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09:41 (금)
K리그 새 FA제도, 뭔가 특별하다? [SQ초점]
상태바
K리그 새 FA제도, 뭔가 특별하다?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7.06 15: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문로=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리그(프로축구)는 현재 소위 '여름 이적시장'으로 불리는 추가 등록기간이 진행 중이다. 각 구단들은 후반기 재개 앞서 전력을 압축하고 보강하는 데 여념이 없다. 동시에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명단도 공개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일 FA 취득 예정 명단 200명을 공시했다. 7월부로 원소속 구단뿐 아니라 다른 구단과도 입단 협상을 할 수 있다. 다른 구단이 FA 취득 예정 선수와 교섭할 때는 사전에 원소속 구단에 서면으로 교섭 개시 사실을 알리면 된다.

2022년도 FA 자격 취득 선수는 총 200명이다. 박주영(FC서울), 염기훈(수원 삼성) 등 구단 상징과 같은 선수들은 물론 김인성(울산 현대), 윤종규(서울)처럼 대표팀 경력이 있는 대어도 포함됐다.

올해 K리그 FA 제도는 큰 전환점을 맞았다. 유럽축구를 즐겨보는 팬들이라면 익히 잘 아는 '보스만 룰'이 올 시즌부터 K리그에도 도입되기 때문이다.

FC서울 재건을 위해 중심을 잡아줘야 할 박주영(왼쪽). [사진=스포츠Q DB]<br>
올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가 되는 FC서울 박주영(왼쪽). [사진=스포츠Q(큐) DB]

과거에는 프로야구, 프로농구, 프로배구처럼 계약기간이 완전히 종료되기 전까진 현 소속팀 외 다른 구단과 접촉하거나 협상해선 안됐다. 수년 전까진 계약기간이 만료된 뒤에도 일정기간 원소속팀과 우선 협상해야 하는 규정도 존재했다. 프로야구는 2016시즌, 프로배구는 2018~2019시즌, 프로농구는 2019~2020시즌부터 우선협상제도를 폐지했고, K리그도 궤를 같이 하게 됐다.

단 FA 자격을 얻기 위한 조건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는 점은 다른 종목과 크게 상이하다.

프로야구는 9시즌 연속(대졸 입단 선수는 8시즌) 등록돼야 하고, 매 시즌 1군에 145일을 초과해 등록돼야 FA가 될 수 있다. 프로배구 역시 5시즌 연속(고졸 입단 선수는 6시즌) 및 정규리그 전체 경기 40% 이상을 소화해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프로농구도 매 시즌 27경기(정규리그 50%) 이상 출전해야 한다.

또 야구, 배구, 농구는 원 소속팀과 계약기간이 끝난 선수를 영입하더라도 전 소속팀에 보상금 또는 보상선수를 지급해야 하지만, K리그는 보상금 제도를 폐지했다는 것 역시 큰 차이점이다.

올해 FA가 되는 200명 중 과거 2004년 이전 프로에 입문한 이호(울산), 이근호(대구FC), 김영광(성남FC), 오범석(포항 스틸러스) 등 4명만 타 구단에서 영입을 원할 때 현 소속팀에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예외가 적용된다. 나머지 선수들은 이적료와 보상금 및 보상선수 없이 자유롭게 유니폼을 바꿔 입을 수 있게 됐다.

FA 최대어로 꼽히는 울산현대 김인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FA 최대어로 꼽히는 울산현대 김인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연맹 관계자는 "K리그 FA제도는 타 종목에 비해 개방적이고, 선수 이동 자유를 보장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구단과 선수가 계약할 때 억대 계약금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았다. 구단은 이에 대한 보상 측면에서 보상금 및 보상선수를 받겠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재정적으로 열악한 시민구단들을 중심으로 구단에서 길러낸 선수에 대한 기득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고, 2013년 보상금 제도가 도입된 배경이 됐다.

K리그는 올해부터 보상금 제도를 없애고 보스만 룰을 도입, 선수와 구단의 선택권을 넓혔다. 선수 입장에선 구단을 상대로 협상력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기존에는 12월 31일까지 타구단과 접촉할 수 없었고, 아무래도 구단이 협상 주도권을 쥘 수밖에 없었다.

과거에는 계약이 끝나도 보상금을 챙길 수 있었기 때문에 계약기간 끝까지 잡아두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젠 좀 더 선수와 구단 모두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주요 전력이라면 이적료 회수를 위해 빠르게 재계약을 추진할 것이고, 전력 외 선수는 빠르게 처분하거나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해 타 구단 이적을 도움으로써 '윈윈'할 수 있다.

한편으론 기존에도 암암리에 수면 아래에서 협상이 진행됐기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좀 더 투명한 계약체계를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보상금이 없어 FA 선수들의 실급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