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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 잃은 롯데, 깨어난 방망이 힘으로!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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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 잃은 롯데, 깨어난 방망이 힘으로!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6.30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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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롯데 자이언츠 벤치엔 새로운 얼굴이 자리하고 있었다. ‘행크 콩거’로 잘 알려진 최현(33) 코치. 불안감이 컸지만 결과는 예상 외였다.

최현 감독대행이 이끈 롯데는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방문경기에서 13-5 대승을 거뒀다.

시즌 3연승. 래리 서튼(51) 감독이 자녀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며 자리를 비웠고, 최 코치가 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음에도 확실한 타선의 힘으로 연승 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롯데 자이언츠 안치홍이 6월 7할대 맹타를 휘두르며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임시라고는 해도 한 시즌에 감독이 두 번이나 바뀌는 촌극이었기 때문. 경기를 앞두고 최 감독대행은 “아마추어에서도 감독으로 팀을 이끌어 본 적이 없다”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서튼 감독님의 빈 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험이 적을 수밖에 없다. 서튼 감독을 돕기 위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그는 선수로 뛰기에도 그리 많지 않은 나이다. 이대호(39) 등 베테랑 선수들보다도 나이가 어리다. 만 33세 5개월로 조창수(당시 해태 타이거즈, 만 33세 9일) 감독대행에 이어 프로야구 두 번째 최연소 사령탑에 이름을 올렸다.

서튼 감독의 자녀 둘은 지난 14일 입국했는데, 당시 음성으로 확인됐지만 지난 27일 자가격리 해제를 앞두고 실시한 검사에선 양성 반응을 보였다. 서튼 감독과 아내 등은 집에서 자가격리를 했고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다음달 8일까지 복귀할 수 없다.

감독이 자리를 비웠음에도 선수들은 힘을 냈다. 1회초부터 터져나온 안치홍의 홈런포와 한동희의 스리런 쐐기포, 전준우, 이대호, 김재유의 3안타 활약 등이 겹치며 장단 17안타를 뽑아낸 끝에 우려와 달리 쾌승을 거뒀다.

정훈(오른쪽)은 가장 뜨거운 타격감으로 커리어하이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승리에도 29승 39패 1무로 여전히 승률(0.426)은 5할과 거리가 멀고 7위 두산 베어스와 격차도 4경기다. 그러나 6월 확연한 상승세는 한줄기 희망을 키운다. 롯데는 이달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14승 10패, 승률 0.583. 6월만 놓고 보자면 KT 위즈, LG 트윈스에 이어 3위다.

타선의 상승세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지난달 감독 교체 등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부진이 이어졌고 팀 타율도 0.262에 그쳤는데, 이달 들어 유일한 3할 타율 구단(0.305)으로 부상했다. 전체 팀 타율에서도 0.281로 1위로 올라섰다.

정훈, 전준우 등의 맹활약과 부상에서 회복한 안치홍, 이대호의 가세가 힘을 보태고 있다. 시즌 초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손아섭도 3할 타율로 돌아왔다. 주전급 선수들 가운데 3할 타자가 5명이나 된다.

정훈은 0.335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안치홍은 6월 4경기에서 타율 0.769(13타수 10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손아섭도 정훈과 함께 6월 4할 타율을 기록 중이다. 신인왕에 도전하는 중고신인 추재현과 딕슨 마차도 또한 뜨거운 타격감을 보이는 가운데 부상 전까지 커리어하이급 활약을 펼치던 이대호가 여유롭게 경기 감각을 조율 중이다.

팀을 잘 이끌어온 서튼 감독(왼쪽)의 갑작스럽게 이탈했다. 최현 감독대행이 빈자리를 얼마나 잘 메울지가 순위 도약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서튼 감독은 부임 후 젊고 유망한 선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며 내부 경쟁을 일으켰고 이로 인한 긍정적인 동반 상승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금 기세라면 가을야구 경쟁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아직 시즌이 반환점을 채 돌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

물론 이겨내야 할 것이 있다. 첫째로는 서튼 감독의 빈자리를 잘 메워야 한다는 것. 서튼 감독은 다음달 8일에야 복귀가 가능하다. 이번 키움과 3연전을 비롯해 SSG 랜더스, LG 트윈스 등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잘 버텨내야 한다.

또 다른 관건은 마운드의 힘. 롯데는 5.48로 팀 평균자책점 전체 9위다. 그나마 긍정적인 건 이달 들어 팀의 상승세와 함께 지난달(6.24)과는 크게 달라졌다는 것. 순위는 10위에서 한 계단 끌어올렸으나 5.18로 평균 1점 가까이를 덜 내줬다.

이날도 노경은은 이른 선취점을 등에 업고 5⅔이닝 3실점하며 승리를 챙겼다. 문제는 불펜. 큰 점수 차 리드에도 볼넷을 남발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고 한다. 좋을 때는 한 없이 좋다가도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것. 결국에는 평균 가까이 귀결되는 게 일반적이다. 계산이 가능한 경기 운영을 위해선 투수력이 올라와 줘야 한다. 롯데의 희망적인 가을을 위해 반드시 보강이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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