이 유니폼은 내달 2∼4일 랜더스 공식 온라인스토어와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에서 사전예약 방식으로 판매된다. 백화점 앱과 공식 SNS를 통해 다양한 이벤트도 벌인다.

신세계백화점은 내달 초 '랜더스데이' 행사를 벌인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신세계백화점은 내달 초 '랜더스데이' 행사를 벌인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닷컴에선 25일 오후 12시부터 SSG랜더스와 스타벅스가 협업해 출시한 '랜더스벅' 유니폼과 모자를 선보인다. 랜더스벅 유니폼은 기본 홈 유니폼 디자인에 스타벅스의 녹색과 사이렌 로고를 적용했다. 지난달 21일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지 3분 만에 준비된 수량이 모두 동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편의점 브랜드 이마트24는 SSG랜더스 이름을 딴 맥주 신상품 'SSG랜더스 라거'를 출시할 계획이다. 정용진 부회장 얼굴이 그려진 시안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개인 SNS를 통해 공격적으로 야구단을 향한 애정을 표출하고 있다. 유통업계 라이벌 롯데와 야구판에서도 라이벌십을 형성하겠다며 도발 아닌 도발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정 부회장은 개막 앞서 "야구단과 신세계그룹 유통 콘텐츠를 결합할 것"이라며 롯데를 겨냥해 "그들이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는 발언을 남겼다. 이어 "(롯데가) 본업 등 가치있는 것들을 서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경기에선 우리가 질 수 있어도 마케팅에서 만큼은 꼭 이기겠다"고 밝혔다. 

이후 롯데가 기자단에 배포한 홍보자료에 "야구도 유통도 한 판 붙자"는 제목을 붙이는 등 유통업계 라이벌 관계가 프로야구 판으로도 확장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 부회장은 클럽하우스 계정을 통해 "상대를 자극해야 야구판이 커진다"고도 덧붙였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자이언츠 경기를 보러 오자 "야구 안 좋아하는 동빈 형이 내가 도발하니까 야구장에 왔다"고 비꼬기도 했다.

롯데 자이언츠와 홈 개막전을 관전한 정용진 SSG 구단주. [사진=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와 홈 개막전을 관전한 정용진 SSG 구단주. [사진=연합뉴스]

SSG가 야구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선 효과는 수치로 나타난다. 관련 상품 수요는 물론 매출, 방문자 수 증가로 이어졌다.

야구 개막과 동시에 SSG닷컴에서 진행한 '랜더스데이' 매출과 방문자 수는 전주 동기 대비 각각 43.4%, 10% 이상 늘었다. 랜더스가 선두를 달리던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8일까지 방문자 수는 전년보다 20%나 증가했다. 랜더스 관련 굿즈 매출 역시 전월 같은 기간보다 250% 상승했다.

롯데는 지난달 롯데온,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하이마트 등 7개 유통 계열사가 참여하는 '자이언츠 빅토리 데이' 이벤트로 맞섰다. 랜더스와 맞대결 일정에 맞춰 기획해 고객들에게 큰 혜택을 제공했다. 할인쿠폰 발급 이벤트에만 20만 명이 참여했다. 행사 기간 롯데온 매출은 전년 대비 129.2%, 구매 고객 수도 59.3% 올랐다.

정용진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승리'를 다짐했다. "지지 않는 싸움을 하겠다는 과거의 관성을 버리고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후 지난 6개월 간 거침 없이 달렸다. 야구단 인수 역시 그 파격 행보 중 하나였다. 프로스포츠 구단 운영이 사업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통념을 깨고 있다.

정 부회장의 적극적인 소통과 추진력이 유통과 스포츠 간 시너지 창출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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