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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이후 복귀? 이다영·이재영-흥국생명 향한 싸늘한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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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이후 복귀? 이다영·이재영-흥국생명 향한 싸늘한 여론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6.30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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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4개월 전 한 폭로는 체육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이재영·이다영(이상 25·인천 흥국생명)의 ‘학교폭력’ 과거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는 쌓여 있던 장작에 발화점이 됐다. 체육계가 ‘학폭 미투’로 물들었다.

우스갯소리로 ‘쌍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쌍쏘공)’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들로 인해 잠재돼 있던 논란이 수면 위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체육계에 학교폭력이 얼마나 뿌리 깊게 박혀 있는지 알려준 사건이었다. 특히 프로스포츠에선 학폭 연루자들을 엄벌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그 시발점이 됐던 쌍둥이 자매가 최근 복귀를 위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 또 다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흥국생명이 학폭 가해자로 징계를 받고 있는 이다영(왼쪽), 이재영의 선수 등록 여부를 이날 결정한다. [사진=스포츠Q DB]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는 프로배구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 핵심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자유계약선수(FA) 이다영이 이재영과 같은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으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김연경까지 데려오며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란 이야기가 나왔으나 내부적으로 문제가 곪아 있었다.

이다영은 자신의 SNS에 특정 선배 선수를 저격하며 ‘갑질’과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문제는 정작 자기자신을 돌아보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피해자 입장에서 글을 적는 걸 보고 과거 이재영·다영에게 학폭을 당했던 이들이 폭로에 나섰다. 쌍둥이 자매는 결국 사과문을 올리며 반성의 뜻을 나타냈고 흥국생명에서도 이들에게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태극마크도 달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진정성이 없었던 것일까. 이들은 피해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용서를 구하려 했는데 만나주지 않고, 그 주장에 사실이 아닌 부분도 많다는 것. 또 이다영이 해외 이적을 추진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당연히 팬들은 반발했다.

이다영(왼쪽)은 해외 진출을 모색하려고 해 대중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이 향후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이 가운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엔 이다영이 재능기부를 위해 모교를 방문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학폭으로 배구계에서 추락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모교에 다시 온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온라인 상에서도 경솔한 행동이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흥국생명에서도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였다. 2021~2022시즌 선수등록 마감 시한이 이날까지인데, 흥국생명이 둘을 등록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 흥국생명 측에서는 선수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FA 자격을 얻게 돼 다른 팀이 영입할 수 있고, 구단 입장에서 징계 권한도 사라진다고 설명했지만 팬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배구 팬들은 트럭을 대동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한 배구 팬의 모금으로 시위가 계획됐고 28일 전광판을 실은 트럭엔 14개 문구가 번갈아 나왔다. 트럭은 흥국생명 본사가 있는 광화문과 한국배구연맹(KOVO)이 자리한 상암동 등 서울 도심을 돌았다. 이를 통해 이재영·다영 자매의 복귀의 불합리성에 대해 주장했다.

여전히 체육계 내부에선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선수 생명을 막아설 정도의 징계는 가혹하다는 반응과 함께 이들의 재능을 이대로 버리긴 아깝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더 멀리 내다보는 시선이 필요한 때다. 스타 선수들을 보고 자라는 꿈나무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한국배구에 이번 결정이 어떠한 방향타가 될 수 있을지를 고려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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