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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가 이탈리아를 무시했던가 [유로 2020 4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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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가 이탈리아를 무시했던가 [유로 2020 4강]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7.0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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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또 다른 우승후보가 탈락했다. 이번엔 국제축구연맹(FIFA·피파)랭킹 1위 벨기에다. 대회 시작 전 이탈리아가 오랫동안 무패를 달리긴 했지만 국내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까지 분류되진 않았다. 그랬던 이탈리아가 벨기에를 잡고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4강에 들었다.

이탈리아는 지난 3일(한국시간) 독일 풋볼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니콜로 바렐라와 로렌초 인시녜 연속골을 묶어 벨기에를 2-1로 눌렀다.

2012년 준우승 이후 두 대회 만에 다시 4강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다. 스페인과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반대쪽에는 잉글랜드와 덴마크가 있다. 그 어떤 팀과 붙어도 쉽게 밀리지 않을 거란 분석이다.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이탈리아지만 유로에선 1968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이후 한 번도 정상에 선 적이 없다. 53년 만에 대권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바렐라(왼쪽 첫 번째)가 선제골을 안겼다. 이탈리아가 53년 만에 유로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탈리아는 대회 직전까지 A매치 27경기 무패를 달렸다.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한 뒤 16강에서 오스트리아, 8강에서 벨기에를 이기면서 5승을 보탰다. 현재 32경기(27승 5무)째 지지 않고 있다. 최근 13경기는 모두 승리했다. 무패행진 숫자를 34까지 늘리면 간절히 염원하는 우승이다.

레오나르도 보누치,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이상 유벤투스)가 버티는 센터백 라인은 세계 최고 경험을 자랑한다. AC밀란이 키운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는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좌우풀백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AS로마), 디 로렌초(나폴리) 역시 발군이다.

조르지뉴(첼시), 마르코 베라티(파리 생제르맹), 바렐라(인터밀란)가 버티는 중원에 치로 임모빌레(라치오), 인시녜(나폴리), 페데리코 키에사(유벤투스) 등 공격진까지 자국리그 스타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 미드필더 마누엘 로카텔리(사수올로 칼초), 타깃형 스트라이커 안드레아 벨로티(토리노) 등은 주전이 부진할 때 제 몫을 다해줬다.

경험 많은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진출에 실패하며 최면을 구긴 이탈리아를 맡은 뒤 팀을 다시 정상궤도에 진입시켰다. 유로 2012 준우승 당시에는 안드레아 피를로, 마리오 발로텔리(브레시아 칼초) 등 내로라하는 스타가 팀을 이끌었다. 예전과 비교해 굵직한 스타플레이어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따랐지만 세리에A를 빛내고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조직력을 극대화했다.

이탈리아 현지에선 이탈리아가 유로를 제패하면 조르지뉴가 발롱도르 후보로 올라설 것이라는 설레발까지 나온다. 첼시에서 최고 클럽 대항전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우승에 일조했기 때문에 아예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만큼 이탈리아는 들떠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탈리아가 뛰어난 조직력으로 벨기에까지 무력화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번 대회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며 빅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는 주전 레프트백 스피나촐라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이탈한 건 뼈아프지만 그동안 부진했던 인시녜, 바렐라가 벨기에전 맹활약한 점은 고무적이다. 레프트백은 공격적으로 전진하고, 라이트백은 센터백처럼 수비에 힘을 싣는 비대칭 포백을 활용하는 이탈리아로서는 남은 일정 스피나촐라 공백을 얼마나 잘 메우냐가 관건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유로에서 4개 대회 연속 맞붙게 됐다. 이탈리아 입장에선 이쯤되면 악연이기도 하다. 지난 4차례 맞대결에선 스페인이 3승을 챙겼기 때문이다.

유로 2008 8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이 승리한 뒤 우승까지 차지했다. 유로 2012 조별리그에선 희대의 명승부를 벌인 끝에 1-1로 비겼지만 결승에서 다시 만났고, 스페인이 4-0으로 완승했다. 유로 2016 8강에선 반대로 이탈리아가 2-0으로 웃었다.

스페인은 스위스와 연장 승부를 벌인 끝에 올라와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뛴다. 7일 오전 4시 웸블리에선 누가 웃을까. tvN, 티빙에서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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